트럼프 “나토, 방위비 연체액 변제하라” 거듭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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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2


NATO 정상회의 참석해 요구

‘69년간 안보동맹’균열 우려 커

16일 푸틴과 핀란드서 회담 예정

동맹국, 美-러와 밀월 의도 의심

11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개최 전에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웨이’식 외교행보를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질서 수호의 첨병 역할을 해온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본격적으로 흔들어대는 양상이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분담에 불만을 표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이번에는 69년의 안보동맹인 나토에 실제로 ‘균열’을 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12일(현지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데 이어 12∼15일 영국을 거쳐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동맹인 나토와 ‘잠재적 적국’인 러시아를 연달아 방문하는 ‘독특한’ 동선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통적 집단안보체제인 나토를 흔들고, 나토의 ‘주적’이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와 밀월 관계를 맺으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서방진영에서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나토 정상회의를 앞둔 유럽 지도자들이 초조하게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각) 전했다. 각자 국방비를 끌어올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는 설명할 만한 내용을 준비해둔 상태이지만, 진짜 걱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나토 훈련 참가를 취소한다거나 병력·장비 배치를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나토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옛 소련에 맞서 미국, 캐나다와 서유럽 국가가 1949년 출범, 지금은 유럽 대부분 국가가 참여하는 안보동맹이다. 유럽에 대한 안보 우산으로 인식돼 왔으며, 현재 회원국은 29개국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나토를 ‘한물간 동맹’이라고 부르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오래전 만들어진 낡은 유럽 동맹들이 미국에 빚을 지고 있다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반복했다. 지난해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조약 5조 준수 입장을 천명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이번에도 유럽 땅을 밟자마자 나토의 많은 나라가 국내총생산(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며 “미지급 비용도 수년간 연체된 상태"라고 날을 세웠다.

나토 회원국 29개국 중 GDP 대비 국방비 지출 비용이 2%를 넘는 곳은 미국을 비롯해 그리스, 영국, 에스토니아, 루마니아, 폴란드뿐이다. 프랑스는 1.79%, 독일은 1.22%, 이탈리아 1.13%, 스페인 0.92% 수준이다. 유럽연합(EU)과 무역분쟁이 진행 중인 상태에서 나토까지 흔들리면서 안보동맹 약화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미국 무역적자 해소를 앞세워 다른 회원국과 갈등을 빚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에서도 국제질서를 흔들고 있는 양상이다.

주로 경제현안을 협의하는 G7에서 나온 잡음과 비교하면 안보동맹에서 터져나오는 파열음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지적도 있다.

집단방위 의지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점 때문에 러시아를 비롯한 적국이 억지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에 대한 비판 탓에 이런 구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