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호 150조 금괴 있을 경우 발굴보증금만 15조” 러 학자 “금괴 있을 가능성 낮아…러 정부 허락 받아야”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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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19 07:24  |  수정 2018-07-19 07:24  |  발행일 2018-07-19 제10면
신일그룹 인양 허가절차 돌입
포항해수청 “면밀히 검토할 것”

[포항] 울릉 앞바다에 침몰한 러시아 순양함 돈스코이호를 발견한 신일그룹이 배 인양을 위한 허가 절차에 들어간다. 신일그룹은 20일 침몰선 발굴승인 권한이 있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에 매장물 발굴 신고를 할 계획이라고 18일 밝혔다.

신일그룹 측이 매장물 발굴 신고를 할 경우 발굴보증금으로 얼마를 낼지도 관심이다. 돈스코이호에는 현재 가치로 약 150조원의 금화와 금괴 약 5천500상자(200여t)가 실려 있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돌았지만 현재까지 배에 금화와 금괴 존재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바다에 있는 매장물을 발굴하려면 ‘국유재산에 매장된 물건의 발굴에 관한 규정’에 따라 작업 계획서 등 관련 서류와 함께 매장물 추정가액의 10%가량을 발굴보증금으로 내야 한다.

포항해수청 관계자는 “돈스코이호에 150조원의 금화가 있을 경우 15조원을 발굴보증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라며 “서류가 들어오면 면밀히 검토할 것이며, 보완할 사항이 있으면 보완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일그룹은 19일엔 지속적인 탐사를 위해 울릉군에 오는 8월30일까지인 공유수면 점용 및 사용허가를 3년 연장하는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그룹 관계자는 “인양 발굴 허가가 나면 기상상태 등을 고려할 때 3개월에서 6개월이면 인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돈스코이호 인양 절차 착수 소식이 알려지자 러시아 현지 전문가들은 “배에 금괴가 실려 있을 가능성은 작다”면서 “아울러 전함에 대한 소유권은 러시아에 있으며 러시아 정부의 승인 없이 배를 탐사하거나 인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군사 사학자인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 키릴 콜레스니첸코 교수는 이날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열차를 이용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금괴를 운송할 수 있는데 왜 배로 싣고 갔겠는가. 신화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면서 “순양함이 1905년부터 심해에 남아 있었고 많이 녹슬어 인양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극동 지역의 또 다른 역사학자인 세르게이 코르닐로프도 인테르팍스 통신에 “그처럼 귀중한 화물을 군함으로 운송할 이유가 어디에 있었겠느냐"며 “군함은 전쟁에 나가는 길이었고 침몰할 위험이 있었다"고 돈스코이함이 금괴를 운송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또 전몰자 추모 운동단체인 ‘러시아 탐사 운동’ 연해주 지부장 야로슬라프 리반스키는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우리(러시아)에게 순양함은 값을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역사적 유물이자 러시아 전사의 비극이지만 영웅적인 사건의 대상"이라면서 “선상에서 발견된 물건도 배와 분리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함이 그대로 러시아로 인도되길 바라지만 그러기 위해선 한국과 러시아 측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일그룹은 지난 15일 오전 9시50분쯤 울릉군 울릉읍 저동리에서 1.3㎞ 떨어진 수심 434m 지점에서 돈스코이호로 추정되는 선체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발틱함대 소속의 1급 철갑순양함 드미트리 돈스코이(Dmitri Donskoii)호는 1905년 러일전쟁에 참전했다가 일본군 공격을 받고 울릉도 인근에서 침몰했다.

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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