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새마을금고 강도, 신분 감추려 범행 하루 전 치킨가게 오토바이 훔쳐

  • 임호 김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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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20   |  발행일 2018-07-20 제7면   |  수정 2018-07-20
CCTV 피해 농로로 이동
주도면밀하게 계획 세워
20180720
지난 16일 영주 한 새마을금고에서 4천300만원을 빼앗아 달아난 A씨가 사흘 만에 검거됐다. 19일 오후 7시24분쯤 A씨가 경찰에 의해 영주경찰서로 들어오는 모습. 영주=김제덕 기자 jedeog@yeongnam.com

19일 검거된 영주 새마을금고 강도범 A씨(36)는 대담하고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지방경찰청과 영주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도주 때 사용할 이동수단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감추기 위해 범행 하루 전인 지난 15일 저녁 안동의 한 치킨가게에 세워둔 배달용 오토바이(125㏄)를 훔쳤다. 범행 당일 현장에서도 자신의 체형을 특정할 수 없도록 카키색 모자와 검은색 옷에 복면을 했다.

범행 현장에 침입하는 것도 주도면밀했다. 범행 당일인 16일 낮 12시15분쯤 새마을금고 옆 교회 담을 넘어 금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일단 8분가량 숨어 있었다. 금융업무를 보는 사람이 없고, 새마을금고 직원들이 모두 한곳에 모여 식사하는 시간을 기다렸다가 낮 12시23분쯤 금고 안에 침입했다.

직원 4명을 흉기로 위협해 현금 4천300만원을 털어 달아나는 데는 1분이면 충분했다. 이후 A씨는 침입 경로를 그대로 따라 도망간 뒤 교회 인근에 세워둔 오토바이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 도주 경로도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공공용 CCTV가 많이 설치된 대로변이 아닌 농로를 따라 이동해 자신의 집이 있는 영주 구성로에 도착했다. 범행 다음날도 주변 사람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자신이 근무하던 주류 배달업소에 정상출근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하지만 A씨의 강도 행각도 경찰의 끈질긴 추적을 피하지는 못했다. 경찰은 영주경찰서 형사계 12명과 경북경찰청 광역수사대와 강력계 등 25명의 베테랑 형사들이 영주시내를 이잡듯 뒤졌다. 그리고 범행에 사용된 오토바이가 범행 전날 안동의 한 치킨가게에서 도난된 것을 확인했다. 시간대별로 안동과 영주 일대 CCTV 500여대를 모두 찾아내 오토바이를 추적했다. 끈질긴 추적 끝에 범행 사흘 만에 영주의 한 병원 주변에서 A씨를 붙잡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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