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전국서 3천여 인파 운집…‘더 이상 못 보나’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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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06 07:35  |  수정 2018-08-06 09:06  |  발행일 2018-08-06 제9면
청도‘개나소나콘서트’성료
클래식·가요·합창 등 공연
연출 전유성 “내년공연 없다”
20180806
4일 청도에서 열린 개나소나콘서트에서 관람객이 필하모니안즈서울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연주를 감상하고 있다. <청도군 제공>

[청도] 관록이 묻어난 한 편의 드라마였다.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클래식 선율이 은은하게 흐르고 반려견이 짖어대는 소리는 마치 그 선율에 노래로 화답하는 듯했다. 관객도 공연 마지막까지 관람석을 떠나지 않고 공연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열 번째를 맞은 개그맨 전유성씨의 ‘개나소나콘서트’는 올해도 사람과 개 모두를 만족시켰다.

4일 청도의 낮 기온이 40℃를 육박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반려견을 동반한 가족·연인 단위의 관객들이 공연을 보기 위해 청도야외공연장으로 몰려들었다. 공연이 시작된 오후 6시50분쯤 관람석은 물론 뒤편 넓은 잔디언덕도 돗자리를 깐 관객들로 가득 메워졌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사람은 3천여명으로 집계됐다.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와 KBS 드라마 ‘내일도 칸타빌레’의 실제 오케스트라 연주단으로 유명한 필하모니안즈서울 오케스트라(지휘자 나현수)가 러시아 공연 중인 세계적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은씨와 소프라노 권수영·김정아·전영미씨, 플루티스트 박태환씨와 협주를 통해 아름다운 클래식 선율을 선사했다.

청도새마을어린이합창단과 함께 무대에 오른 가수 신해철의 넥스트(NEXT) 출신 작곡가 겸 키보디스트 지현수씨는 10주년 기념 로고송 가사 “청도에서 복날에 펼쳐지는 개나소나콘서트”를 리드믹한 화음에 맞춰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가수 강산에도 명태·와그라노·라구요·할 수 있어 등을 뛰어난 가창력으로 열창하며 달아오른 분위기를 이어갔다. 사회를 맡은 ‘갈갈이’ 개그맨 박준형씨는 재치 있는 입담을 과시하며 분위기를 돋웠다.

끝모를 폭염에도 공연장을 찾은 관람객은 150여분간 펼쳐진 한 편의 잘 쓰인 드라마 같은 공연에 한여름 밤의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선물 받았다. 이승율 청도군수와 박기호 청도군의장도 이날은 관람객이 돼 함께 끝까지 공연을 즐겼다.

총연출을 맡은 전유성씨는 공연에 앞서 영상으로 녹화중계된 개그우먼 김미화씨에 이어 아이스버킷 챌린저로 기부에 동참했으며, 특히 10주년을 기념해 사비를 털어 황금개(210만원 상당)를 관객에게 깜짝 선물하기도 했다. 전씨는 “동물(반려견)을 위한 콘서트는 청도가 원조”라면서 “현재 전국 10여곳의 지자체에서 비슷한 공연이 열리고 있지만 짝퉁공연일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씨는 “내년에도 콘서트를 계속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년에는 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혀 청도에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청도를 떠나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그는 “조만간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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