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한발 올라서는 짜릿한 성취감…초등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도전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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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0   |  발행일 2018-08-10 제34면   |  수정 2018-08-10
■ 클라이밍
20180810
산악인들이 즐기는 스포츠클라이밍이 대중화되고 있다. 특히 지역에 실내암벽장이 늘어나면서 직장인·여성·어린이 등이 많이 배우고 있다. 락매니아 클라이밍짐에서 회원들이 인공암벽을 타고 있다.

산악인들이 즐기던 스포츠 클라이밍이 일반인에게 확산되고 있다. 거의 극기 훈련이라 할 정도로 힘들기 때문에 다이어트효과는 물론 성취감도 상당히 커서 다양한 연령대에서 즐기고 있다.

암벽화·초크·초크백 간단한 준비물
클라이밍 1∼2주차도 체중감량 효과
미세먼지·더위 영향 없는 실내도 매력
직장·살림 스트레스 여성 많이 찾아

처음시작 극기훈련 같은 고통 올수도
점차 근육 단단해지고 균형 잡힌 몸
초보코스 이후 체력 강해져 만족감 커
아시안게임·2020도쿄올림픽 정식종목


◆클라이머에게 듣는 실내 스포츠 클라이밍의 매력= 실내에서 하는 클라이밍은 날씨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데다 밤에도 할 수 있어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하기에 좋다. 최근 미세먼지, 더위 등으로 야외활동에서 오는 걱정도 줄여준다. 준비물 부담도 적다. 암벽화와 초크(암벽 타기를 할 때 미끄럼을 방지하기 위해 손에 뿌리는 탄산마그네슘 가루), 초크백(초크를 담아 두는 가방)만 있으면 된다. 암벽화는 몇만원대부터 가격이 다양한데 10만~20만원이면 꽤 좋은 것을 구입할 수 있다. 초크는 볼초크, 초크가루, 리퀴드초크 등이 있는데 몇 천원에서 1만원대 정도다. 초크백은 1만~2만원 선이다.

이런 장점도 있지만 가장 매력적인 것은 다이어트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20여년 전부터 클라이밍을 하고 있다는 정정헌씨(63)는 60대라는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젊고 활기찬 모습을 하고 있었다.

정씨는 “클라이밍을 하기 전에는 몸무게가 80㎏대 중반이었다. 관절부터 몸에서 여러가지 적신호가 왔다. 그래서 운동할 것을 찾다가 클라이밍을 접하게 됐는데 20㎏ 정도 체중을 줄여 몸이 한결 건강해졌다”고 했다. 그는 직장일이 바빠서 몇달씩 운동을 쉬어보면 바로 체중이 불어나는데 클라이밍을 1~2주만 해도 상당한 감량효과를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초등 1학년인 이도현군은 “아빠가 하라고 해서 하고 있는데 별로 힘들지 않고 재미있다. 축구 등 일반 운동과는 또다른 재미가 있다”고 했다.

◆여성에게도 인기= 클라이밍은 육체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남성들의 운동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여성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년전 클라이밍을 시작했다는 유명진씨(대구미술관 학예연구사)는 운동마니아다. 10여년 전부터 수영을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직장에서는 점심시간 때 30분 정도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이외에 수상스키, 서핑, 볼링 등도 즐기고 있으며 최근에는 다이빙도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유씨는 “직장생활에 가정살림까지 해야 하니 육체적으로 힘들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상당히 크다. 운동이 힘들지만 체력 강화는 물론 스트레스 해소효과가 크기 때문에 운동을 할 수밖에 없고 하다보니 그 매력에 끌려 다양한 운동을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여러가지 운동을 해봤지만 클라이밍이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다고 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거의 극기 훈련을 하는 것처럼 고통이 뒤따랐지만 힘든 만큼 성취감도 크다고 했다.

“얼마 하지 않았는데도 몸의 근육이 단단해지고 몸 전체가 균형 잡힌 느낌이 듭니다. 특히 팔, 다리 등에 잔근육이 발달해 몸 전체에서 건강하고 활기찬 기운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그렇다보니 만족감, 자신감 등도 상당히 커진 듯합니다. 암벽 등반은 자칫 딴 생각을 하면 미끄러져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 생각에만 집중하게 돼 잡생각을 잊어버리고 스트레스를 풀기에도 상당히 좋습니다.”

하지만 클라이밍이 힘들기 때문에 중도포기자 또한 많다. 특히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여성들이 극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3년전 클라이밍을 시작해 몇번 그만뒀다가 최근에는 열심히 하고 있다는 최윤영씨는 “게으른 성격인 데다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서 몇번 포기를 했다. 하지만 초보코스를 넘기고 나니 체력이 강해져 육체적 고통도 덜하고 재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힘든 것을 극복했다는 성취감에 특히 기분이 좋다”고 했다.

대한산악연맹 대구시연맹 김종호 스포츠클라이밍 이사는 “클라이밍 초보자들은 3개월만 잘 넘기면 된다. 운동신경이 없는 사람이나 운동에 두려움이 있는 사람도 이 고비만 잘 넘기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된다”며 “쉽게 빠져들기는 힘들지만 한번 그 매력을 느끼면 벗어나기 힘든 좋은 운동”이라고 했다.

◆클라이밍을 위한 준비사항= 등반전용 신발인 암벽화는 꼭 갖춰야 한다. 보통 암벽을 타면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갈 것으로 생각하지만 발에 70%정도의 힘이 쏠린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잘 골라야 한다. 일반적으로 암벽화는 평상시 신발보다 좀 작은 것을 골라야 한다. 자신의 발보다 한 치수 작은 것이 무난하다. 발이 헐거우면 암벽에서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이다. 또 신발이 좀 작으면 발과 바위 간의 마찰력이 커져서 등반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초보자는 자신의 발 치수에 맞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신발이 적어서 꽉 끼는 느낌이 있으면 발에 신경이 쓰여 정신집중을 요하는 암벽 타기에 오히려 장애물이 될 수도 있다.

허리춤에 매는 초크백도 구비해야 한다. 손이 큰 사람은 가방의 입구가 큰 것을 골라야 등반할 때 편하다.

◆스포츠 클라이밍 경기도 있어= 스포츠 클라이밍은 인공으로 만들어진 실내외의 벽이나 볼더 등을 무대로 기량을 겨루는 등반이다. 스포츠 클라이밍은 1976년 옛 소련에서 최초로 열린 속도등반의 영향을 받아 1985년 이탈리아 아르코에서 국제클라이밍대회가 열리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를 계기로 스포츠클라이밍이 확산되기 시작해 최근에는 이를 즐기려는 동호인들이 늘고 있다.

오는 18일부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에서 스포츠 클라이밍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것은 물론 2020년 일본 도쿄에서 펼쳐지는 올림픽에서도 정식종목으로 경기가 치러진다.

오래전부터 대구와 경북지역은 스포츠 클라이밍이 강세를 보였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전국체전 등에서 지역대표팀의 우승이 많았다. 하지만 4~5년 전부터 수도권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양상이어서 전문 클라이머들의 아쉬움이 커지고 있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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