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우여곡절 훈련에도 분통 대신 웃음꽃

  • 입력 2018-08-18 00:00  |  수정 2018-08-18
갑작스러운 훈련 취소에 버스 기사는 길 잃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이 잇단 '돌발 상황'에도 분통이 아닌 웃음꽃을 터트리며 긍정의 힘을 보여줬다.

 배드민턴 대표팀 여자 선수들은 18일(현지시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스포츠 컴플렉스 배드민턴 경기장에서 훈련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훈련 일정은 17일 늦은 오후 갑자기 취소됐다.
 18일 오후 7시 GBK 주 경기장에서 열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회식 준비 때문에 GBK 내 모든 체육 시설을 폐쇄한다는 공지가 내려진 것이다.

 여자 대표팀은 오는 20일부터 단체전에 나서기 때문에 하루라도 훈련을 포기할 수는 없는 없었다.
 다행히 배드민턴 대표팀은 인도네시아에 인맥이 있었다. 인도네시아 오픈 등 굵직한 대회에 매년 참가하는 등 인도네시아 배드민턴계와 친분을 다져왔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인맥을 동원해 극적으로 자카르타에 있는 한 배드민턴 클럽을 섭외했다.
 2017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혼합복식 금메달을 차지한 톤토위 아맛-릴리야나 낫시르 등 유명 선수를 배출한 자룸 배드민턴 클럽이다.
 대표팀은 선수촌에서 버스까지 빌렸다. 배드민턴 클럽에 도착만 한다면 예정대로 훈련을 소화할 수 있었다.

 그런데 복병이 나타났다. 버스 기사가 길을 못 찾는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원래는 15∼20분 이면 도착할 거리였는데 선수들은 2시간 30분이 지나고서야 배드민턴 클럽에 도착했다.
 그것도 김지현 여자단식 코치가 근처에 있는 경찰에 도움을 청하는 기지를 발휘, 경찰차의 에스코트를 받고서야 겨우 훈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아까운 훈련 시간을 버스에 갇힌 채 길 위에 흘려보낸 선수들은 초조하고 힘들어했다.
 하지만 나중에는 노래를 틀어놓고 그 시간을 즐겼다. 여자복식 이소희는 "해탈했다"고 돌아봤다.


 우여곡절 끝에 훈련장에 도착한 선수들은 단식 선수 1명, 복식 선수 2명이 한 팀을 이뤄 '3 대 3' 배드민턴으로 몸을 풀었다. 김지현 코치와 나경민 여자복식 코치도 선수들과 함께 뛰었다.
 진 팀은 커피를 사야 했다. 선수들은 승리욕을 불태우면서도 농담을 주고받으며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김 코치는 "큰 대회를 앞두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놓인 선수들이 예민해질까 봐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훈련을 했다. 3 대 3 게임을 하면 평소에 쓰지 않던 동작을하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선수들은 단식, 복식 등 각자 종목에 맞는 훈련을 했다.

 훈련 시간은 약 1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김 코치는 "선수들이 점심도 못 먹어서 일찍 끝냈다"면서도 "그래도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이렇게나마 훈련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클럽에서 운동하는 인도네시아 학생 선수들은 한국 국가대표팀의 훈련을 흥미롭게 지켜봤다. 또 훈련을 끝낸 선수들과 기념사진을 찍는 행운도 누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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