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공예·꽃꽂이·여행…건강 챙기고 우울감 해소 ‘적극적 태교활동’

  • 김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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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05   |  발행일 2018-10-05 제34면   |  수정 2018-10-05
■ ‘임산부의 날’ 태교 교실
요가·공예·꽃꽂이·여행…건강 챙기고 우울감 해소 ‘적극적 태교활동’
대백프라자 문화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임산부 요가교실. <대백프라자 제공>
요가·공예·꽃꽂이·여행…건강 챙기고 우울감 해소 ‘적극적 태교활동’
구수산도서관 태교 교실. <구수산도서관 제공>
요가·공예·꽃꽂이·여행…건강 챙기고 우울감 해소 ‘적극적 태교활동’
2000년대 접어들어 태교를 포함한 임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구시립국악단 등에서도 태교음악회를 선보였다.
<영남일보 DB>

임신부들이 가지는 가장 큰 고민 중 하나는 태교. 임신 중 자궁 내 태아를 교육하는 것을 의미하는 태교는 임신부가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 위해 몸, 마음, 행동, 언어 등을 정화해 뱃속 아이에게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고 부모의 따뜻한 사랑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나아가 태교는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고 이로 인한 행복감을 아이와 함께 교감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 같은 태교의 중요성 때문일까. 태교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태교교실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1970년대 좋은 것 먹고 몸가짐 조심
80∼90년대 뜨개질·자수·음악 감상
2000년대‘베이비페어’전문·산업화

기관·백화점문화센터 태교·출산교실
신체·정신건강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
골반 등 바로잡아 산후회복에 도움
조용한 숲에서 힐링시간 갖는 숲태교
“연예인 부부처럼” 태교여행도 인기


◆변화를 거듭해온 태교= 태교는 태아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과거에는 아기를 가진 임신부 중심으로 태교가 이뤄져왔으나 최근 들어서는 임신부만이 아니라 남편, 가족, 나아가 지역, 국가 전체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과학적인 근거에 바탕을 두고 실천가능한 요소들로 프로그램화해 산부인과나 보건소, 사설기관 등에서 출산교실·태교교실 등을 통해 임신부들에게 교육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태교의 변화된 흐름이라 할 수 있다.

1970년대 두 아이를 낳은 구본연씨(72·대구 수성구 범어동)는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태교교실 같은 것들이 없었고 태교를 하는 사람들도 그리 많지 않았다”며 “직장생활에 바빠서 아이 둘을 낳을 때 제대로 태교를 하지 못했다. 어르신들의 말을 따라 예쁜 것, 좋은 것을 먹고 몸가짐을 조심하는 정도였다. 그나마 둘째 아이를 가졌을 때는 매일 저녁 아이의 건강을 바라는 기도를 드렸다”고 말했다.

1980~90년대 경제적 호황기를 맞으면서 태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기 시작했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들으면서 정서적 안정을 취하는 등 좀 더 적극적으로 태교를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1987년 아들을 낳은 김준미씨(56·대구 북구 고성동)는 “클래식 음악을 많이 듣고 수필·시 등을 많이 읽었다. 손을 많이 쓰면 아이의 머리가 좋아진다고 해서 뜨개질·자수 등을 배우기도 했다”고 했다.

1980년대 중후반부터 언론 등을 통해 ‘태교음악’ 등 ‘태교’라는 단어가 서서히 언급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그만큼 사회적으로 태교에 대한 관심을 높아졌음을 보여준다. 대중문화의 황금기라 불렸던 1990년대에는 태교 관련 서적·음반 등이 나오는가하면 태교음식에 대한 언급도 늘어났다.

2000년대 들어서는 태교를 포함한 임신과 관련한 시장이 커지면서 이를 산업화하기 위한 육아용품 전시회인 ‘베이비페어’ 등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하나둘 생겨났다. 임신시장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태교시장도 전문화·산업화되어갔다.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 출산에 도움을 주는 체조·요가·호흡법은 물론 뜨개질·바느질 등의 각종 공예, 음악·미술 등 아이의 두뇌발달과 엄마의 정신 및 육체건강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2004년 첫딸, 2006년 둘째딸, 2010년 셋째아들을 낳은 오솔미씨(대구 수성구 황금동)은 “첫째를 낳을 때는 직장이 너무 바빠서 독서와 음악으로 태교를 했지만 둘째와 셋째를 가졌을 때는 백화점 등에서 하는 태교교실에서 퀼트를 배우고 배냇저고리·모빌 등을 만드는 바느질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며 “특히 배냇저고리와 모빌을 만들어준 것이 기억에 남는다. 아직까지 그것들을 가지고 있는데 나중에 아이들에게 남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태교= 다양한 단체에서 열고 있는 출산교실·태교교실을 보면 최신의 태교 흐름을 알 수 있다.

대백프라자 문화센터에서는 임산부 요가와 태교꽃꽂이를 진행하고 있다. 건강한 출산을 위한 임산부 요가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기가 높았는데 틀어진 골반을 바로잡아 출산의 고통을 줄여주고 빠른 산후 회복을 도와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신은 골반상태의 변형, 그로 인한 요통 등 몸에 무리를 주기 때문에 임신부는 물론 출산을 마친 산모 모두에게 좋은 운동이다. 태교꽃꽂이는 아름다운 꽃을 만지고 이를 새로운 형태로 창조해 나감으로써 임신부는 물론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마련되었다.

구수산도서관에서는 ‘엄마랑 아가랑 행복한 독서태교’를 운영하고 있다. 2개월 동안 주 1회 수업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전통태교, 서양태교, 태담태교, 통화태교, 음식태교, 건강웃음태교, 명상음악태교, 명화태교 등 다양한 태교방법을 소개하고 임신부들이 직접 경험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태교에 좋은 그림책을 선택하는 방법만이 아니라 태교일기, 명화그리기, 태교소품 만들기, 배냇저고리 만들기 등 태교와 관련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인기가 높다.

◆태교여행 인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고 좋은 공기와 먹거리 등을 만끽함으로써 정서적 안정감을 찾게 해주는 태교여행이 주목받고 있다.

임신 6개월인 이유진씨(30·달서구 상인동)는 남편과 함께 10월 하순 발리로 일주일간 여행을 다녀올 예정이다. 이씨는 “임신 후 입덧이 심해 여름 휴가를 다녀오지 못했다. 최근 입덧이 많이 가라앉았는데 여름 휴가 대신 몸과 마음을 편안히 하기 위해 이번 여행을 계획했다”며 “좋은 풍광 속에서 산책하고 책이나 읽으면서 푹 쉬다가 오려고 한다.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태교를 겸해 여행을 떠나는 이씨는 이 여행이 아기와 최초의 여행이자 부부 둘만의 마지막 여행이라는 점에서 색다른 의미가 있다고도 했다.

태교여행은 지난해 배우 김태희와 가수 비 부부가 아이를 가진 뒤 여행을 떠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관심이 한층 높아졌다. 임신부는 복잡한 일상을 떠나 멋진 경치를 즐기며 정서적 안정을 얻고, 남편은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아내를 집중적으로 보살펴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런 과정에서 부부 사이는 물론 뱃속 아이와의 교감이 커지고 임신부의 행복감이 증진, 뱃속 아기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게 태교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설명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아름답고 조용한 숲에서 힐링의 시간을 가지는 숲태교도 인기가 높다. 최근 숲이 몸과 마음에 주는 긍정적 효과가 부각되면서 숲을 거닐며 뱃속 아기와 교감하는 태교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숲태교는 숲의 경관, 소리, 향기, 피톤치드와 음이온 등 산림환경요소를 활용해 임신부와 태아의 신체적·정서적 안정을 돕는 것이다. 이는 임신부의 면역력 향상 등의 신체적 효과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와 우울감 개선, 태아에 대한 애착도 향상 등의 긍정적 효과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일정 기간을 정해 전국의 산림치유시설에서 임신부 또는 임신부부를 대상으로 숲태교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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