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태극기 부대’ 합류 잇따르자 바른미래당 “수구 결집” 비난

  • 권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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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18   |  발행일 2018-10-18 제4면   |  수정 2018-10-18
보수대통합 딜레마에 혼란스러운 야권
최근 책임당원 8천여명 증가
대부분이 박 前대통령 지지자
황교안·김진태의 당권 도울듯
전원책 비대위원은 정면돌파
“朴정부 평가·입장 정리하자”

자유한국당이 제기한 ‘보수대통합’ 논의가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등 ‘왼쪽’ 진영에선 별 호응이 없는 데 반해,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오른쪽’에서 활발한 ‘합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에 따르면 최근 책임당원이 8천여명 증가했는데, 그중에는 이른바 ‘태극기부대’로 알려진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 입당하고 있는 인사들은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새누리당에 실망해 대거 탈당했던 인사들이 되돌아오는 사례가 많다”면서 “당 밖에 나가 있으면 한계를 실감하게 된다. 특히 지난 6·13 지방선거 후보 경선 때 책임당원 비중이 50%로 상향조정되는 등 역할이 커지자 내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입당을 서두르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태극기부대의 입당 움직임은 일찌감치 차기당권 도전 의사를 밝혔던 김진태 의원에 의해 시작됐다. 그간 부지런히 태극기집회에 참가해 온 김 의원은 지난달 태극기부대 회원들에게 일제히 문자를 돌려 당원 가입을 독려한 적이 있다. 이후 박근혜정부에서 마지막 국무총리를 지낸 황교안 전 총리의 내년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자 태극기부대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한국당 지도부에 마냥 ‘희소식’만은 아니다. 보수통합론에 잔뜩 경계심을 보이고 있던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수구’ ‘극우’를 거론하며 흠집내기에 나섰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금 자유한국당이 추구하는 보수대통합은 수구보수의 전열 정비”라면서 “이들은 태극기 부대까지 통합대상이라며, 오직 수구세력의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태경 최고위원도 가세해 “태극기부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결정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부정하고 헌법재판소를 해체하라고 했던 헌법 부정 세력”이라면서 “전원책 변호사가 추진하는 보수대통합의 정체가 헌법을 부정하는 세력과 함께하겠다면 명백한 극우대통합”이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한국당 전원책 비대위원이 정면 돌파에 나섰다. 그는 “박근혜정부에 대한 평가와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이것을 감추고 뒤로 미룬 뒤 아무리 통합을 한다고 해도 통합이 되겠느냐”며 당 지도부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끝장토론을 제의했다. 그는 또 “태극기부대가 서울구치소를 폭파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하자고 한 적이 있느냐”라면서 태극기부대가 극우라는 주장을 반박했다.

보수대통합론이 엉뚱한 방향에서 논란을 일으키자,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이날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 시기에서 통합 이야기를 꺼내면 손학규 대표가 화를 내고, 결국 야권 공조가 깨진다”며 “당분간 야권과 공조 체제를 유지하면서 의원들의 개별 움직임을 지켜봐야 한다”면서 속도조절에 나섰다.

권혁식기자 kwonhs@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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