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두, 의성컬링센터 체험 막고 컬링부 훈련 방해”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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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3   |  발행일 2018-11-13 제26면   |  수정 2018-11-13
팀킴 이어 의성군에도 전횡 의혹
20181113
지난 7월 주한영국대사관에서 열린 스코틀랜드 관광 네트워킹 행사에서 장반석 감독,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직무대행, 사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 피오나 히슬롭 스코틀랜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여자 컬링 김선영 선수, 김영미 선수, 김민정 코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8 평창올림픽 여자컬링대표팀인 경북도체육회 컬링팀 여자선수단(이하 팀킴)의 호소문 발표를 촉발시킨 김씨 일가(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 김민정 여자팀 감독, 장반석 남자팀 감독)가 팀킴뿐만 아니라 의성컬링계와 의성군에도 전횡을 저질렀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씨 일가는 감사를 통해 모든 것이 밝혀질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군주체 올림픽 환영행사 파행

의성군은 2018 평창올림픽에서 이 지역 출신 선수들로 구성된 팀킴이 은메달을 차지하자 컬링팀을 위한 축하연을 개최했다. 그런데 정작 축하연에는 김 감독과 장 감독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컬링팀이 경북도 주최 행사를 치른 뒤 의성에 들어와 거리행진을 진행하고 곧바로 축하연 자리로 이동할 예정이었지만, 이들 감독은 거리행진 버스에서 내린 뒤 자취를 감췄다는 것이다. 축하연 행사 시나리오상 두 감독이 올림픽 준비과정과 각종 에피소드, 선수 소개 등을 맡을 예정이었지만 이들이 빠지면서 행사 진행이 꼬여버렸다. 선수단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의성 사람들도 섭섭한 마음을 표출했다는 후문이다.


“공공시설물로 건립된 컬링센터
김 前 회장, 선수단 위주로 운영
센터의 명칭도 일방적으로 바꿔”

‘의성에선 컬링 못해’인식 커져
의성여고팀 선수 없어 해체수순

김씨측 “감사서 밝혀질 것” 입장



더 큰 문제는 이후부터였다. 의성군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던 김 전 회장 직대가 두 감독의 참석을 막았다는 얘기가 돌기 시작하면서 의성에서 김씨 일가를 향한 비난 여론이 일기 시작했다. 의성군 관계자는 “(김 전 회장 직대가) 의성군과 갈등을 겪고 있다 보니 올림픽 전후로 의성군 행사에는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했는데, 군민들이 모인 축하연에서까지 찬물을 끼얹는 바람에 (의성군과 김씨 일가 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고 말했다.

◆컬링센터 준공 이후 싹튼 갈등의 씨앗

의성군과 김 전 회장 직대 간 갈등의 씨앗이 싹튼 것은 2007년 의성 컬링의 메카인 의성컬링센터(의성군 의성읍) 준공 이후부터다. 의성군에 따르면 컬링장 착공 직전인 2003년 9월 의성군과 경북컬링협회 측은 의성컬링센터 운영에 관한 협약을 체결했다. 컬링센터 사업비는 도비 11억원과 군비 5억5천500만원, 경북컬링협회 부담금 5억8천900만원이 들어갔다. 소유권은 의성군에 있었다.

의성군은 경북컬링협회 측에 컬링장 운영을 위탁했다. 초창기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지역민들이 컬링장에 모여 동호활동을 즐기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회장 직대는 경북도체육회 소속 컬링팀 선수들이 성과를 내기 시작하자 돌변했다고 한다. 선수단 위주로 이용 스케줄을 짜서 컬링센터를 지역민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의성군 관계자는 “지역에서 건립한 만큼 지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공체육시설물임에도 김 전 회장 직대가 관여했다. 특히 초·중·고등생들의 체험활동이 힘들도록 스케줄을 일부러 애매한 시간에 배치하는 등 교묘하게 이용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성컬링센터라는 명칭도 일방적으로 그들이 바꿨다. 현재 컬링센터 입구에는 의성컬링센터가 아닌 컬링훈련원이라는 자신들의 목적에 맞는 간판으로 교체돼 있다. 원상태로 되돌리도록 요구했지만 이를 묵살했다”고 덧붙였다.

◆지역팀 해체로 이어진 갈등

의성군에 따르면 팀킴을 배출한 의성여고 컬링부가 최근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는 것도 김 전 회장 직대의 전횡으로 인한 결과물이라고 했다. 2006년 창단된 의성여고 컬링부는 팀킴의 김은정, 김경애, 김영미, 김선영를 비롯한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여럿 배출하며 경기도 의정부 송현고와 함께 여고 컬링부의 양대 산맥으로 군림하고 있었다. 그런데 내년에 입단할 선수가 없어 해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의성군 관계자는 “컬링센터에서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이 엉망으로 배정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의성에서는 컬링을 할 수 없다’라는 인식이 커졌고 이로 인해 컬링부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의성여고 컬링부 감독직을 맡고 있던 김 전 회장 직대의 동생이 다른 학교로 전출을 가는 과정에서 학교 측과 갈등이 생겼고, 이에 앙심을 품은 김 전 회장 직대가 의성여고 컬링부가 컬링센터에서 훈련하지 못하도록 막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김 전 회장 직대를 비롯한 경북컬링협회 측은 팀킴 이후 의성에서 컬링 선수 육성에 관심이 없는 듯 보인다”며 “김씨 일가가 의성군과의 갈등에 팀킴을 이용해서, 팀킴 선수들이 이에 반발해 호소문을 작성하기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씨 일가 측은 “(팀킴 쪽에서) 이야기가 나오고,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다보니 계속 진실공방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감사를 통해서 모든 사실이 밝혀질 것이니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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