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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정의 감각수업] 모든 사람들의 로망인 감각의 탁월함, 연습과 훈련으로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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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8-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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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보면, 탁 보인다.” 말장난 같겠지만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사람이라면 이해가 갈 것이다. 이론만 아는 초보 시절에는 복잡하고 어려운 중간과정을 거쳐야 잘못된 부분을 찾아낼 수 있다. 하지만 경험이 축적되면 중간과정 없이 순식간에 문제를 찾아내게 된다. 우리는 이것을 ‘동물적인 감각’이라 부른다. 동물적인 감각을 기르기 위해서는 시간이라는 조공을 바쳐야 한다. 그리고 끊임없는 노력과 겸손이 필요하다. 감각은 분명히 타고난 부분이 있다. 여기에다 성실한 노력까지 더해진다면 최고의 경지에 올라갈 수 있다. 명장, 고수, 베테랑, 달인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경지까지 오르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 감각이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줄 수 있다. 호감이 비즈니스와 만나면 자본이 된다.

조선일보의 조용헌 칼럼니스트는 동물의 감각과 인간의 감각을 ‘쓰나미’ 사건을 통해 극적으로 대비시켰다. “동물들은 몇 개월 전부터 높은 곳으로 도망갔지만, 인간은 쓰나미를 그대로 뒤집어썼다.” 감각적으로 위험을 직감한 동물들은 미리 피했지만 그렇지 못한 인간은 그 피해를 고스란히 입어야 했다.

감각은 개발하고 훈련할 수 있다. 그 증거가 바로 ‘크리에이티브 테라피 : 감각을 열고 자신을 믿어봐’의 저자 윤수정이다.

윤수정은 150여 편이 넘는 영화의 카피를 만든 국내 유일의 영화 전문 카피라이터다. ‘고맙다, 고맙다, 참말로 고맙다.’(워낭소리), ‘꽃 같은 세상 날려버린다.’(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스무 살, 섹스 말고도 궁금한 것은 많다.’(고양이를 부탁해), ‘멈출 수 있다면 사랑이 아니다.’(물고기자리) 등이 모두 그녀의 작품이다.

언뜻 태어날 때부터 남다른 감각이 있었을 듯하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좌절의 시절이 있었다. 다만 인생의 근육을 단련하듯 크리에이티브의 근육을 키워온 것이다.

그녀는 어렸을 때의 치아 교정을 예로 들었다. 부정교합 때문에 치아를 안팎으로 동여맨 뒤 치과에서 챙겨준 왁스를 열심히 철사 위에 발랐다. 하지만 입술 안쪽이 헐고 상처가 났다. 혀도 철사에 쓸려 너덜너덜해질 지경이었다. 할 수 없이 이를 악물고 진통제로 고통을 견뎠는데, 신기하게도 몇 달 후에 고통이 싹 사라졌다. 혀에 굳은살이 생겼기 때문이다. 신체 중에서 가장 여리고 여린 속살에 굳은살이 생겼던 것이다. 그 후 그녀는 단련되고 단단해지는 것은 몸만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녀는 크리에이티브도 그렇다고 말한다. 광고업계에 10년 넘도록 몸담고 있으면서 반복된 작업 덕분에 어느새 굳은살이 생겼고, 그 과정에서 크리에이티브를 키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어느 날 갑자기 그저 그렇고 별로였던 카피들이 신선하고 발랄한 카피로 바뀌어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개인마다 감각의 수용체가 다르다. 수용체에 따라 감각을 받아들이는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유아음악학원 원장인 친구의 말에 의하면 피아노를 잘 치는 기본적인 감각이 타고난 친구와 그렇지 않은 친구는 확실히 다르긴 하지만 훈련과 노력으로 99%는 비슷한 지점까지 오른다고 한다. 음악을 잘 듣는(청음) 아이가 잘 친다는 말도 새겨들을 만하다. 들어야 칠 수 있다.

감각이란 것은 연결되어 성장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는 말이 있다. 요리 프로그램의 심사위원들 미각이 탁월하게 발달한 것은 그만큼 많이 만들고 많이 먹어봤기 때문이다. 청각도 마찬가지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위원들이 악기나 발성에서 틀린 부분을 예리하게 짚어낼 수 있는 것도 평소 듣기 훈련을 많이 해왔기 때문이다. 이렇듯 어떤 감각이든 오랜 훈련을 하면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사람들은 감각이 탁월한 사람을 무척 부러워한다. 훌륭한 감각은 분명히 다른 사람보다 앞서갈 수 있는 바탕이 된다. 하지만 감각은 타고나는 것뿐만 아니라 연습과 훈련으로도 얼마든지 키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주변에 탁월한 감각을 가진 누군가가 있다면 그들의 일상을 한 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그들의 이미지와 스타일, 대화의 방식과 취미생활이 무엇인지, 그들이 집중하고 소비하는 것들은 어떤 것인지, 그들은 스스로의 취향을 존중하며 감각 있는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간다. 내 인생의 시나리오는 내 몫이다. 매일매일의 작은 반짝임이 머지않아 당신의 ‘아우라’가 될 것이다.

아이엠 대표 (계명문화대 패션마케팅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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