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마당 ‘.Art Space’ 재개발 후에 남을까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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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2 07:46  |  수정 2018-12-12 07:46  |  발행일 2018-12-12 제8면
성매매집결지 공간적 특수성
예술작품 전시로 전국 입소문
인권침해 역사 보존 목소리도
중구청 내년 전시 마지막 계획

대구 중구 도원동 성매매집결지(자갈마당)의 재개발이 가시화하면서 이곳에 위치한 문화예술전시공간 ‘.Art Space’의 운영 지속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중구청 등에 따르면 도원동 일대 주상복합아파트 민간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도원개발 측이 토지 소유주들과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Art Space 건물주인 크레텍책임과도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중구청이 해당 건물을 임차해 문화예술전시관으로 운영해왔지만 건물 소유권이 넘어가면서 향후 운영이 불투명해졌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일각에선 자갈마당이 사라진 이후에도 .Art Space는 남겨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06년 일제가 유곽을 조성한 뒤 생긴 자갈마당의 역사를 통해 여성 인권 침해와 같은 아픈 역사를 보존해야 한다는 것. 지난해 10월 둥지를 튼 .Art Space는 성매매집결지라는 공간적 특성을 담은 예술작품을 전시해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탔다. 개관 1년여간 6천명이 다녀가는 등 자갈마당 이미지 변화에도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을 얻었다.

신박진영 대구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자갈마당은 대표적인 반여성·반인권·반역사적 장소”라며 “.Art Space를 통해 이러한 아픔의 역사와 그 교훈을 일반인이 접할 수 있었다. 개발논리에 따라 무조건 없애는 것보다 다크투어리즘 형식으로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또 “.Art Space 개관을 통해 이 일대에 변화가 있을 수 있었다. 민간개발 이후에도 자갈마당의 아픈 역사를 알릴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중구청은 내년 3월17일까지 3차 전시는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만 정했을 뿐 향후 계획은 세우지 못한 상태다. 중구청 관계자는 “예산문제나 자갈마당 인근 임대 공간 등 여건이 허락한다면 전시관을 계속 운영할 방침”이라며 “현재 전시관 건물 소유주인 크레텍책임·도원개발 등과 리모델링 공사 금액 보전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개발진행 경과에 따라 일단은 3차 전시를 마친 이후 전시관 운영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했다.

한편 도원개발은 사업 시행을 위한 지주 동의율 충족(95%)을 앞두고 있다. 도원개발은 오는 20일 시에 주택건설사업 신청을 하고 매매계약이 체결된 건물부터 폐쇄 표지, 가림막 설치 등에 나서 내년 6월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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