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0.8% 올랐는데…체감물가 상승률은 2.4%

  • 입력 2019-02-11 08:10  |  수정 2019-02-11 08:10  |  발행일 2019-02-11 제21면
실제-체감물가 괴리 1년새 최대
유가 하락에 물가상승 둔화 불구
인식은 작년 말과 큰 차이 없어
각종 요금 올라 격차 더 커질듯
“밸런타인데이, 미리 준비하세요”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를 밑돌았지만, 체감 물가는 2%대를 유지하며 체감·실제 물가 사이의 괴리가 커졌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8%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한국은행의 물가인식(지난 1년간 소비자들이 인식한 물가 상승률 수준)은 같은 달 2.4%로 조사됐다.

물가인식은 한은이 전국 도시 2천5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수치로,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수준을 볼 수 있는 지표다.

지난달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는 1.6%포인트로 2018년 1월(1.7%포인트) 이후 1년 만에 가장 많이 벌어졌다.

지표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 괴리가 커진 것은 국제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물가인식은 거의 변하지 않아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2.0%에서 12월 1.3%, 올해 1월 0.8%로 꾸준히 낮아졌다. 반면 물가인식은 지난해 11∼12월 2.5%에서 머무르다가 지난달 2.4%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물가와 공식 물가 간 괴리는 자연스러운 측면이 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는 460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하지만,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른 품목에서 물가가 내리더라도 농산물, 외식비, 교통비 등이 오를 경우 소비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지난달 통계청 소비자물가를 보면 석유류는 작년 1월보다 9.7% 떨어진 반면 농·축·수산물은 2.5%, 외식비는 3.1% 올랐다.

올해 지표물가와 체감 물가 사이 괴리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장기간 요금 동결, 원가상승 등으로 올해 상하수도 요금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이 가운데 새해 들어 오른 자동차 보험료에 이어 실손보험료까지 인상될 경우 소비자들이 느끼는 주관적인 물가는 더 높아질 수 있다.

맥도날드와 써브웨이 등 대형 패스트푸드 외식업체는 이달 중 제품 가격을 각각 100∼200원, 200∼300원씩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체감·실제 물가 사이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의 실질 구매력이 늘어 소비 증대로 이어져야 하지만 체감 물가 상승률이 그대로일 경우 가계 씀씀이가 쉽게 늘지 않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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