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남자일반부 결승전에서 경북체육회 쌍둥이 선수 이기정과 이기복이 스위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
경북체육회 남자컬링팀이 동계체전에서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다. 김창민, 이기정, 오은수, 이기복으로 구성된 경북체육회는 13일 오전 충북 진천선수촌 컬링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남자일반부 결승전에서 현 국가대표인 서울시청을 8-6으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명 ‘팀킴 사태’의 직접적 피해자는 아니지만 사건의 파장으로 인해 남자팀도 적지않은 피해를 입은 게 사실이다. 사태 이후 의성컬링훈련원 운영이 중단되면서 경북체육회 컬링팀 모두가 빙상훈련에 나서지 못했다. 그 바람에 지난해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는 아예 출전을 포기했다. 그래서 남자팀에 이번 동계체전은 지난해 4월 세계남자컬링선수권대회 이후 10개월 만에 나선 실전무대다. 의성컬링훈련원 아이스메이커 사태 등으로 훈련을 시작한 지도 50일이 채 되지 않았지만 남자팀은 이를 악 물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동계체전 결승서 서울 꺾고 우승
작년 세계선수권 이후 첫 대회
이기복·기정 ‘쌍둥이’ 재결합
‘팀킴 사태’ 파장 딛고 기량 입증
女 컬링은 경기도청에 패해 銀
사실 뒤늦게 알려졌지만 남자팀 역시 올림픽에서 큰 아픔을 겪었다. 당시 일명 ‘김경두 일가’(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회장 직무대행, 김민정 여자팀 감독, 장반석 남자팀 감독)의 갑질(?)로 제대로 된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코칭스태프가 김 전 회장 직대의 아들인 김민찬을 첫 경기부터 선발로 내세웠다가 내리 2연패를 당했다.
이후 김민찬을 빼고 오은수로 교체한 남자팀은 4승3패의 성적을 거뒀다. 실력이 더 좋다는 이유에서 김민찬을 넣었다고 하지만 납득할 수 없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번 동계체전에서 취재진의 카메라 포커스는 다시 의기투합한 ‘쌍둥이 형제’ 이기복과 이기정에게 향했다. 두 선수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나란히 출전했지만, 종목은 서로 달랐다. 이기정은 믹스더블, 이기복은 남자팀 국가대표로 올림픽에 나섰다.
이후 김민찬의 팀 이탈과 성세현의 군 입대 등으로 팀 사정상 이기정, 이기복이 경북체육회 남자팀에서 함께하게 된 것이다. 이기정은 “우리 형제는 그동안 같이하고 싶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지난해 12월부터 다시 함께했다. 호흡을 맞춘 지 3개월 정도 됐다"고 말했다. 이기복은 “저희는 모든 경기가 중요하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달려갈 것이다. 태극 마크를 다시 따 4년 뒤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체육회 여자컬링 ‘팀 킴’은 시련을 딛고 복귀한 첫 대회에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다.
경북체육회(김경애·김초희·김선영·김영미·김은정)는 13일 오전 충북 진천선수촌 컬링장에서 열린 제100회 전국동계체육대회 컬링 여자일반부 결승전에서 경기도청(김은지·엄민지·김수지·설예은·설예지)에 6-7로 패했다. 경북체육회는 4엔드까지 1-4로 끌려갔지만, 5·6·7엔드 1점씩 점수를 빼앗으며 4-4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도청이 8엔드 2점을 다시 달아났지만, 경북체육회는 9엔드 2득점으로 다시 6-6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마지막 10엔드, 경기도청이 1득점하며 금메달을 놓쳤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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