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어르신들, 문화행사로 “더불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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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사진= 박태칠 시민기자
  • 2019-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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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암2동복지센터·동구봉사센터

독거노인 위해 월1회 공연 준비

사회·정서적 유대감 형성‘결실’

지난 2월19일 대구 동구 신암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사랑 실은 봉사열차’ 첫 행사에 참여한 홀몸 어르신들이 강사의 기체조를 따라하고 있다.
홀몸어르신들은 외롭다. 특히 정부의 보조를 받아 생활하는 홀몸어르신은 질병과 가난으로 삶이 더 힘들다. 이들을 어떻게 하면 희망을 갖게 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더불어 살아가게 할 수 있을까.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센터장 최희순) 직원들은 이 같은 논의 끝에 이들을 한 달에 한 번씩 행정복지센터로 초청해 재능기부 봉사단의 공연을 관람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름하여 ‘사랑실은 봉사열차’다.

어르신들이 매월 복지센터로 나오면 이들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어르신들은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궁극적인 목표는 처지가 비슷한 어르신끼리 형님, 동생, 친구로 사귈 수 있도록 유대감을 갖게 하자는 것. 결론적으로 더불어 살기가 궁극적인 목표다.

그렇게 해서 부제는 ‘나 홀로 산다’가 아닌 ‘나와 더불어 산다’로 정했다. 자원봉사센터는 이 프로그램에 동참해줄 복지센터를 찾다가 신암2동(동장 성기삼)과 함께 실행하기로 했다. 저소득 홀몸어르신을 걱정하는 공무원들의 관심이 각별했기 때문이다.

행사 진행, 후원 물품지원은 자원봉사센터에서, 어르신에 대한 연락, 장소 제공은 행정복지센터에서 맡기로 했다. 드디어 지난 2월19일 오후 2시에 첫 행사를 가졌다. 어르신 48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동구 국학기공협회 김미애 회장의 기체조로 시작됐다. 부자연스러운 어르신들의 동작으로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이어서 수성베네스트에서 찾아온 장애인들의 오카리나 공연이 열렸다. 장애인들이 타인을 위해 펼치는 공연이어서 더 감동적이었다. 해맑은 웃음봉사단(회장 황영호)의 트로트 공연을 끝으로 행사는 막을 내렸다. 행사는 감동과 박수로 끝났다.

귀가하는 어르신들에게는 봉사센터에서 준비한 강정이 전달됐다. 마침 이날이 정월대보름이라 부럼 대용으로 준비한 것이다.

2월 행사를 무사히 치른 봉사센터에서는 3월 행사를 야외에서 치르고 싶었다. 꽃향기 가득한 야외에서 소생하는 대지의 기운을 갖도록 하자는 것. 그러나 교통편이 문제였다. 봉사센터직원들은 버스를 구하느라 동분서주했다. 마침내 벚꽃이 만개한 지난달 28일 어르신들은 버스를 타고 봉사센터에서 운영하는 ‘참! 좋은 사랑의 밥차’ 무료급식에 참석해 쇠고기 국밥을 먹고 지저동 금호강 제방으로 갔다.

벚꽃터널이 장관을 이룬 그곳에서 어르신들은 장수 사진을 촬영한 뒤 신암2동 가요부녀회 김효순 회장과 함께 노래를 부르고 봄의 흥취에 젖었다. 행사가 끝나자 봉사센터는 어르신에게 의류업체로부터 후원받은 붉은색 니트와 과자상자를 선물했다.

“이제 가면 또 언제 오노?” 어르신들의 눈에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다음 달에도 불러주느냐”며 최고령자인 전수정 어르신(98)이 직원의 손을 꼭 잡았다.

이제부터 또 한 달간은 혼자 살아가야 할 어르신들. 행사를 진행한 자원봉사센터 직원과 안전을 위해 함께 노력한 신암2동 공무원들도 찡한 가슴을 안고 이들을 배웅했다. 벌써 사귀었는지 두 어르신이 나란히 손잡고 가는 모습도 보였다. 민관협력으로 시작한 더불어 살기 프로그램의 결실을 거두는 것 같다며 행사 주최측은 흐뭇해 했다.

글·사진= 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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