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요양원 원장, 사건 당일 태연히 해외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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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현철기자
  • 2019-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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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 노인학대 요양원 ‘후안무치’

“실업급여 혜택 안주면 못떠난다”

폭행한 요양보호사는 해고 거부

결국 감봉 2개월 경징계에 그쳐

대표이사는 신고도 안하고 은폐

[고령] 고령 A요양원 어르신 폭행사건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당시 폭행을 저지른 요양원 원장이 사건 직후 태연히 해외 출장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해당 요양보호사는 폭행 물의에 해고 통보를 받자 실업급여를 요양원 측에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이 요양원 대표이사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도 관계기관에 보고는커녕 숨기기에 급급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고령경찰서는 12일 “A요양원에서 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해 11월21일 새벽이었다”며 “폭행에 가담한 요양원 원장은 사건 직후 수습은커녕 당일 2박3일 일정의 일본 출장을 떠났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요양원 측은 원장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해당 요양보호사에게 이번 폭행의 책임을 물어 같은달 말까지만 근무하고 퇴사할 것을 권고했다. 하지만 요양보호사는 요양원측 권고를 거부하고 실업급여를 요청했다. 이후 이 요양보호사는 인사위원회에서 “노인들을 돌보는 게 힘이 드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라면서 “다들 그렇게 (물리력으로) 하는데, 나만 해고를 당해야 하는 차별적 대우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으니 영상을 남김없이 다 봐야 한다”라며 원장 폭행 가담 사실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양보호사는 이 자리에서도 “실업급여 혜택을 주지 않으면 퇴사할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결국 요양원 측은 이 요양보호사에게 ‘월 3만원씩 감봉 2개월’의 경징계 조치를 내렸다.

폭행 사실 일체를 보고받은 요양원 대표이사는 관계기관에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은폐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인복지법에 따르면 노인복지시설의 장(長)과 그 종사자·노인복지상담원 등은 직무상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학대사실을 인지할 경우 즉시 노인보호전문기관 및 수사기관에 신고해야 한다.

한편, 경찰은 이날 입소 어르신을 폭행한 혐의로 요양보호사 B씨(여·61)와 요양원 원장 C씨(50)를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지난해 11월21일 새벽 치매 어르신 D씨(84)를 이불로 덮어씌워 손으로 때리거나 발로 차는 등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도 당시 D씨를 손으로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B씨 등이 범행을 시인했지만 이 요양원에서 상습적 폭행이 있었는지 조사하기 위해 CCTV 영상 한 달 치를 분석 중이다. 경찰은 이와 함께 요양원 대표이사도 조만간 소환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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