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점서도 물담배 영업…8개 구·군 단속실적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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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우태 수습기자
  • 2019-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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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삼덕동 한 칵테일 바에서 손님이 술을 마시며 물담배(일명 시샤)를 피우고 있다. 테이블 위에 물담배 기구(원 점선)가 놓여 있다.
지난 13일 오후 8시쯤 찾은 대구 중구 삼덕동 한 칵테일 바. 신발을 벗고 가게에 들어서자 어두운 실내가 이어졌다. 곧이어 카페트 위에 마련된 좌식 의자에 앉은 손님들이 눈에 들어 왔다. 이들은 하나같이 호스에 입을 갖다 대고 연기를 내뿜고 있었다. 희미한 조명 아래 희뿌연 연기가 퍼져나갔다. 영화 혹은 여행 후기에서나 보던 바로 그 물담배다. 종업원은 “제공되는 물담배에는 니코틴, 타르가 함유돼 있지 않고 향료만 들어 있어 인체에 무해하다. 연기도 부드러워 비흡연자나 담배를 처음 접하는 여성분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실내 휴게·음식점 흡연은‘불법’
건강증진법상 규제 대상이지만
지자체들, 규정조차 파악 못해
"장시간 흡연해 건강에 더 위험”

밤 9시가 넘자 가게는 더 붐볐다. 테이블에 앉은 손님들은 술잔을 앞에 두고 자연스럽게 물담배를 들이마시고 연기를 뱉었다. 칵테일 바를 찾은 김모씨(여·25)는 “물담배를 굳이 단속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유학할 때 처음 접했는데 이것도 하나의 문화이자 기호식품이다. 일반 담배와 달리 독하지 않아 부담 없이 향과 연기를 즐길 수 있다”고 예찬론을 펼쳤다.

대구에서도 물담배를 피울 수 있는 주점이 여럿 있는 것으로 영남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금연규제의 사각지대에서 영업 중이었다. 이른바 ‘후카(Hookah)’ 혹은 ‘시샤(Shisha)’로 불리는 물담배는 담뱃잎을 가열해 나온 기체를 물에 통과시킨 후 여기서 나온 연기를 호스를 통해 들이마시는 식으로 흡연한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유래해 미국·유럽 등으로 확산됐다. 국내에서도 인터넷으로 쉽게 물담배 기구를 구매할 수 있다. 일부 술집·카페 등에선 테이블에 설치해 손님에게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실내 휴게·일반음식점에서 물담배를 피우는 행위는 불법이란 점이다.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제27조의2에 따르면 물담배 역시 단속 대상에 해당한다. 영남일보는 이 칵테일 바 외에도 물담배를 메뉴에 올려놓고 판매하는 술집이 몇 군데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단속에 나서야 할 지자체는 손을 놓고 있다. 해당 규정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다 보니 대구 8개 구·군청 보건과에서 물담배와 관련해 단속한 실적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중구청 보건과 관계자는 “다른 형태의 담배는 꾸준히 단속해 왔지만 물담배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유흥업소(룸살롱·단란주점 등)는 금연구역에서 제외돼 적발이 힘들다. 그외 다른 일반음식점을 상대로 물담배를 취급하는 곳이 더 있는지 단속에 나설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물담배에 유해성분이 없다는 말에 속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성규 국가금연센터 센터장은 “니코틴이 없다는 건 판매자 측의 주장일 뿐”이라며 “실제 성분을 분석하면 적은 양이라도 니코틴, 타르 등 유해물질이 포함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물담배는 한 번에 30분에서 2시간까지 장시간 흡입하기 때문에 건강에 더 해롭다”고 경고했다.

글·사진=정우태 수습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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