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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장·스트레스가 주범…마음 편하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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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석천기자
  • 201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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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의 질 떨어뜨리는 과민성 장증후군

#1. 직장인 A씨(여·30)는 긴장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오면 복통을 동반한 설사 증세를 보이는 날이 많다. 특히 중요한 발표나 회의가 있는 날이면 어김없이 배에서 신호가 와 곤란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긴장되는 상황이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화장실이 가고 싶어지고, 일 때문에 화장실에 가지 못하는 상황이면 불안감이 커져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증상 때문에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기도 했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2. 대학생 B씨(24)는 사는 곳이 학교와 멀어 장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해 등하교하는 일이 많다. 그러나 등하굣길에 B씨를 괴롭게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다 화장실에 가고 싶어지는 증상이다. 특히 전날 술과 기름진 음식을 먹고 난 뒤에는 증상이 더 심해진다. 아침 수업이 있는 날에는 지각 걱정 때문에 중간에 내릴 수도 없어 괴로움을 참아가며 도착을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참다 참다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기도 했지만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소화기 질환 가운데 가장 흔한 증상
원인없이 복통·복부불편감 등 유발
설사·변비 등 배변습관 변화땐 의심
고지방식품 등 증상 유발 음식 금물
규칙적 식사에 적당한 운동·휴식 중요
약물치료땐 장 과민성 안정에도 효과



‘과민성 장증후군’이란 가장 흔한 소화기 질환 중 하나다. 특별한 기질적인 원인 없이 배변 양상의 변화와 이와 동반된 복통·복부 불편감을 특징으로 하는 기능성 위장관 질환이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전체 인구의 15~30%에서 발생하고, 여자가 남자보다 2배 정도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환자의 육체·정신적 고통과 함께 학업·직장·사회생활 등에 심각한 영향을 미쳐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다.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대장의 운동 이상, 감각 이상, 뇌-장관 상호작용, 감염 후 지속하는 저등급 염증, 면역체계 이상, 장내 미생물 무리의 변화, 유전적 요인, 정신 사회적 요인 등이 제시되고 있다.

◆설사·변비 등 배변습관 변화 살펴봐야

식사나 스트레스 후 복통, 복부 팽만감과 함께 설사 혹은 변비 등의 배변 습관의 변화가 있다면 과민성 장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대변을 보고 나면 복통은 대개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배변 후 잔변감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 외에도 명치가 타는 듯한 느낌의 작열감이나 복부팽만, 잦은 트림, 전신피로, 두통, 불면, 요통, 실신, 두근거림 등의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는 설사 혹은 변비가 있거나 설사와 변비를 동시에 호소한다. 그러나 심한 복통이 지속되거나 혈변이 있거나 열이 나거나 체중이 감소할 때에는 다른 심각한 장 질환 때문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이 필요하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생화학적, 구조적 이상으로 설명할 수 없으므로 혈액검사, 대장내시경검사 또는 영상학적 검사를 시행해도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과민성 장증후군의 진단은 주로 증상에 근거해 이뤄진다. 이에 따른 진단 기준으로 ‘로마 IV 진단 기준’을 이용한다. 로마 IV 진단 기준은 평균 일주일에 1회 이상의 복통이 최소 6개월 전에 시작돼 최근 3개월간 반복되며 그 복통이 △배변과 관련 △배변 횟수의 변화와 동반 △대변 형태의 변화와 동반 중 두 가지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로 진단할 수 있다.

또 진단을 위해서는 경고 증상의 유무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50세 이상에서 처음 발생한 경우, 통증과 불편감으로 잠에서 깨는 경우, 대변에서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 체중감소 혹은 빈혈이 동반된 경우, 대장암 혹은 염증성 장질환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등에서는 다른 질병의 가능성이 있어 혈액검사나 대장내시경검사, 대변검사 또는 영상학적 검사 등을 시행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급선무이다. 자신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줄일 수 있도록 생활 패턴을 바꾸고 적절한 휴식과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걷기는 장운동을 활성화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므로 산책이나 조깅 등은 좋은 치료법이 될 수 있다.

특정한 음식을 섭취한 후에 증상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증상을 유발하는 음식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지방식품·담배·커피 등은 피해야 하며, 장내에서 발효되기 쉬운 올리고당·이당·단당류 및 폴리올은 설사나 복부 팽만감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는 저포드맵(FODMAP)식이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의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과민성 장증후군의 치료는 먼저 자신의 병이 더 나쁜 병으로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하고 심리적 불안·갈등을 제거하고, 편안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식이 조절도 역시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식사하고 지나치게 과식을 하거나 자극적인 음식은 철저히 피해야 하며, 경험상 자신에게 좋지 않았던 음식도 피하는 것이 좋다. 또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적당한 운동과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민성 장증후군의 약물 치료는 장의 과민성을 떨어뜨리고 좀 더 안정된 상태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변비·설사·복통·복부 불편감 또는 복부 팽만감 등 환자가 주로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대변 완화제, 지사제 또는 장의 예민도를 떨어뜨리는 진경제 등을 사용한다.

대장 내 상주균 구성 변화로 인한 비정상적인 발효, 장내 가스 생성 등의 증가를 막기 위해 장내 세균총을 정상화시켜주는 프로바이오틱스를 사용한다. 이와 함께 소장 내 세균 과증식으로 인한 장내 가스 증가를 막기 위해 비흡수성 경구용 항생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위장관의 주요 기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수용체를 조절해 설사 혹은 변비 등의 증상을 치료하는 세로토닌 수용체 촉진제·길항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과민성 장증후군 환자의 경우 공황장애, 우울 장애 등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항우울제 또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등을 사용해 증상을 조절한다. 이와 별개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조언을 들어 정신과적인 평가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 영남대병원 김민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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