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vs 카카오’ 미래교통시장 주도권 잡기 경쟁 가속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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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11 07:44  |  수정 2019-07-11 07:45  |  발행일 2019-07-11 제21면
■ 모바일 교통·운송 ‘양강구도’
20190711

SK텔레콤과 카카오의 맞대결이 흥미롭다. 양사는 카카오가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 진출한 이후부터 꾸준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이후 내비게이션, 콜 택시 서비스 등 모바일 교통, IT 분야까지 폭넓은 경쟁을 이어오고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현재 한국의 모바일 교통·운송 시장은 사실상 SK텔레콤과 카카오의 양강 구도가 굳어진 상황"이라며 “진입 비용이 높아 타 회사들은 경쟁에 끼어들지 못하기 때문에 이 두 기업의 경쟁 결과에 따라 한 기업이 시장 주도권을 가지게 되고 IT사업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비게이션, 콜택시 서비스

내비게이션 대결에서는 SK텔레콤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국민 모두가 알고 있는 T맵이다. 2002년 네이트 드라이브로 시작해 업계를 선도한 T맵은 현재 월평균 이용자 수만 1천200만명에 달한다. ‘국민 내비’란 별명이 붙은 이유다. 최근에는 T맵에 인공지능(AI) 비서인 ‘누구’가 탑재돼 음성 인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더해져 기존 사용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보험사들과 제휴해 보험료 할인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내비’는 월 이용자 수가 700만명 수준이다. 2011년 김기사로 시작된 이 서비스는 자동차용 운영체제(OS)와 제휴를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의 카플레이와 연동해 쓸 수 있는 등 고객 선택을 받기 위해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또 2016년 이후 출시된 현대자동차 모델에도 모두 탑재됐다.


SKT, T맵 월 1천200만명 이용
콜택시 분야는 카카오가 압도적

‘T맵주차’ 위치확인·결제 한번에
‘카카오T’사후예약도 가능해져

車 소유 않고 공유 가능성 커져
길 안내·호출·주차 서비스 필수
자율주행차시대 대비 ‘대격돌’


콜택시 분야의 경쟁에서는 카카오가 SKT를 누르고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두 기업 모두 비슷한 시기에 콜택시 분야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SKT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점은 뼈아프다. 카카오택시는 2015년 3월 출시됐다. 자동 결제 기능, 고급 택시, 카카오T앱에 통합되는 등의 특징을 가졌다. 현재 카카오택시의 월평균 사용자는 1천만명에 달한다. 등록 택시 기사수 역시 23만명이다.

SKT의 T맵 택시는 2015년 4월 출시했다. 카카오택시보다 약 한 달 늦게 사업에 진출했다. 하지만 월평균 이용자 수는 100만명에 불과하다. 카카오택시 이용자 수보다 10분의 1 수준이다. 자동 결제 기능과 탑승 방향을 고려한 호출, 청각장애인을 위한 택시 기사 지원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그 효과가 미미하다. T맵 택시의 경우 등록 택시 기사 수는 19만명 수준이다.

◆주차시장서 또 맞붙은 SKT·카카오

양사는 교통·운송 분야에서 내비게이션과 콜택시 서비스로 대결을 벌인 데 이어 주차장 서비스를 놓고 또 경쟁을 펼치게 됐다.

SK텔레콤과 카카오가 교통·운송 서비스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배경에는 앞으로 도래할 자율주행차 시대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는 운전자 대신 자동차에 내장된 AI가 스스로 주행하는 차량이다. 운전자가 필요 없는 차량은 소비자에게 있어 소유의 목적이 아닌 공유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즉 자동차 역시 공유경제에 속하게 될 것이란 해석이다. 공유경제는 2008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 방식을 말한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특징인 20세기 자본주의 경제에 대비해 생겨났다. 최근에는 경기침체와 환경오염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는 사회운동으로 확대돼 쓰이고 있는 만큼 공유경제의 성장을 무시할 수 없다.

두 회사는 자율주행차 시대에 필수적인 것은 자동 길 안내(내비게이션), 호출(콜택시),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라 본다. 사용자가 자율주행차를 이용할 경우, 앱으로 호출하고 내비게이션을 통해 목적지에 도착하면 차량이 인근 주차장을 스스로 찾아가 대기하는 방식이 유지되려면 그만큼 필수요소들을 선점하는 것이 향후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는 것. 양사는 자율주행 생태계를 장악하기 위해 사용자들의 주행 이력, 호출 이력, 주차장 데이터를 가능한 한 많이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미 콜택시 운행 건수만 6억건을 돌파했고, 카카오내비를 통한 길 안내 건수는 30억건에 달한다. SK텔레콤 역시 T맵을 통해서만 작년 275㎞가 넘는 운행 데이터를 확보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9일 ‘T맵 주차’앱을 출시했다. T맵 주차는 SK텔레콤 자회사인 ADT캡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서비스로, 등록된 주차장 위치부터 주차 가능 면 수 확인, 주차권 구매, 결제까지 한 번에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한 앱을 통해 주차 시간과 예상요금 등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주자창을 ADT캡스가 관리하는 시스템을 적용해 주차장 파손, 도난 등의 걱정을 덜었다. 현재 서울과 경기도 일대 208곳, 3만1천여 면의 주차 공간을 확보했다. T맵 주차의 제휴·직영 주차장에서는 T멤버십 포인트를 활용한 10%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고, T맵 주차에 내장된 자동 결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8월31일까지 신규 가입 고객들에게 5천원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카카오는 교통 서비스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의 종합 교통 서비스 앱 ‘카카오T’를 통해 주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카카오는 2016년 주차장 예약 스타트업인 파킹스퀘어를 인수하고 2017년 10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서울과 수도권 일대 제휴 주차장 수만 1천400여 곳이다. 출시 초기에는 사전 예약만 지원했지만, 지난 3월 업데이트를 통해 사후 예약 기능, 경차·전기차 할인, 국가유공자 할인 등을 자동 적용해주는 기능도 추가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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