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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근처서도 ‘발암물질 스프레이’ 날리며 야외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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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지기자
  • 2019-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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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서구 車정비업체 대기오염 비상

자동차정비업체의 한 직원이 야외에서 자동차에 도색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다. 먼지가 짙게 깔린 공장 바닥이 눈에 띈다. 현행법상 야외에서 진행하는 도색작업은 불법이다.
지난 8일 오전 10시쯤 대구 서구 A학교 운동장. 자동차 도색 스프레이와 페인트 냄새로 가득 찼다. 대구염색산업단지(이하 염색산단) 인근에 있는 이 초등학교는 자동차 정비 공장과 울타리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다. 자동차정비 1급업체로 공장 안에 밀폐 도장 부스가 있지만, 정비 공장의 한 직원은 노출된 공간에서 스프레이를 뿌리며 도색작업을 하고 있었다. 스프레이를 뿌리자 하얀 가루가 공기 중으로 흩뿌려졌다. 이날뿐만 아니라 종종 야외에서 스프레이 작업을 한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이 학교 주변에는 여러 자동차 정비 업체들이 밀집해 있고, 이날도 이 업체를 포함한 3개 업체가 야외 도색작업을 하고 있었다.

A학교 경비원은 “경비실에 앉아있다 보면 여기까지 도색 스프레이와 페인트 냄새가 난다. 이 때문에 머리도 아프다”며 “체육시간에는 아이들도 운동장에서 활동하는데 걱정이다. 학교 측에서 이에 대해 항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학교 운동장에서 도색하는 업체

현행법상 자동차 도색·판금이 가능한 곳은 자동차정비업체(이하 1급 업체)와 소형자동차종합정비업체(이하 2급 업체)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이들 업체가 도장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관할구청에 설치신고를 하고, 오염물질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폐쇄된 도장부스 안에서 해야 한다. 또 작업시 발생하는 유해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 카센터로 불리는 자동차부분정비업체(3급 업체)는 도색·판금 작업이 금지돼 있다. 그런 만큼 외부에서 도색작업을 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자동차 정비업 허가를 위해 별도의 도장부스 등을 갖추도록 하는 이유는 도색 작업 중 불가피하게 유해물질이 배출되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해 놓은 ‘톨루엔’이 대표적이다. 또 페인트, 시너 등 휘발성유기화합물질은 벤젠 같은 유해오염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대기 중으로 배출되면 오존농도가 증가하고, 사람이 흡입하면 암, 호흡기 질환, 신경장애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사업장 내에 도장부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업의 간편성과 비용 때문에 버젓이 야외에서 도색 작업하는 업체들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도장 부스의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는 업체도 있다. 그 사이 유해 미세먼지는 공기 중으로 무단 배출된다.


‘도장 부스 미사용’ 끊이지 않아
일부 업체는 부스 열어두고 뿌려
유해물질 공기 중으로 무단배출
학교측 도색 냄새에 항의하기도

산단 인근 90여개 정비업체 몰려
지역엔 초중고·어린이집 자리해
주민 환경오염 민원 빗발치지만
관할구청 인력 핑계 단속 손놓아



대구 서구 내 1급 업체는 47개로, 염색산단 인근인 비산동에 23개, 서대구산단 인근인 이현동과 중리동에 13개와 11개 업체가 몰려있다. 2급 업체는 46개다. 이현동(30개), 중리동(8개), 비산동(6개), 상리동(2개) 등에 위치해 있다. 비산동에는 7개 초·중·고와 10개 어린이집이, 이현동에는 10개 초·중·고와 7개 어린이집이 몰려있다.

오비이락일까. 자동차 정비업체가 몰려있는 지역에 배출되는 발암물질과 유해물질량은 많다. 2014년 환경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염색산단은 전국 톨루엔 배출량(683만6천213㎏)의 6%(40만8천481㎏)나 된다. 특히 산단주변 주택실외 여름철 오염물질 측정결과 비산7동은 톨루엔 수치가 169.3㎍/㎥까지 치솟았다. 수성구의 11.4㎍/㎥보다 매우 높다.

대구시가 지난 5월 발표한 대기질 분석결과에 따르면, 서구 이현동은 대기오염 분야에선 초미세먼지(27㎍/㎥), 이산화질소(0.022ppm), 일산화탄소(0.5ppm)가 대구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또 중금속 오염도에선 납이 0.0332㎍/㎥, 카드뮴이 0.0018㎍/㎥로 대구에서 가장 높았다.

◆단속의 손길은 안 미쳐

이처럼 업체의 불법으로 학생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지만, 관할 구청의 단속은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서구청은 지역 내 자동차 정비업체들을 연초에 우수·보통 등급으로 나눠, 우수업체는 2년에 한번, 보통업체는 1년에 한번 단속하고 있다. 최근 3년간(2017~2019) 단속 내역은 고작 7건이고, 그마저도 도장 부스 등에 대한 단속은 단 1건도 없었다. 적발 내용은 △대기운영일지 허위기재·미작성 △자가측정 미이행 △환경기술인 교육 미이수 등이었고, 이마저도 경고나 과태료 처분에서 끝났고, 과태료는 최저 60만원에서 최고 200만원 선이었다.

이주한 서구의원(더불어민주당)은 “낙후 산단이 밀집한 서구의 대기질과 악취, 환경오염에 대한 민원이 빗발치고 있지만 원인을 제공하는 자동차 정비업체에 대해선 별로 언급되지 않고 있다”면서 “산단 내 학생과 주민들이 유해물질에 쉽게 노출돼 있는 만큼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구청 측은 “철저한 단속을 하려 하지만, 구청의 한정된 인력으로 24시간 내내 수많은 업체들을 감시·감독하기가 쉽지 않다”며 “시민 건강과 관련이 있는 문제인 만큼 구청이 더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업주들의 의식이 개선되는 것도 절실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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