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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정치 영향권은 점차 확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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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국건기자
  • 2019-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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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심'을 타고 총선고지에 등정하려는 세력은 세 갈래로 파악

우리공화당, 서청원 의원이 좌장인 모임, 재판 필참하는 '의리파' 모임

내년 4·15 총선 국면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과연 정치적 메시지를 던질 것인가. 문재인 대통령이 키를 쥐고 있는 박근혜 사면 여부는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박 전 대통령이 수감 상태에서도 사실상의 '옥중정치'를 하고 있을까. '박근혜 변수'는 찻잔 속 태풍일까 선거판을 뒤흔들 돌퐁일까. 선거가 다가올 수록 '박근혜 변수'의 실체와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일단은 박 전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선거에 개입하면 보수의 분열로 민주당에 어부지리를 가져다 줄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일 박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가 시작됐다면 보수진영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한국당과 당 밖의 친박세력(우리공화당 포함)이 서로를 인정하고 총선 전 합당하거나 연대를 추진하는 방안, 각자도생 후 총선 뒤 합치는 방법도 검토될 수 있다. 그런 방향 설정 전 단계는 '박근혜 옥중정치'가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절차인데, 직접 취재해본 결과는 실제상황에 가까웠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정치가 '변수'를 넘어 '상수'가 될 조짐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영남일보 DB>
최근 한 매체는 박 전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대비해 우리공화당에 영입할 인사로 약 50명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른바 '총선 영입 리스트'인 셈인데, 여기에 포함된 인사는 '친박·TK(대구경북)·박근혜 정부 시절 관료' 등으로 압축된다고 했다.
 

보도된 리스트에 오른 정치인 출신은 이병석 전 의원, 서상기 전 의원, 곽성문 전 의원, 박창달 전 의원, 김태환 전 의원이다. 관료로는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강호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있고, 여기에 강신명 전 경찰총장도 포함됐다. 이들 중엔 구속상태이거나, 피선거권이 없거나, 과거에 친이명박계로 꼽힌 인물도 있다. 다만 일부는 실제로 우리공화당의 영입제안이 있었다고 필자에게 밝혔다. 이 명단에 오른 A씨는 "50명 리스트는 조원진 대표가 데리고 오고 싶어 하는 사람과 우리공화당으로 가고 싶어 하는 사람이 섞여 있는 명단"이라고 했다. 다음은 A씨의 설명이다.
 

"박 전 대통령 성격 상 누굴 콕 찍어서 '총선에 출마 시키세요'는 안 한다. 다만 옥중의 박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하는 유영하 변호사가 조 대표 쪽에서 고른 인물들을 들고 가서, 혹은 조 대표나 우리공화당 사람들이 옥중에 편지로 보낸 인물들을 놓고 '같이 하겠다' 했을 때, 박 전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침묵만 해도 '박심'이 반영된 것 아니냐."
 

조원진 대표와 다른 채널을 통해서도 영입제안을 받았다는 박근혜 정부 출신 B씨는 "총선을 앞두고 '박심'은 분명히 있다. 유영하가 메시지를 왜곡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B씨의 설명이다.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사람을 찍어서 여기 저기 보내라곤 하지 않진 않을 거다. 대신 유영하나 조원진 대표가 총선 전략을 설명하면 '소신껏 하세요' '열심히 해 보세요' 정도 아니겠나. 유영하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를 왜곡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는데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유영하는 전문 정치인이 아니다. 위험을 무릎 쓰고 왜곡할 이유가 없다. 나중에 박 전 대통령이 알면 어찌 되려고…룖 실제로 유 변호사가 전하는 박 전 대통령 메시지가 언론에 보도되고, 그 보도 내용이 지지자들의 편지를 통해 옥중으로 들어간다. 만일 왜곡된 내용이 있었다면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를 크게 질책했을 거고, 더 이상 유 변호사가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없었을 거다.
 

그렇다면 박 전 대통령이 사실상의 옥중정치에 나선 이유는 뭘까. B씨는 "보수우파가 단합되기를 2년 동안 기다렸지만 오히려 분열되면서 그 원인을 박근혜 책임으로 다시 전가시키는 모습에 실망했지 않았겠나. 한국당 지지율도 정체상태이고 결국 한국당이 보수의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거 같다. 또 언론이 진실을 지금도 왜곡 시키는 모습에 바로 잡자는 마음도 생겼을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옥중 정치 영향권은 점차 확산 중인 걸로 취재 결과 확인됐다. 현재 '박심'을 타고 총선고지에 등정하려는 세력은 세 갈래로 파악됐다.
 

첫째, 우리공화당이다. 조원진 대표가 중심이고 홍문종 의원이 뒤늦게 가세했다. 매주 토요일 서울 중심지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며 '박근혜 대통령 석방'을 외친다. 특히 조 대표는 매주 옥중에 서신을 보내 바깥 소식을 전하고 '지시 없는 보고'를 한다. 조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을 '1호 당원'으로 모시고 총선을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공화당 당명도 박 전 대통령이 작명했다는 게 조 대표의 주장이다. 홍 의원은 "박 전 대통령 뜻에 따라 한국당에서 우리공화당으로 왔다"는 입장이다.
 

둘째, 서청원 의원이 좌장으로 있는 모임이다. 친박의 맏형이었다가 지금은 무소속인 현역 최다선(8선) 서 의원이 이끌고 이인제 전 의원, 김태호 전 의원, 김태환 전 의원, 서상기 전 의원, 노철래 전 의원이 참여한다. 서 의원은 2008년의 영광 재현을 노린다. 당시 친박계는 친이계로부터 공천학살을 당했는데, 서 의원은 낙천자를 중심으로 '친박연대'를 만들어 14명을 당선시켰다. 그 때 노철래 의원은 친박연대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이들은 최근 여의도에서 점심 모임을 가졌다. 서 의원은 이 자리에서 "범보수가 합치는데 마지막 정치생명을 걸겠다. 이번에 합치지 못하면 나라가 결딴 난다"며 각오를 다졌다고 한다. 이 모임 참석자들은 "한국당과 합치지 못하면 연합공천 방식이라도 성사시켜야 한다. 그 전제가 우리공화당을 포함해서, 한국당 밖에 나와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 세력이 몸집을 키우는 일이다. 한국당이 무시 못 할 존재가 돼야 서로 대화가 된다"는데 의견일치를 봤다고 한다.
 

대권주자였던 이인제 전 의원은 최근 "난세를 바로잡으려면 보수 세력이 결집해야 한다. 내가 이런 역할을 하겠다"며 총선 재출마를 선언했다. 김태호 전 의원은 이명박 정부 때 총리 지명자였으며 지난해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석패했지만 상당한 대중성이 있다. 김태환 전 의원은 2016년 총선 때 구미에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파행 공천 희생양이었다. 그가 재기하면 TK 보수정치의 좌장이 된다. 서상기 전 의원은 국회에서 보기 드문 실력 있는 과학자 출신이다.
 

셋째, 박 전 대통령 재판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방청한 '의리파'들의 모임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에 응할 때 변론을 했던 유영하 변호사와 김재수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서상기 전 의원, 허원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멤버다. 유 변호사는 과거 경기도에서 세 번 낙선했는데 내년 총선 때 TK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김재수 전 장관은 대구 동을(바른미래당 유승민), 서상기 전 의원은 대구북을(민주당 홍희락)을 노린다. 탄핵에 찬성하고 한국당을 떠나거나 민주당 소속인 의원을 겨냥한 '표적출마'인 셈이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정무수석인 허원재 전 의원은 부산 출마가 검토될 수 있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을 때면 재판이 끝나고 자연스럽게 어울려 얘기를 나눴다. 재판 보이콧 이후엔 월 1회 정기 모임을 갖는다.
 

이들 세 그룹은 공통점이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총선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고, 다만 보수분열은 안 되니 어떤 식으로든 총선은 한국당과 같은 편이 돼서 치러야 한다는 신념이 있고, 그러자면 한국당 밖의 친박이 몸집을 키워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다.
 

이 모임에 참석하는 C씨는 "빠른 시일 내에 가시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옥중 정치'에 대해선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박근혜의 마지막 승부수가 보수회생에 도움이 되도록 상황관리를 잘 하면 된다는 적극적 의견도 있다.
송국건 서울취재본부장 song@yeongnam.com

* 위 기사는 유튜브에서 '송국건의 혼술' 영상으로도 보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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