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 카페] 치맥페스티벌 흥행 지켜낸 ‘30억짜리 결정’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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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24 07:23  |  수정 2019-07-24 07:57  |  발행일 2019-07-24 제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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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진 대구시장 <영남일보 DB>

하마터면 밋밋할 뻔했다. ‘글로벌축제’로 도약한 대구치맥페스티벌 마지막날인 21일 두류공원에서 대형스크린을 못 볼 수도 있었다.

대구시는 지난 19일 치맥페스티벌의 메인무대인 두류공원에 설치된 대형스크린을 치울 것인지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태풍 ‘다나스’ 때문이다. 우리나라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20일 행사는 이미 취소한 상태였다.

權 시장, 마지막날 태풍 소식에
대형스크린 파손될까 철수 고심
바람 약할거란 전문가 예보 믿고
고액 배상 위험에도 용단 내려


권영진 대구시장은 속이 탔다. 치맥페스티벌의 마지막날 흥행을 위해 대형스크린이 필요했지만, 다나스의 영향으로 자칫 파손된다면 30억원을 업체에 물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의 소지를 없애려면 대형스크린을 철수하는 게 맞는 상황이었다. 권 시장은 한동안 고민하다 대구지방기상청의 전문가에게 20일 대구에 다나스의 영향이 어느 정도 미칠 것인지를 물었다. 풍속이 관건이었다. 초당 20m 이상의 바람이 분다면 대형스크린을 철수해야 한다. 기상전문가는 초당 10m 정도라는 의견을 내놨다. 그래도 알 수 없다. 예보는 예보일 뿐이다.

결정은 권 시장의 몫이었다. 권 시장은 기상전문가의 의견을 믿고 대형스크린을 그대로 놔뒀다.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보강공사’는 진행했다.

결국 대구에 심한 바람은 불지 않았고, 대형스크린도 온전했다. 치맥페스티벌 마지막날 행사도 대흥행이었다. 권 시장의 ‘판단’이 치맥페스티벌의 흥행을 도운 셈이다.

치맥페스티벌에 대한 권 시장의 ‘애정’은 일찌감치 화제였다. 권 시장은 치맥페스티벌이 개막하면서 간헐적 단식을 중단했다.

흥행을 위해 매일 행사장을 찾은 권 시장은 시민들이 권하는 맥주를 ‘시원하게’ 마셨다. 권 시장은 “시민들께서 주시는 맥주를 뿌리칠 수 없었다”며 웃었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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