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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때리기실·신발던지기 놀이 과녁까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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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미애기자
  • 2019-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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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비슬고, 교내 곳곳 기발하고 재미난 공간들

편하게 쉴 수 있는 카페 그네가 설치된 공간인 Zoo樓.
공부로 지친 머리를 잠시 쉬게 할 수 있는 ‘멍때리기실’.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도록 칠판과 디베이트 책상을 설치한 예시바룸.
쉬는 시간이나 점심·저녁 시간에 휴식할 수 있는 선베드. <대구비슬고 제공>

보통 학교를 생각하면 정해진 틀에 규격화된 공간을 떠올린다. 네모 반듯한 책상에 의자, 앞에는 칠판·교탁이 배치되어 있는 교실, 줄지어 배치된 신발장과 사물함. 좀 더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학교도 흥미로운 곳으로 바뀔 수 있을까. 지난 6일 찾은 대구 비슬고의 모습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학교의 모습과 사뭇 달랐다. 복도 곳곳에 의자, 테이블이 놓여 있었고, 복도 한 쪽에는 신발던지기 놀이를 할 수 있는 대형 과녁이 그려져 있었다. 곳곳에 보이는 공간의 이름도 독특하다. 멍때리기실, 공간 엉뚱 등이다. 최근 대구시교육청의 공간 혁신 예산이 투입되는 학교처럼 예산을 대거 투입하지는 않았지만, 학교의 자투리 공간을 적극 활용해 공간을 다양하게 만들어 나간 점이 눈에 띈다. 비슬고에 조성된 독특한 공간들을 소개한다.

고교학점제 대비해 과목·활동에 맞는 교실 조성
엑시터 아카데미·끝장토론실·매거진&뉴스룸…
공부·휴식·놀이 모든 활동 상상력 샘솟는 시너지
다른 학교보다 폭 3배 넓은 복도 선베드 설치 눈길


◆수업을 위한 공간

비슬고에서 공간을 이렇게 꾸미기 시작한 건 고교학점제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인 비슬고는 개교한 2017년부터 꾸준히 공간을 조성해왔다. 고교학점제를 하게 되면 학생들의 선택과목에 따라 교실이 달라지는데, 이를 반영해 공간을 만들었다.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면 학생들이 과목을 선택해 수업 내용과 활동에 맞는 교실공간으로 이동해서 수업해야 한다. 비슬고는 각 수업에 맞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이 공간들은 연극, 토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됐다. 12명을 수용할 수 있는 ‘엑시터 아카데미’는 미국의 사립고등학교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에서 이름을 따왔다. 원탁 테이블을 교실마다 배치한 것으로 유명해진 학교다. 비슬고의 ‘엑시터 아카데미’에도 6인용 원탁 테이블을 배치해 원탁 토론 형태의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R&E(Research & Education)실’은 자료 조사를 하고 보고서를 쓸 수 있는 공간이다.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 10대를 배치해 팀별 리서치 활동을 하는 수업을 하고 있다. ‘끝장토론실’은 비교적 넓은 교실이어서 다소 시끄러울 수 있는 토론 수업을 진행하도록 책상과 의자를 배치했다. 연극-드라마 수업실에는 무대, 간단한 조명, 연극 소품, 분장도구를 배치해 국어·영어 수업 시간에 역할극, 연극 수업을 할 수 있게 했다.

3학년 이충희 학생은 “1학년 때는 텅텅 비어있던 공간들이어서 이렇게 될 거라고 상상도 못했다. 이런 공간이 있는 학교가 드문데 우리 학교는 이런 공간이 있어 학생들이 마음대로 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재충전·휴식을 위한 공간

비슬고 학생들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교실에서만 보내지 않는다. 학교 공간에 다양한 형태의 휴식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이 공간들은 청소물품 보관 장소 등으로 활용된 자투리 공간까지 적극 활용해 만들어졌다.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멍때리기실’이다. 매트 30장을 배치해 그 위에 앉아 아무 생각없이 ‘멍 때리기’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복도 휴게 공간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햇볕이 들어오는 복도 쪽에는 해변에서 볼 법한 선베드를 설치해 쉴 수 있도록 했다. ‘공간 엉뚱’은 공간 명패마저 거꾸로 붙어있는 ‘엉뚱한’ 공간이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하고 회의할 수 있도록 4인용 그네 테이블, 2인용 시소테이블을 마련했다.

Zoo樓(루)는 마치 카페 같은 감성적인 공간으로 조성했다. 9개 종류의 동물 형태 의자를 배치하고, 카페 그네를 설치해 쉬는 시간에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복도에 평상 형태의 휴식 공간도 있다. 일반적인 학교보다 복도 폭이 3배 정도 넓다는 점을 활용했다. 평상 위에 테이블을 배치해 학생들이 집중하기 어려울 때 사용할 수 있다.

3학년 최동호 학생은 “공부에 집중하기 어려울 때 여기 나와서 공부할 수 있어서 좋다.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쉴 때 여기에 누워있기도 한다”고 말했다.

◆자기주도 학습을 위한 공간

비슬고에는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다양하게 만들어 놓았다. ‘예시바룸’은 이스라엘 도서관의 이름에서 따왔다. 이 도서관은 질문과 대답을 하며 토론하는 일명 ‘시끄러운 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이 도서관처럼 예시바룸은 자유롭게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강화유리 칠판과 디베이트용 책상을 설치해 서로 마주보고 토론하며 공부할 수 있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공부나 진로에 도움이 되는 책을 찾아볼 수 있는 공간도 조성되어 있다. 북(Book)뱅크에는 선생님들이 남은 참고서와 자습서를 모아서 비치했다. 헌 책방에는 대구시립도서관 폐기도서 1만권을 배치했다. 매거진 & 뉴스룸은 30종의 진로분야별 전문잡지와 5개 종류의 일간지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학교에서 정기구독을 하고 있어 모든 잡지가 매달 교체된다.

공간 구축 업무를 맡고 있는 비슬고 문웅열 교사는 “고교학점제 운영을 위해서는 선택과목에 따른 다양한 크기와 형태의 교실도 필요하고, 학생들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학습 지원공간도 필요하다. 학교 구성원들이 서로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아이디어를 모아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밌고 기발한 공간을 조성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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