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매각 거절한 덴마크에 “방위비 더 내라”

  • 입력 2019-08-23 07:33  |  수정 2019-08-23 07:33  |  발행일 2019-08-23 제11면
열흘앞둔 방문 취소 등 ‘화풀이’
도넘은 ‘동맹무시’행태에 비판
인도에 세계최대 아마존 사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팔지 않는다는 얘기에 2주도 남지 않은 덴마크 방문을 전격 취소하면서 동맹 무시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저녁 트윗으로 9월2∼3일로 예정돼 있던 덴마크 방문을 취소했다.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에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터무니없다’고 일축한 것을 문제 삼으며 덴마크행을 돌연 연기해버린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윗을 올리기 불과 몇시간 전에 칼라 샌즈 덴마크 주재 미국 대사는 트위터에 “덴마크는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 파트너이자 동맹, 친구"라며 미국과 덴마크 국기를 나란히 올렸다.

내부적으로 충분한 협의 없이 트럼프 대통령이 덴마크행을 취소해버렸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에도 프레데릭센 총리에게 덴마크 방문 취소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이어갔다.

그러나 애초에 남의 나라 영토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문제 삼아 열흘여밖에 남지 않는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도 넘은 동맹 무시 행태를 보인 것 아니냐는 비판도 일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도 덴마크행 취소 소식을 전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모범적동맹에 대한 무시를 보여줬다"면서 “덴마크가 작기는 하지만 아프가니스탄부터 이라크까지 미국의 변함없는 군사동맹 역할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사설에서 “스스로 부동산 거래의 달인이라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절당하는 것을 참지 못해 벌인 일"이라며 “이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부터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까지 여러 정상들은 ‘자의식 과잉’인 그가 거절을 가볍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트윗으로 “덴마크는 나토에 GDP(국내총생산)의 1.35%밖에 내지 않는다. 부유한 국가이고 2%를 내야 한다. 우리는 유럽을 보호해주는 데 28개 나토국 중 8개국만 2%를 낸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그린란드 논란’을 방위비 문제까지 확대한 셈이다. 부유한 나라로서 덴마크가 나토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해야 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으로 한국에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요구하는 논리와 같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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