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달리는 차량 앞으로 불쑥…‘킥라니’ 안전 무방비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서민지기자
  • 2019-10-12
  •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킥보드+고라니)

전동 킥보드 교통사고 갈수록 증가

11일 오후 대구시 북구 산격동 경북대 북문 근처 곳곳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는 젊은이들을 볼 수 있다. 전동 킥보드를 타고 자전거도로나 인도로 다니는 건 불법이다.
11일 오전 8시30분쯤 대구 북구 고성동의 주차차량이 밀집된 한 골목. 전동 킥보드를 탄 한 남성이 빠르게 지나갔고, 그 뒤로 한 차량이 따랐다. 출근길 회사원들은 순식간에 나타난 이 킥보드를 피하려 골목 갓길로 급히 몸을 피했다. 같은 날 오후 서구 비산동 소재 한 고등학교 앞 대로에서는 4차로를 달리는 전동 킥보드에 따라가는 뒷차가 경적을 울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차도로만 통행이 가능
최고속도 시속 25㎞ 정도…차량 흐름 방해
관련법 개정안은 2년 넘도록 국회 계류 중
대구시는 안전사고 방지 조례제정 뒷짐만


전동 킥보드를 이용하는 시민이 늘어나면서 ‘킥라니’(고라니처럼 불쑥 튀어나와 도로를 위협하는 전동 킥보드)로 인한 안전사고도 함께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관계 당국의 대책은 미비하다는 지적이다.

전동 킥보드는 도로에서도, 인도에서도 마냥 환영받지 못하는 신세다. 현행법상 전동 킥보드는 차도로만 통행해야 하지만, 도로 위 운전자들은 갑자기 출몰하는 전동 킥보드에 대한 공포를 호소하고 있고, 최고 속도가 시속 25㎞ 정도여서 도로 위 차량 흐름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 인도나 자전거도로로 다니는 것은 불법이지만, 차도로 다니기 불편하다며 버젓이 인도나 자전거도로를 지나다니는 운전자도 많아지고 있다. 이소정씨(여·26·동구 봉무동)는 “지난 달 동대구역 부근 내리막 인도에서 이어폰을 끼고 걷다가,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킥보드로 심장이 철렁했다”라며 “운전자 역시 상황을 예상 못한 듯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전했다.

삼성화재 부설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삼성화재에 접수된 전동 킥보드와 차량간 교통사고는 총 488건이다. 이 중 2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중상해를 입었다. 특히 최근 이용자가 증가해 지난해는 2016년보다 사고가 5배 급증했다. 2016년 사고 접수는 49건, 피해 금액은 1천835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엔 사고 258건, 피해금액 8천888만원 등으로 증가세를 보인 것.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접수된 건도 123건으로 지난해 동기간 72건에 비해 약 71% 높아졌다.

상황이 이렇지만 관계 당국의 대처는 미흡하다. 현재 국회에는 전동 킥보드의 자전거도로 주행 이용과 속도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2017년 6월부터 2년 넘게 계류 중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전동 킥보드로부터 시민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11일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전동 킥보드 등 1인용 이동수단과 관련한 안전사고 예방 조례가 추진될 예정이다. 조례안에는 부산시가 개인형 이동수단 이용자 안전과 편의를 위한 시책을 개발하고, 이용 여건을 개선하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대구시와 8개 구·군은 뒷짐만 지고 있다. 전동 킥보드 대수나 교통사고 건수 등에 대해 파악한 자료도 없는 실정이다. 조례 제정은 언감생심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전동 킥보드에 대한 모법(母法)이 없다. 부산에서는 선제적으로 조례를 제정하려 하지만, 사실 내용상으로 명확한 부분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토부 관련 용역이 올해 중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고, 국회에서도 의안 발의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기준안이 마련되면 대구시도 조례 제정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구청 관계자는 “구에서도 조례제정을 추진하지 못하고 있지만, 얼마 전 대구시로부터 전동 킥보드와 관련한 공문을 전달받았다. 법적 규정이 미비한 상태이니 무리한 단속보다는 계도를 진행하자는 내용”이라며 “이에 10월 한달간, 구·군마다 교통과 직원들이 몇몇 장소에서 계도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글·사진=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