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도신공항 꼼수, 적극 대응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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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11-06   |  발행일 2019-11-06 제31면   |  수정 2020-09-08

어제(5일) 총리실 주관으로 열린 김해신공항 검증회의를 앞두고 부산에서 또다시 왜곡된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의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위한 꼼수는 집요하다. 비슷한 여론조사는 얼마 전에도 공개됐다. 부울경의 의도는 명백하다. 어떻게 해서든 현 정부 하에서 김해공항 확장안을 무력화시키고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확정짓겠다는 것이다. 이들의 가덕도신공항 공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부울경의 반복된 공세에 대구경북은 사실상 무대응을 해왔다. “저들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전혀 없다”면서 무시전략을 펴왔다. 그러나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하다간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 부울경이 끈질기게 진실을 호도하는 여론을 형성하다 보면 총선 승리가 급한 현 정부가 의외의 결정을 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부산의 시민단체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사실왜곡이 얼마나 교묘한 가를 알 수 있다. 대구경북민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73.4%가 대구경북 통합신공항과 동남권(영남권) 관문공항의 ‘동시건설’에 찬성한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통합신공항이 추진된다면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을 반대할 이유가 없고, 이미 결정된 사안이더라도 오류가 있으면 바로잡아야 한다는 응답도 각각 절반 정도 나왔다. 가덕도신공항이라는 표현을 숨기고 동남권 관문공항으로 위장하면서 이 같은 결과를 도출해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질문을 형평성과 공정성의 시각으로 유도해 원하는 답변을 얻은 측면이 강하다. ‘동시 건설’이라는 형평성과 ‘오류를 바로잡는다’는 공정성의 심리를 악용해, 통합신공항과 동남권 관문공항의 장단점을 자세하게 알지 못하는 대구경북 지역민들을 속여 원하는 답변을 유도한 것이다. 이런 장난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대구경북도 단호한 대책이 필요하다. 물렁하게 있다간 뒤통수를 맞고 뼈저리게 후회할 날이 올지 모른다. 우선 검증이 끝난 김해공항 확장안의 재검증을 반대하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하고도 강력하게 표명해야 한다. 대구경북 주민들에게 가덕도신공항이 들어서면 통합신공항이든 대구공항이든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도 널리 알려야 한다. 규모가 엄청나게 큰 가덕도신공항이 들어서면 국제선 취항은 가덕도신공항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대구경북의 공항기능은 유명무실하게 된다. 대구경북의 단체장과 정치인들이 계속 원론적 대응으로 일관한다면 저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특단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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