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적 믿음은 뇌진화의 부산물”

  • 김봉규
  • |
  • 입력 2019-12-07   |  발행일 2019-12-07 제16면   |  수정 2019-12-07
뇌의 진화, 신의 출현
E. 풀러 토리 지음/ 유나영 옮김/ 갈마바람/456쪽/ 1만9천원
“종교적 믿음은 뇌진화의 부산물”

인류를 신과 종교의 세계로 이끈 인간 뇌의 진화 흔적을 탐구하고 있다. 세계의 많은 종교와 신화는 하나님 또는 신들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가르친다. 반면에 무신론자, 인본주의자, 유물론자는 종교가 인간의 발명품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신학을 뒤집으려 한다.

이 궁극적인 질문에 대해 저자는 최신 신경과학 연구를 통해 얻은 통찰력으로 놀라운 답을 제시한다. 신이 인간의 뇌에서 생겨났으며, 종교적인 믿음은 뇌 진화의 부산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뇌가 다섯 차례의 특수한 인지 발달을 거치는 과정, 그에 따른 결과로 신이 출현하는 과정을 밀도 있게 보여준다. 초기 인류의 두개골 연구부터 고고학 유물 연구, 인간과 영장류의 사후 뇌 연구, 살아 있는 인간과 영장류의 뇌 영상 연구, 아동 발달 연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융합·분석해 뇌의 진화가 신의 출현으로 이어지는 여정으로 안내한다.

정신의학 전문가로 오랜 세월 뇌를 연구해온 저자는 200만 년 전의 호모하빌리스로부터 시작해 호모에렉투스, 옛 호모사피엔스, 초기 호모사피엔스, 그리고 현생 호모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초기 인류의 뇌가 진화하면서 인지 및 행동의 변화가 발생하고, 결국 신이 출현하는 과정들을 흥미진진하게 추적한다.

자기 자신조차 인식하지 못하던 인간이 자아를 인식하고, 타인의 존재를 인식하고, 타인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생각하고, 나아가 과거의 기억으로부터 미래를 계획하는 인지능력을 획득해나가는 여정을 좇아가다 보면, 인간 뇌의 진화에 대해 경외감마저 느끼게 된다.

김봉규기자 bgkim@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