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대박? 우리에겐 아직 먼 미래일 뿐”

  • 이창남 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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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8   |  발행일 2014-11-28 제20면   |  수정 2014-11-28
훈련과 연습경기서 검증받아야 괌·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합류
구자욱·정인욱·박민규 등 1군 진입 치열한 경쟁 치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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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경산볼파크 실내연습장에서 삼성 2군 선수들이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FA요? 꿈같은 이야기죠.”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에 대한 원소속 구단과의 협상 마감일인 지난 26일 오전. 프로야구 삼성의 2군 경기장인 경산시 진량읍 경산볼파크에선 삼성 2군 선수단 30여명이 코칭스태프의 지도에 따라 포지션별로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1군 선수단은 내년 1월 시무식까지 달콤한 휴가에 들어갔지만, 이들은 ‘내일의 스타’를 꿈꾸며 연일 그라운드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FA 대상이 된 선배들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은 부러움 그 자체였다. 같은 팀 선배인 조동찬과 윤성환, 안지만은 이날 구단과 협상을 통해 수십억원의 계약금을 손에 거머쥐었다.

◆치열한 내부 경쟁 뚫어야

신인들은 평균 연봉이 5천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그나마 2군에서 살아남아 1군에 올라오더라도 뚜렷한 성적을 내야 다음 해 연봉 고과에 반영된다.

이들은 팀에 언제까지 잔류할 수 있을지 지금으로선 기약할 수 없다. 오로지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팀이 승리하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를 해야 감독 등 코칭스태프로부터 인정받을 수 있다.

이들에게 FA는 부러움 그 자체다. 무엇보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뚫어야 한다. 포스트시즌이 끝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지금이 더없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훈련과 연습경기를 통해 기량을 검증받아야만 내년 1~2월 괌이나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합류 명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전지 훈련에 다녀온 선수는 또다시 내년 3월 2군(퓨처스)리그 경기에 출전해 실력을 검증받아야 한다. 우선 2군에서 맹활약을 펼쳐야 비로소 1군 경기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삼성은 프런트뿐만 아니라 선수들에게도 엄격한 잣대로 신상필벌의 원칙을 적용한다. 지난 9월 중견수 정형식이 음주 교통사고를 내고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최강 구단의 프로 선수로서 품위를 지키지 못했다는 책임을 엄격하게 물은 것이다.

삼성 프런트 관계자는 “고교 졸업 후 최고의 성적으로 입단하는 신고 선수나 대졸 선수 모두 삼성에선 실력을 인정받아야 1군 출전 기회를 얻는다”면서 “FA 대상자가 되기 위해선 피나는 노력과 철저한 자기 관리, 꾸준한 성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직한 노력에 자기 믿음이 관건

삼성에 등록된 선수는 모두 98명. 투수 41명, 포수 12명, 내야수 26명, 외야수 19명이다. 여기에 25명의 코칭스태프까지 더하면 소속 인원은 120명이 넘는다. 안정적인 팀전력 유지를 위해 삼성은 군입대 요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올해 김헌곤과 이수민, 정현이 상무에 입대한다. 안규현과 이현동, 정병곤은 경찰청에 합격했다. 빠진 자원은 다시 만기제대하는 선수로 채워진다. 상무 구자욱과 정인욱, 경찰청 임진우와 우병걸, 박민규, 공익요원 황수범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내년 시즌 1~2군을 오가며 팀의 통합 5연패 달성에 힘을 보탠다.

실내연습장 상단에 걸린 플래카드에는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선수들의 타격 훈련을 지도하던 김종훈 코치는 “내가 선수 생활을 하던 15년 전부터 내 머리와 마음속에 깊이 각인됐던 문구”라며 “삼성에서 1군과 2군 구분은 무의미하다. 우직하게 실력과 멘탈을 키운다면 1군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라며 2군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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