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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가족의 행복은 안전한 일터에서부터
지난 한 해 1천494명의 가족이 일터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안전보건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9월 산업재해 발생인원은 10만1천538명, 사망자는 1천494명으로 집계되었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약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산업재해는 발생하고 있다.최근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 50인 미만의 기업 확대 적용이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5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2년간의 시행 유예가 종료되면서, 지난 1월27일부터는 50인 미만 기업도 중처법의 적용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법률적인 제재를 넘어서 안전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기회로 받아들여져야 한다.안전문화란 단순히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과 조직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그것이 일상화되어 생활 속의 모든 영역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전기공사 분야의 경우, 협력회사 대부분이 근로자 50인 미만 기업으로 중처법 적용 대상이 되면서 안전문화 정착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한국전력 대구본부에서는 최근 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해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고용노동부 대구지방노동청 및 안전보건공단 대구광역본부 등 유관기관과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전기공사 협력회사(대구·경북지역) 89개사 대표와 함께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기고, 기본과 원칙을 엄격히 준수하며 소통과 공감을 통해 안전사고 예방에 힘쓰겠다는 다짐과 실천을 담은 'SAFETY WAY 실천 결의'를 시행하였다. 이 결의는 전기공사 분야의 안전문화 내재화의 일환으로, 모든 구성원이 안전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더불어 전기공사 협력회사는 작업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의 사례를 공유하고 그에 따른 대응책을 함께 논의하는 안전 관련 회의체를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처럼 전기공사 분야의 종사자들이 노력하고 있는 안전문화 정착에는 국민들의 참여와 이해가 수반된다. 전기공사에는 작업자의 소중한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전 후 작업'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전 후 작업'이란 일정 시간 전기공급을 중단한 상태에서 감전의 위험 없이 전력설비 공사를 수행하는 것이다. 정전 후 작업을 하게 되면 현장의 작업자는 안전할 수 있지만, 이 시간 동안 전기사용자는 정전이라는 불편을 겪게 된다. 한국전력에서는 국민들이 겪을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전 후 작업 예정일 7일 전에 미리 일정을 고지하고 있으며 작업 전후 SMS 안내로 고객이 충분히 정전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짧게는 몇 분, 길게는 몇 시간의 불편한 시간은 누군가의 아버지나 아들을 지키기 위한 안전한 일터를 만드는 시간이다. 누군가의 소중한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다시 한번 국민들의 넓은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 조경준 〈한국전력 대구본부 안전재난부 대리〉조경준 (한국전력 대구본부 안전재난부 대리)
[기고] 헌혈에 나서자
학생들의 긴 겨울방학, 겨울 추위 등으로 인해 매년 1~2월은 '헌혈보릿고개'를 겪는다. 이러한 현상은 '혈액 수급 위기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적혈구제제 3일 미만인 '주의' 수준으로 적정재고량인 5일 미만인 상황이 특정 시기에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1~2월 동안 대한적십자사 대구경북혈액원은 공군제11전투비행단, 해병1사단, 신천지 위아원, SK스페셜티, 안동성소병원, 영주시 등 민·관과 함께 혈액 수급난을 해소하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현재 대구경북 지역 일일 혈액보유현황(2월19일 0시 기준)은 전체 3.9일이며, 특히 A형과 O형의 혈액 보유량은 각각 3.0일, 2.5일로 혈액 수급이 절실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 기업, 공공기관 등 우리 모두가 혈액 수급의 위기의식을 갖고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헌혈은 헌혈자와 수혈자를 잇는 생명의 끈이다. 사고나 수술로 인한 과다 출혈을 겪거나 백혈병이나 혈우병 등의 혈액 질환을 앓는 이들은 수혈만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인공장기들이 만들어져 생명 유지에 사용되고 있으나, 현재는 혈액을 인공적으로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헌혈은 우리 몸을 더욱 건강하게 유지시켜준다. 그 이유는 혈액검사에 따른 건강체크, 암 발병률 저하 및 원활한 혈액순환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헌혈의집을 찾아 헌혈하기 전에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맥박, 혈압, 헤모글로빈 수치 등의 검사이다. 이는 자신의 건강을 정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헌혈도 건강해야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헌혈 전 실시하는 혈액검사를 계기로 건강의 적신호를 신속하게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그리고 미국의 의학 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정기적 헌혈은 혈행(血行)에 도움이 되어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뇌졸중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심지어 암 발병률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우리 몸은 체중의 7~8%가 혈액이며, 그중 10% 정도는 예비 혈액이다. 가령 65㎏ 체중의 경우 몸속에 약 5천㏄ 정도의 혈액이 있으며 그중 약 500㏄ 정도는 예비 혈액이기 때문에 400㏄의 전혈 헌혈은 헌혈자의 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디지털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몇 해 전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이 최적의 수를 찾아내서 인간을 이기는 모습을 확인했다. 가게에서 주문은 이미 점원이 아닌 키오스크로 대체됐고, 공공기관에 들어섰을 때 로봇이 민원을 안내하고, 식당에서 로봇의 음식물 서빙도 익숙해졌다. 이렇듯 앞으로 인공지능은 더 넓은 분야에서 보다 많은 것들을 대체해서 더욱 효율적이고, 합리적으로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 갈 것이다.하지만 "효율성이 높을수록 살기 좋은 사회인가"라는 물음에 "그렇다"라고 답을 하기에는 왠지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효율성만이 강조된 사회는 자칫 '비인간적'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AI만큼 효율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무엇이 우리를 인간이게 하는지 늘 돌아보고 성찰해야만 할 것이다. 헌혈의 동참은 다른 생명을 살리고 나의 건강을 지킴과 동시에 이웃사랑, 나아가 인류애를 실현하는 첫걸음이 될지도 모른다. 헌혈에 나서자! 박종원 (대구경북혈액원 헌혈홍보위원·텐진중의약대학 의학박사)박종원 (대구경북혈액원 헌혈홍보위원·텐진중의약대학 의학박사)
[기고] 무역통계와 경북 수출의 재도약
지난 1월 발표된 경북의 2023년 수출실적은 전년 대비 12.4% 감소한 410억6천만달러다. 17개 광역지자체 중 수출실적 순위로는 8위다. 경북 수출은 2000년대 초반 전기·전자와 철강 수출에 힘입어 전국 3위에 세 번이나 올랐고 줄곧 상위권을 유지해 왔다. 지난해 11월까지 수출실적 발표에서도 경북은 변함없이 6위였고 연말 실적 또한 상위권 달성이 확실해 보였다. 그랬던 경북 수출에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무역통계는 우리 기업이 물품을 수출입 통관할 때 지역 세관에 제출하는 신고서류에 기재된 정보를 토대로 집계된다. 정부는 이 집계를 토대로 매월 수출입 실적의 잠정치, 확정치를 발표한다. 한국무역협회는 대외무역법에 수출입 실적증명기관으로 지정돼 정부로부터 무역통계정보를 제공 받아 여러 방면에서 활용하고 있다. 실적증명은 물론 수출의욕 고취를 위한 수출의 탑 포상, 글로벌 시장 동향 분석, 공급망 대응 등 연구활동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전까지의 무역통계를 분석해 다음 해 실적을 예측하기도 한다. 그만큼 무역통계는 숫자 그 이상의 엄청난 정보와 의미를 담고 있다.지자체별 수출실적은 제품의 제조장소를 기준으로 집계된다. 예를 들어 수출물품의 제조자가 A 지역에 있고 이를 실제 수출한 수출(대행)자는 B 지역에 있다 해도 이 물품의 지자체별 수출실적은 A 지역으로 집계된다. 수출자가 수출신고를 잘못한 경우 정정신고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간혹 무역통계 홈페이지에서 몇 개월 전 확인했던 수치가 어느 날 갑자기 바뀌어 있는 경우가 있다. 이는 정정신고된 내용이 반영됐기 때문이다.경북지역의 지난해 11월까지 수출은 426억달러였다. 그 시점 철강은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지역 전체 수출에서 18.7%의 비중을 차지하며 여전히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경북의 지난해 연간 수출은 12월 실적이 반영되면 468억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12월 실적이 최종 집계되었던 지난 1월 중순, 경악을 금치 못하는 연간 수출실적이 발표됐다. 410억6천만달러. 이는 11월까지의 실적(426억달러)보다 낮은 숫자였다. 경북의 1~11월 월별 수출액을 꼼꼼히 확인해 보니 기존 확인됐던 실적 보다 매월 약 5억달러씩 빠져 있었다. 결국 연간 수출실적은 예상치보다 무려 57억달러나 적었다.지자체와 세관 그리고 해당 제조기업에 수차례 문의하고 확인한 결과, 수출대행을 맡아오던 협력사에서 지난 12월 수출 정정신고를 했다고 한다. 이 기업의 생산공장은 경북과 다른 지역, 이렇게 두 곳에 있는데 다른 지역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경북으로 신고했다고 한다. 무려 1년간이나 제조지역을 잘못 기재해 왔던 것. 이러한 정정신고가 반영돼 경북의 지난해 연간수출액은 410억6천만달러로 재집계됐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글로벌 교역량 확대와 IT 수요 회복으로 반도체, 평판디스플레이, 컴퓨터 등 전기·전자제품 수출이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경북 주력 수출상품의 성장이 크게 기대되는 부분이다. 불과 한 달여 전, 경북 수출기업 100여 명과 여러 기관이 모인 자리에서 '2024년 경북 수출 500억 달러 달성'을 외쳤다. 하지만 경북의 지난해 수출실적 정정으로 어쩔 수 없이 올해 수출목표는 '450억달러'로 재설정이 필요해 보인다. 수출목표는 하향 조정될 수밖에 없지만, 경북 기업인들의 수출 의지는 꺾일 수 없다. 다시 한마음 한뜻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해 힘껏 달려 나가길 응원한다.권오영〈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권오영〈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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