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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의 세계식문화산책]〈끝〉유목민과 채소
지구촌에는 다양한 유목민이 많았다. 그들은 중앙아시아, 중동, 몽골, 북아프리카 사막 지대 등에 대규모로 이동하며 살았다. 인류사에서 최대의 제국을 건설한 몽골 제국의 주인공도 유목민들이었다. 세계사를 통째로 바꾼 그들은 오늘날까지도 여러 음식 문화에 영향을 끼쳤다. 몽골 제국이 아랍, 지금의 이라크 땅에서 들여온 소주도 한국인의 식문화를 좌우했다. 육상 실크로드 역사도, 동서양 음식도 유목민들과 관련이 깊다. 어디든 새로 돋아나는 초지를 찾아서 이동을 하던 그들은 대부분 육식 생활을 즐겼다. 20세기에 들어 유목민 사회에 놀라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다양한 채소를 즐기며 식생활이 바뀌고 있다. 그러자 평균 수명도 늘고 있다. 고려인으로 불리는 한국계 우즈베키스탄 사람들은 정착 생활이 낯선 유목민들에게 농업을 전수했다.목축하며 육식했던 몽골·아랍인현대 들어선 각종 성인병 시달려K푸드 나물 즐기자 수명 10년 증가전쟁통 '초근목피' 연명하던 음식이젠 인류 건강 지키는 구원투수우즈베키스탄에도 농업과 목축업을 겸한 농축산업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는 단순 농업이 아니라 30만평 규모의 스마트팜 농업도 하고 있다. 대부분 유목 민족이었던 중앙아시아 사람들, 그들은 양고기, 염소고기 등 소비층이 넓다. 현지인들은 말고기도 즐긴다. 유럽 일부 지역이나 중국에서 살고 있는 유목민과 중앙아시아 사람들은 평소 채소와 말고기도 고루 먹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판매하는 전통식 말고기 요리는 짜다. 양고기보다 질긴 느낌이다. 한국에서는 제주도에 가면 말고기를 쉽게 시식할 수 있다. 말은 한반도 어디에서든 귀하게 대접을 받았던 동물이다. 고려시대에 대단히 인기 있는 수출 품목이었다. 그러니 일반인은 말고기를 먹을 기회도 없었다. 오늘날에도 한국의 일반적인 식당에서는 말고기를 쉽게 먹지 못한다. 그러나 양고기는 전국적으로 고루 퍼졌다. 전통적으로 유목민들이 즐긴 말고기, 양고기가 농업국이나 선진국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몽골 초원을 달리던 유목민들이 말고기나 양고기 등을 말려두었다가 끓는 물에 넣어 먹던 음식에서 유래한 샤부샤부, 이 또한 유목민들의 식생활에서 탄생된 문화이다. 오늘날 샤부샤부는 전 세계에 퍼져 있는 특별한 요리이다. 21세기에는 정착해서 농업을 하는 유목민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 생산 종류도 늘었고 한국형 스마트 농법도 도입해 대규모로 수십만 평씩 농업을 하는 이들도 생겼다. 채소 재배가 가능하자 오이나 토마토, 기타 채소를 1년 내내 생산하고 공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몽골의 경우만 해도 한류 바람으로 상추나 다른 채소들, 김치 소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났다. 비만 인구가 서서히 줄어들었고 수명이 10년쯤 늘기 시작했다. 한식의 매력이 몽골이나 다른 유목민 나라에서도 잘 통한다. 매운 음식이나 기타 다양한 한국 음식이 유목민들의 식생활에 녹아들고 있다. 그들은 한국 라면도 좋아한다. 유목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해산물 제품도 앞으로 주목할 일이다. 유목민 사회에서조차 김이나 다시마, 미역 같은 한국산 해산물이 식재료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고려시대 제주 탐라목장은 대표적인 말 생산지였다. '사람은 서울로 말은 제주도로'라는 말이 전국적으로 유행한 시절도 있다. 그러나 21세기가 되자 모두 옛이야기가 되었다. 사람들이나 말의 이동이 자유롭고 음식도 지구촌 왕래가 활발하다. 유목민으로서 말을 타던 이들이 이제 말 대신 승용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고 세상을 오간다. 우리가 말고기, 양고기를 먹는가 하면 그들도 김치와 채소, 김밥을 먹는다. 유목민이 고기를 쌈장을 찍어 상추에 싸서 먹는 시대이다. 한식이 지구촌 이웃들의 평균 수명도 늘린다. 오늘날 세계 인구는 80억명 이상 늘었다. 기아로 허덕이는 이들도 많고 5초에 1명씩 굶주림과 질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비만으로 고생하는 환자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유목민들은 과거와 달리 움직임이 대폭 줄었다. 그리고 밤늦게 먹고 잔다. 고스란히 뱃살로 간다. 그래서 체중이 100㎏ 넘는 이들이 나라마다 수두룩하다. 음식이 달거나 짜거나 기름지다. 그런 이들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을 달고 산다. 놀라운 것은 한국인과 비교해 평균 수명이 20년쯤 차이가 난다. 이는 매우 심각한 일이다. 전 세계 어딜 가도 한국처럼 각종 나물 문화가 발달한 나라가 없다. 과거 전쟁 등으로 한국인이 먹고살 것도 없던 시절에 산과 들에서 자라는 대부분의 식물 이파리는 먹거리였다. 사계절이 있어서 긴 겨울날과 봄까지 먹고살 길이 없었다. 여름과 가을에 온갖 식물의 잎을 따서 말리고 쪄서 저장했던 한국인, 과거 한국인의 식생활은 빈곤의 상징과도 같았다. 오죽하면 '초근목피(草根木皮)'라는 말까지 생겼을까? 한국은 오랜 세월 불교 문화권이었다. 그러다 보니 채식 위주의 담백한 절밥도 발달했다. 베트남, 캄보디아 불교 승려들은 고기를 먹고 술도 즐긴다. 그러나 한국의 사찰 음식은 채식 위주였다. 사찰식과 일반적인 한식이 건강한 음식이라는 인식이 생겼고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불과 30년 전 이런 세상이 오리라는 건 상상도 못했다.비만은 단지 외모, 날씬하면 보기가 좋고 뚱뚱하면 보기 싫다의 문제가 아니다. 매우 비만인 사람의 경우 돌연사가 오기도 한다. 외국만 그런 게 아니라 한국도 돌연사가 늘어난다. 나이가 많지 않은 이들 중에도 갑자기 쓰러져서 사망하는 경우가 꽤 있다. 비만은 혈관에도 치명타이다. 다양한 사례의 돌연사가 언론에 보도되지 않을 뿐이다. 지구촌 비만 문제를 해결할 지름길이 한식에 있다. 한식이 세계화되면 인류의 행복에도 기여하게 된다. 온갖 성인병을 예방할 수 있다. 짜고 기름지고 단 음식을 즐기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게다가 가공식품과 인스턴트 식품이 늘고 있다. 입에서 맛있는 음식이 과하면 모두 지방으로 쌓이고 과도한 내장 지방 등은 생명을 위협한다. 식생활이 건강과 삶, 생활의 질을 좌우한다. 이는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맨발 걷기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이탈리아나 지중해 주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토마토와 오이, 올리브를 즐긴다. 당연히 그 지역에는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21세기 들어 지중해식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렇다고 발효 음식 최강국인 한국의 전통음식과 나물 반찬을 따라갈 수 없다. 어느 여성이 나물 사업으로 대박을 터트린 건 유명하다. 그만큼 사람들이 건강을 중시하고 있다는 의미다.인간에게 의식주는 중요하다. 집은 크기가 작아도 살 수 있고 옷은 많지 않으면 깨끗이 입으면 된다. 그러나 음식은 날마다 먹지 않으면 살지 못한다. 지구촌 한류열풍에 한식도 들어가 있다. 한식이야말로 지구를 구하는 구원 투수가 될 분야다. 세상의 어떤 성공이나 부귀영화보다 건강한 삶이 가장 멋지게 성공하는 것 아닐까?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는 말은 전혀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식이 건강식이라는 사실이 그저 자랑스럽다. 로컬 AI블루테크 크리에이터육식생활을 즐긴 유목민 사회에서 최근 나물 등의 한식이 유행하면서 평균 수명이 늘고 있다. 위부터 유목민의 음식인 샤부샤부, 한식인 채소쌈과 다시마 부각.이연실(체리) 로컬 AI블루테크 크리에이터
2024.05.17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전세계 홀리는 'K-라면' (1)'꿀꿀이죽' 충격이 만든 라면, 이젠 전세계 홀리는 K-푸드
지난해 12월, BGF리테일은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KT&G 상상마당에 라면을 직접 제조해 먹을 수 있는 CU 편의점을 열었다. 일명 '라면 라이브러리'로 불리는 이곳은 외국 관광객을 포함해 2030세대가 몰려 북새통을 이룬다.유럽의 지붕, 만년설이 쌓인 스위스 융프라우산 정상에서 자주 보이는 라면이 있다. 농심 '신라면'의 컵라면이다. 한국인은 익숙한 냄새에, 외국인들은 매콤한 맛에 끌려 현지 매점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신라면 컵라면은 이제 융프라우 관광객에게 필수 먹거리가 됐다.구독자 590만명이 넘는 유튜버 '영국남자'는 한국 문화에 대한 콘텐츠를 다루는 영국인 유튜버다. 2014년 삼양의 '불닭볶음면'을 먹는 런던 사람들의 반응을 편집한 영상을 올렸는데, 외국 소비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 1천125만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했다.한국인에게 간식이면서 주식 같은 음식. 라면의 매력은 대단하다. 간편하고 싼데 맛까지 있다. 그래서 꾸준한 사랑을 받는 음식 중 하나다. 2022년 한국인의 연간 평균 라면 소비량은 77개라고 한다. 한 달에 평균 6개는 먹는 셈이다.한때 라면은 몸에 나쁜 음식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제 소비자들의 수요 증가로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져 나쁜 이미지로만 보이지 않는다.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좋은 재료와 영양소를 강조하는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비건 라면인 애터미의 '감자라면'이 그 예다. 매운 음식 열풍으로 맵다고 유명한 삼양의 불닭볶음면에서 더 매워진 '핵불닭볶음면'도 나와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 초기엔 '이걸 누가 먹나' 하는 소비자들의 궁금증이 있었지만, 이제는 '매운맛 덕후'면 너도나도 한 번씩 도전하고 있다.이런 라면은 중국에서 일본,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건너왔다. 한국에선 1963년 삼양식품이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해 '치킨라면'을 선보이면서 시작됐다. 기존에 라면은 주로 한국과 일본에서 소비되는 음식으로 여겨졌다.하지만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K-푸드인 라면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K-라면은 미국, 유럽, 중동, 남미 등 여러 지역 편의점, 슈퍼마켓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액은 22억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라면 수출이 큰 폭으로 늘었다. 라면 수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30.1% 증가해 2억740만달러로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 농심의 대표 제품인 신라면의 경우 2021년 처음으로 해외 매출(5천억원)이 국내 매출(4천3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기준 신라면 국내 매출은 5천억원(41%), 해외 매출은 7천100억원(59%)에 달한다.국내 식품기업들의 '라면 경쟁'은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세계 각지를 사로잡기 위해서다. K-라면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을 방증한다. 이에 이번 위클리포유에서는 K-라면이 이토록 성장하기까지의 역사와 그 주역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라면을 먹으면서 읽으면 재미는 배가 될 듯하다.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최은지기자
2024.04.19
[체리의 세계식문화산책] 인류의 못 말리는 꿀사랑
8천년 전에도 인간은 꿀을 먹었다. 스페인이나 프랑스 등 벽화에도 꿀 채집 그림이 남아 있다. 이집트의 경우 식용, 약용, 미용 목적으로 꿀이 쓰였다. 성경에도 꿀 이야기가 여러 번 언급된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이 나온다. 물론 상징적인 의미다. 장수하는 이들의 특징 중 하나가 꿀을 즐겨 먹는다는 사실이다. 지구촌에서 꿀을 싫어하는 이가 거의 없다. 심지어 동물들도 야생꿀을 찾아서 돌아다닌다. 입술이 퉁퉁 붓도록 꿀을 먹는다. 꿀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만큼 인간의 꿀 사랑이 지극하다. 그래서 사랑하는 이를 '허니'라고 할까? 매일 아침 눈을 뜨면 따끈한 물에 꿀을 한 수저 타서 마시면 좋다.대량생산 하려고 설탕물 먹이고화학물질 사용 가짜꿀도 만들어세계 각지 꿀벌 30~40% 사라져농작물 70%는 꿀벌수분에 의존이제라도 생태환경 관심 가져야 네팔의 경우 석청이 유명하다. 밧줄을 타고 높은 바위에까지 올라가 꿀을 채집한다. 거의 목숨을 걸고 거대한 벌집을 따게 된다. 워낙 알려져서 한국인도 선호하지만 국내 반입은 금지된다. 그런데도 현지에 가면 석청을 파는 장사꾼들도 있다. 하지만 석청은 그리 많이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한국 식당을 운영하는 한국인이 고국에서 온 손님들한테 "이건 석청입니다. 제가 땄어요." 그럴 수가 없다. 석청은 약성이 강해서 심하면 사망하거나 어떤 이들은 2박3일간 잠에 취한다.캄보디아산 꿀도 유명하다. 목청이다. 열대지방이고 꽃도 여러 종류 많이 피는 지방이라 밀림에서 사람이 나무에 올라가 벌집을 딴다. 높은 나무일 경우 목숨을 거는 작업이 될 것이다. 나무 위에만 있는 게 아니다. 벌은 나무 뿌리 부근의 빈 공간에도 벌집을 지어놓고 꿀을 모은다. 인간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벌들이 모아놓은 꿀을 그냥 두지 않는다. 한국인 어느 사업가가 목청을 들여와 비즈니스를 한다. 예쁜 도자기 용기에 담아서 백화점에 판매하고 있다.인도나 중동 문화권에서는 꿀 관련 습관이 있다. 아기들이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의 입술에 꿀을 발라준다. "너의 인생이 이 꿀처럼 달콤하기를 바란다"는 사랑스러운 말도 해준다. 그러나 사람이 살다 보면 소태가 쓰다 한들 어디 인간의 삶보다 더 쓰랴? 사람이 산다는 게 고해의 바다를 헤엄치는 것과 같고 바위를 손톱으로 매달리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나? 인생의 꿀을 따느냐 하면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갔을 때 한국인은 꿀을 사 온다. 그곳 꿀은 예외 없이 진품이다. 현지인에 의하면 설탕이 야생꿀보다 더 귀하고 비싸서 도저히 가짜 꿀을 만들 수가 없단다. 청정지역이고 또 품질이 뛰어나서 두바이나 중동의 유명 백화점으로 수출된다.역사 속 유명 인사 시바의 여왕이 자신의 애인에게 선물한 것으로도 이름난 예멘 꿀도 인기이다. 예멘인들은 꿀을 신성시한다. 뉴질랜드의 마누카꿀이나 캐나다산 꿀도 세계적으로 소비가 늘어난다. 벌이 얼마나 중요한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을 읽어보면 실감 난다. 벌이 있어야 지구촌에서 여러 과일도 열린다. 프랑스 파리 시내 꽃나무에서 벌들이 보였다. 그러나 도시에서 벌이 점점 사라져가는 시대다. 이는 대한민국 인구 소멸보다 더 위험한 신호다.자연은 완벽한 조물주의 명작이다. 그중 꿀은 건강식품이자 약이다. 꿀이 얼마나 좋으면 인류의 3대 대표 종교 경전에도 나올까? 성경, 코란, 불경에 꿀이 언급되어 있다. 오래 두어도 썩지 않는 게 바로 꿀이다. 꿀은 신께 드리는 예물로도 쓰인다. 외국에서는 결혼 선물로도 인기다. 부유층은 아기를 목욕시킬 때 전신 꿀 마사지를 시켜준다.자연꿀을 찾던 이들이 이제 양봉을 대규모로 한다. 설탕물을 먹여 벌을 키우는가 하면 화학 물질로 가짜꿀도 만들어낸다. 무엇이든 자연이 주는 선물이 최고다. 벌의 입장에서야 인간은 천적이다. 그들이 부지런히 따서 모으는 꿀을 인간은 보이는 대로 약탈해 가기 때문이다. 사람은 꿀이든 무엇이든 자연의 혜택으로 생존이 가능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꿀벌 집단이 갑자기 사라지는 군집붕괴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꿀벌의 30~40%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심각한 식량 위기를 불러올 징조다.꿀벌이 전 세계 식량자원의 70%를 수정해서 결실을 보게 한다. 대부분의 농작물이 꿀벌의 수분에 의존하고 있다는 말이다. 만약 꿀벌이 멸종하게 된다면 심각한 식량자원 감소로 인류는 아사의 위기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인류 생존과 생태계 균형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벌이 더 사라지지 않도록 기후변화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꿀은 한 단어이다. 언제나 달콤하고 인간을 유혹하는 말이다. 그러나 '꿀' 글자 두 개가 겹치는 '꿀꿀하다'는 기분이 별로라는 뜻이다. 셋이 되면 돼지가 밥 달라고 신호를 보내는 '꿀꿀꿀'이 된다. 외국인들은 한국어를 배울 때 이렇게 같은 단어의 반복으로 전혀 다른 뜻이 되는 걸 보며 아주 재미 있어 한다. 꿀처럼 변하지 않는 것도 드물다. 꿀 같은 신뢰, 그러니 꿀 같은 우정이라는 문장도 가능하겠다.대한민국의 경우 지리산 토종꿀이 인기이다. DMZ에서도 청정꿀이 생산된다. 인간의 발걸음이 금지된 구역에서는 자연이 스스로 회복해 동식물의 낙원이 되었다. 작은 생명체인 꿀벌만 봐도 인류의 미래가 보인다. 자연을 너무 무분별하게 개발하고 농약을 쓰며 훼손하고 있으니 지구촌 꿀벌도 견딜 수가 없겠다. 미래에도 인류의 수는 늘고 식량난은 더 가중될 것 같아 마음이 꿀꿀하다.로컬 AI블루테크 크리에이터〈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수현기자이연실(체리) 로컬 AI블루테크 크리에이터네팔 석청을 따내는 모습.
2024.03.29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탄력받는 정부의 의료 개혁…남은 숙제는 전공의 복귀와 의사 설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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