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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 "한복 입고 또 오고 싶어요!" 대구어린이세상, 설맞이 다양한 행사 운영
지난 9일 시작된 민족의 대명절 설 연휴 기간 동안, 대구어린이세상이 다양한 설맞이 행사를 진행해 호응을 얻었다.한복을 입은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놀이가 가능한 공간인 꿈누리관을 무료로 개방했다. 행사 참여자에게는 간식이 들어있는 복주머니와 청룡 캔들을 나누어 주었다. 설날 당일을 제외한 행사 기간 3일 동안 2천500명이 넘는 관람객이 대구어린이세상을 찾았으며 준비했던 400여 개의 행사 기념품이 모두 소진되었다.이번 행사는 설을 맞이하여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내방하는 가족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물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이번 행사를 담당한 대구어린이세상 기획홍보팀 이인선(28) 사원은 1층 안내 데스크에서 내방객들에게 행사 참여를 유도하면서, 행사의 진행 상황을 살폈다.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던 행사 중 하나인 '새해 소원 만들기'에서는 아이들의 새해 소망을 엿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소원을 적은 사과 모양과 나뭇잎 모양의 쪽지를 준비된 나무 그림에 붙였다. 쪽지에는 "어린이 세상에 또 오고 싶어요" "유치원 적응 잘 하게 해주세요" 등 아이들의 진솔함이 담긴 글들이 적혀있었다.올해가 청룡의 해인 만큼 어린이세상 입구에 청룡 캐릭터가 들어간 포토존도 설치되었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게시한 참여자들에게는 청룡 캐릭터가 들어간 기념품이 증정되었다. 관람객 김희세(42) 씨는 "아침에 부모님께 새해 인사를 드리고 함께 어디 갈지 고민하다가 마침 어린이세상 설맞이 행사를 알게 되었다"며 "한복을 입은 두 딸이 선물도 받고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1983년 개관하여 38년 동안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 운영해온 어린이회관은 3년여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지난해 6월 '대구어린이세상'이라는 이름으로 재개관했다. 아들 내외 및 손주와 함께 어린이 세상을 찾은 한 어르신 관람객은 "아들이 지금 손자 나이일 때 한 번 오고 정말 오랜만에 왔다. 지나간 세월만큼이나 새롭게 바뀐 게 많다"고 말했다. 대구어린이세상에는 4가지 영역의 체험 공간(아기꿈, 자연, 사회, 시간탐험대)을 마련해 기존의 단순한 전시 위주 공간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두뇌와 오감을 자극하며 신체활동을 할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재탄생하였다. 이 밖에도 특별 강좌와 기획공연·전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이인선 담당자는 "온 가족이 한복을 입고 방문해 아이들과 다정하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기획한 보람을 얻었다"면서 "이번 행사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어린이세상에서 아이들이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글·사진=이원욱 시민기자 judge520@naver.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지난 설 명절 기간, 대구어린이세상을 찾은 한 아이가 설맞이 행사로 준비된 나무그림에 자신의 새해 소망을 적은 쪽지를 붙이고 있다.
2024.02.20
[동네뉴스] 사용 후 관리되지 않은 전동 퀵보드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어릴 적 몸에 밴 습관은 늙어서 고치기 힘들다는 뜻이다.물질 만능 시대에 살다 보니 아이들이 학교에서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가지 않아서 엄청나게 많은 물건이 쌓여 있는 현장을 본 적이 있다. 물건에 대한 소중함을 모르고 생활하면서 필요하면 새로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아이들이 연필, 공책 등 학용품 살 돈이 없어서 힘들게 일해서 돈 버는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이야기다.개인적인 물건도 아껴 쓰고 소중함을 알아야 하겠지만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것도 소중하게 여기는 정신을 길렀으면 한다. 대구 시내 여기저기에 아무 데나 두고 간 전통 퀵보드 등 개인용 이동장치들. 사람들이 오가는 길에 넘어져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워 바로 세워보니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누군가 이용했으면 시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잘 세워두면 다음 사람들이 이용하는 데 좋고 지나는 사람들의 불편도 덜할 것이다. 필요해서 요긴하게 탔을텐데, 사용 후 도로나 인도 블록에 팽개쳐둔 것을 보면 그 처리에 아쉬움이 남는다.우리의 의식이 달라져야 한다. 성인들이 공중도덕을 잘 지켜 모범을 보여주어야 자라나는 세대가 본받고 따른다. '내가 사용한 것은 내가 책임지자'는 것을 명심하고 공중도덕을 잘 지켜나가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 세 살 버릇 백 세까지 가지 않을까 걱정이다.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대구 거리 곳곳에 이용한 후 무질서하게 놓아둔 전동 퀵보드 등 개인용 이동장치가 행인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다.
[동네뉴스] 어르신 위한 공연 재능 기부로…박언휘슈바이처사랑나눔봉사단
"봉사는 내 마음을 남에게 선물하는 것이다."박언휘슈바이처사랑나눔봉사단(단장 진대식, 이하 봉사단)은 순수 재능기부봉사단이자 종합예술단이다. 장구, 색소폰 등 동서양 악기연주와 가요, 민요, 시 낭송, 품바, 마술, 밸리댄스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다. 170여 명의 회원은 50~70대로 자영업자, 회사원, 미용사, 가수, 학원장 등 나이와 직업이 다양하다.봉사단은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을 위해 주간보호센터, 요양원과 복지관을 찾아 매월 정기공연과 경로잔치, 장애인 칠·팔순잔치, 생신 잔치 등 효 자선 공연 등을 펼치고 있다. 매년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 2·28기념공원, 동성로 야외무대, 수성못 상화동산 무대 등에서 '박언휘 원장과 함께하는 생명 살리기 콘서트'를 개최한다. 봉사단은 재능기부뿐만 아니라 사회복지관 무료급식, 농촌 일손 돕기에도 힘을 보탠다.노래 강사와 고고장구 회원으로 활동하는 정세라(56) 씨는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는 시설의 어르신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움직이는 것을 싫어하는 어르신들도 이 시간 만큼은 함께 춤 추고 노래 부르며 신나게 즐기는데 그분들의 환한 미소가 기쁨을 준다"고 말했다.봉사단이 설립된 배경은 아주 특이하다. 2018년 12월3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구시에서 진행하는 제야의 종 타종행사에서 박언휘 박언휘종합내과 원장과 진대식(가요작사가·지역축제 사회자) 단장이 처음으로 만났다. 자원봉사 관련 대화를 나누던 중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 봉사단을 결성하자는 의견을 모았다. 이에 봉사단은 20년 이상 남다른 이웃사랑을 펼친 박언휘슈바이처나눔재단에 소속된 봉사단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2019년 10월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발대식을 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진 단장은 '대구사랑예술인봉사단' 단장으로 40여 년간 봉사활동의 경험과 지역축제 사회 및 레크리에이션 기획 등의 경험을 바탕으로 봉사단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박 원장은 봉사단의 이사장으로 기획 등의 업무를 관리하고 진 단장은 회원 관리를 담당한다. 회원의 규모가 큰 만큼 평소엔 분야별 소모임으로 회원 간에 소통하며 일 년에 2~3회 회원 모두가 만나 친목의 시간을 가진다.박 원장은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하다. 매년 1억 원 상당의 독감백신을 대구·경북 노인복지시설에 기부하고 농촌지역 무료 진료, 사회복지단체 의료봉사 등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진 단장은 "모든 장르를 다 소화할 수 있을 만큼 두꺼운 회원층이 장점이다. 위문 공연은 회원들이 서로 소통해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봉사가 필요한 곳에는 언제든지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박언휘슈바이처사랑나눔봉사단이 생명나눔음악회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동네뉴스] 전설의 고향, 대구 달서구 도원동 수밭골
대구 달서구에는 기이한 전설을 지닌 마을이 있다. 월광수변공원 상류에 자리한 달서구 도원동 수밭골이다. 500년 내력의 수밭골은 세월만큼이나 많은 전설이 전한다. 청룡과 배방우 전설이 대표적이다.수밭골은 비슬산 북쪽 지맥인 청룡산과 삼필봉 사이에 자리한 남북으로 길쭉한 골짜기 마을이다. 청룡산 서편 수밭골에는 두 가지 청룡 전설이 있다. 하나는 청룡이 승천했다는 청룡못 전설이다. 전설 속 청룡못은 지금의 월광수변공원 내 도원지다. 도원지는 청룡못·수밭못·우리제·우리못 등으로도 불린다. 다른 하나는 청룡굴 전설로 인근 달비골 황룡굴 전설과 연관된다. 수용인 달비골 황룡과 암용인 수밭골 청룡이 청룡굴에 함께 있다가 벼락을 맞았다는 전설이다. 또 청룡산에 살던 이무기 네 마리가 승천을 앞두고 서로 다투다 청룡굴 이무기만 승천했다는 전설도 전한다.배방우(배바위) 전설은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흔히 접할 수 있는 전설로 '노아의 방주'를 연상케 한다. 아주 먼 옛날 큰 홍수로 세상이 모두 물에 잠겼다. 이때 청룡산 정상 배방우에 배를 묶었다는 것이다. 배방우는 모양이 상여를 닮아 상여바위라고도 한다.수밭골에는 인근 달비골 쌀바위(석샘) 전설과 유사한 부처바위 전설도 있다. 바위 구멍에서 쌀이 나왔는데 욕심을 내 구멍을 찔렀더니 더는 쌀이 나오지 않고 물만 나왔다는 전설이다. 수변공원 주차장 잔디밭에 놓여 있는 두 개의 거북바위도 전설이 깃들어 있다. 할배바위·할매바위·천황바위라고도 하는데 지금도 정월보름날 이곳에서 마을 제사를 올린다.수밭골은 약 500년 전 박씨 성을 지닌 선비가 처음 개척한 마을이며 밀양박씨, 고령김씨 집성촌이다. 마을에는 지금도 두 성씨 재실인 도원재(밀양박씨)와 방해재(고령김씨)가 남아 있다. 수밭이란 이름은 숲이 울창해 '숲밭'이라 한 것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현재 수밭골은 달서구를 대표하는 수변공원이자 먹거리촌으로 변모했다.하지만 옛 수밭골 모습을 그대로 지닌 공간도 있다. 수령 400년 느티나무 몇 그루가 서 있는 마을 당산이다. 지금도 정월보름이면 이곳에서 마을 제사가 행해진다. 주민들은 매년 봄이면 느티나무 잎을 보며 한 해 농사를 점친다. 나무 전체에 잎이 동시에 나오면 풍년, 그렇지 않으면 흉년이라고 한다. 300년 내력을 가진 도원동 상엿집에서도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주차장 남쪽 끝 등산로 초입에 있는 상엿집으로 2016년 보수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수밭골에는 기시니골, 꽃밭동산, 도시락샘, 맷돌바위, 벌바우골, 시부렁만댕이, 위티재, 제비골짝, 쪽박샘, 토끼재 등 정감 어린 옛 지명도 많이 전한다.글·사진=송은석 시민기자 3169179@hanmail.net※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네 그루 느티나무 고목으로 이뤄진 수밭골 당산나무.2016년 보수한 도원동 상엿집.
[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알레르기와 확증편향
딸아이와 2년 2개월을 함께한 반려동물 햄스터가 하늘나라로 갔다.설 연휴 일주일 앞두고 벌어진 일이다. 2년 전 딸은 우울하다면서 햄스터 키우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했으며 키우는 장소를 딸의 방으로 지정해주며 어쩔 수 없이 허락했다.딸이 햄스터를 키운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0년전 초등학교 다닐 무렵 햄스터와 비슷한 종인 팬더마우스 17마리를 3년 가까이 키웠다. 그 당시에 우리 부부는 팬더마우스의 뒤치다꺼리를 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허락했다. 처음부터 17마리를 키우게 된 것은 아니고 암놈 한 마리만 키우다가 너무 외로워한다며 수놈과 짝을 맞춰주면서 일이 커졌다.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딸은 좁은 장소에 갇혀 지내는 팬더마우스를 차례로 데리고 나가 놀이터나 주변 공원을 산책시키기도 했다. 분변 냄새로 가족들이 괴로워하는 일이 없도록 청소도 열심히 했다.야행성인 그들이 밤에는 번번이 탈출했는데 우리 부부는 그들의 집을 고쳐 줄 수도 있지만 자는 딸을 깨워서 꼭 찾도록 했다. 딸에게 그렇게 매정하게 굴었던 것은 햄스터 키우는 일을 포기하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래도 딸은 잠이 덜 깬 눈을 비벼가면서 햄스터를 찾아서 넣어놓고 소란을 일으켜 죄송하다는 사과까지 했다. 그렇게 그들은 어린 주인의 보호 아래 대부분 천수를 누리고 세상을 떠났다.딸의 어릴적 꿈은 수의사였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에는 생명과학이라는 방과후 수업시간에 받은 병아리를 베란다에 울타리를 쳐놓고 중닭이 될때까지 키웠다. 안방 베란다 쪽에서 키워서 침대에 누워 있으면 닭똥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때는 딸이 어리기도 했고 갑자기 키우기 시작한 터라 우리 부부의 손길이 필요했다. 또한 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모로서 이 정도 희생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딸은 병아리에게 자신의 밥도 나누어주고 하루에 한번씩 꼭 산책을 시킬 정도로 지극정성으로 보살폈다. 그러던 어느날 온가족이 여행을 다녀와보니 그 닭이 울타리를 넘어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한 난을 초토화한 웃지 못할 일도 벌어졌었다.딸의 뜨거운 동물사랑에 비해 우리 집에는 고양이나 개를 단 한번도 키운 적이 없었다. 우리 부부가 동물을 좋아하지 않는 탓도 있지만 오빠가 알레르기 비염을 앓고 있다는 핑계로 단호히 거절했다. 아들이 대학 졸업 후 대전에 자리를 잡자 딸아이는 바로 햄스터를 키웠다. 아들은 두어 달 한번씩 집에 오는데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어김없이 코를 훌쩍이고 두통이 심해 늘 열차시간을 앞당겨 집을 떠나곤 했다. 하지만 이번 명절에는 아들이 아무런 증상이 없어서 우리 부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주워 담을 수 없는 실언을 하고 말았다. "어머! 햄스터가 없으니 오빠가 알레르기 증상도 없어졌네!". 온 힘을 다해 슬픔을 참고 있을 딸의 면전에서. 어떤 변명도 오히려 구차했다.사실 아들의 알레르기가 동물의 털 때문이라는 증거는 없다. 정황상 그렇게 믿어왔다. 다른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이번 명절에 내려온 아들은 몇개월간 인스턴트 음식을 끊고 철저한 식단조절과 운동으로 7kg 감량에 성공해 '컨디션 최상'이라고 했다.진정림 시민기자 trueforest@naver.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진정림 시민기자
[동네뉴스]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 만들 것" 탈시설장애인당 대구시당 출범
대구에 탈시설장애인당이 출범했다. 지난 3일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를 중심으로 지역 장애인단체·시민단체 인사 100여명이 결성한 탈시설장애인당 대구시당이 대구 반월당역 14번 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탈시설장애인당은 장애인 인권운동 네트워크로 이슈·현안 발굴과 개선을 위한 움직임을 갖는다.탈시설장애인당은 '장애인도 시민으로 이동하는 시대'라는 슬로건 아래에 △정당(政黨)이 아닌 정당(正當) △정당(正當)한 장애인 권리를 실현하는 정당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권리를 추구하는 정당 △차별없는 지역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정당을 추구한다. 장애인 당사자는 물론 가족, 시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캠페인을 주도한다.이들은 기자회견에서 지역 장애인들의 권리보장을 위해 △발달장애인이 존엄한 사회로 이동 △여성장애인을 존중하는 사회로 이동 △모든 시민을 위한 자유로운 이동 △교육의 기회가 평등한 사회로 이동 △장애인 노동을 배제하지 않는 사회로 이동 △사각지대 없는 건강 사회로 이동 △지역사회에서 함께 사는 사회로 이동 △장애인 차별이 사라지는 사회로 이동 △국제 인권 규범을 이행하는 국가로 이동 △OECD 평균 수준의 권리예산으로 이동을 촉구했다.4·10 총선 대구지역 후보로 나선 탈시설 장애인 임재원(남구) 씨는 "시설에서의 13년이란 시간은 자신의 존재가 지워지는 시간이었다"며 "불편한 존재로 여겨지며 살아가는 모든 장애인의 권리를 위해 캠페인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박명애 탈시설장애인당 대구시당 대표는 "그동안 여러 선거와 정치사회에서 우리는 외면받고 차별을 받았다. 이번 활동으로 우리의 현실과 정당한 권리를 알리겠다"며 창당 의미를 전했다.이준희 시민기자 ljoonh1125@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탈시설장애인당 대구시당이 지난 3일 출범했다.
2024.02.13
[동네뉴스] 장애와 암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선 차현자 작가
장애와 암을 극복하고 사진과 그림 작업을 해온 차현자(68, 대구 동구 각산동)씨가 3월 18일부터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개인전을 연다.최근 차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암 치료 경과가 호전되면서 꾸준히 작업해온 작품을 선보인다는 소식을 전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힘이 느껴졌다. 반가움에 실제 만나보니 지난해 청각장애·폐암 4기에도 추상화에 도전하는 모습을 취재(영남일보 2023년 3월 22일 24면 보도)할때 보다 얼굴빛이 좋고 활기차 보였다.차씨는 10여년 전 인생에서 큰 어려움에 처했을때 사진을 시작했다. 2014년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이 됐다. 사진으로 삶의 고단함을 이겨내던 차에 2020년 귀에 이상이 생기면서 청각장애가 왔다. 2022년에는 폐암 선고를 받았다. 다행히 항암치료제가 잘 맞아 회복이 빨랐다. 지난해 만났을 땐 머리카락이 다 빠진 모습이었는데 그동안 머리가 길어 두 번이나 잘랐다고 자랑한다. 현재의 커트 머리가 잘 어울렸다.그는 매일 1km 정도 걷기운동을 하면서 바깥세상과 소통한다. 상대방과 대화할 경우 스마트폰에 말소리가 인식돼 소통이 바로 가능했다. 하루 두 번 강아지 산책을 시키면서 아파트 주변의 사계절 변화를 촬영해 포토샵으로 작품을 완성한다.암 투병하면서 그림(추상)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작업하면서 버린 물감이 한 드럼 정도는 됐을 거라는 그의 말에서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의 강한 집념이 느껴졌다.차씨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사랑을 가지고 기도해준 덕분"이라며 "새 삶을 찾게 되어 행복하다"고 했다.글·사진=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암을 이겨내고 다시 작품 활동 중인 차현자씨가 집에서 오는 3월 예정인 전시를 위한 작업을 하고 있다.
[동네뉴스] 애마와의 이별
20여년 전, 쌍둥이 남매인 우리 아이들이 8살 초등학교 1학년때 승용차를 사서 지금까지 타다가 며칠 전에 다른 사람에게 팔았다. 그동안 깊이 정이 들었던 자동차인지라, 마치 살아 있는 생물인 것처럼 마음이 짠했다. 세월의 흔적이 더덕더덕 묻은 티가 났지만 막상 보내니 정성들여 키운 반려동물처럼 느껴졌다. 요즘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자동차가 나오고, 사람들도 자동차를 생활용품쯤으로 여기기 때문에 나와는 자동차에 대한 애착이 조금 다를 수 있다.가장으로서 처음 가족차를 가졌을 당시, 정말 행복했다. 오랫동안 함께한 나의 동반자인 차번호 1682는 우리 가족들이 전국 가고 싶은 곳을 함께 다니는 등 많은 추억을 가진 분신이나 다름없다.가족과 희로애락을 같이 하고 많은 추억을 공유하면서 지내온 애정이 가는 존재였다. 딸이 고등학교 3년 동안 야간자습할 때면 늦은 밤 깜깜한 교문에 마중 나가는 등 공부 뒷바라지도 함께 했다. 늘 나와 동행한 고마운 동반자였다.20여년 동안 28만4천300㎞를 달린 나의 애마 NF소나타 LPG는 서울과 부산 간 거리 420㎞를 677번이나 달린 셈이다. 30만㎞ 가까이 달렸지만 여전히 쌩쌩하다. 다른 사람을 만난 나의 애마가 그 집에서도 사랑받는 존재가 되고, 그들 가족의 안전한 여행과 생활을 함께하길 바란다.한마디 덧붙이고 싶다. 요즘 사람들은 자동차를 너무 빨리 교체하는 것 같다. 아직도 멀쩡하게 잘 달리는 차를 팔고 새 차를 사는 경향이 적지 않다. 자동차 기술이 발달하면서 웬만한 자동차는 수십만 ㎞를 달려도 아무런 이상이 없다. 무작정 자동차를 바꾸려고만 하지 말고 평소에 꼼꼼히 정비해서 오랫동안 함께 하는 동반자로 만들어 보길 권한다.글·사진=채건기 시민기자 ken4975@daum.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20여년을 우리 가족의 발이 되어 전국 곳곳을 함께 다닌 우리 집 애마와 최근 작별을 했다.
[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저출생 극복에 국가, 사회, 가정이 함께 나서야
22대 총선을 앞두고 각 당의 저출생 대책과 출산 지원금에 대한 공약이 눈길을 끈다. 합계출산율 0.7로 세계에서 아이를 가장 적게 낳는 나라, 둘만 나아도 다자녀 가구가 되어 버렸으니 당연한 일인 듯하다. 여야 모두 저출생 위기 상황을 지적하며 공약을 발표했다. 국가소멸 우려까지 언급하며 시급히 풀어야할 당면 과제라고 했다. 아이를 낳으면 육아휴직을 바로 보장하고, 휴직 급여를 60만 원 올리고, 아빠도 한 달 유급휴가를 의무적으로 주겠다고 한다. 또 아이가 아프거나 긴급한 상황에서도 돌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1년에 5일은 유급으로 자녀 돌봄 휴가를 만들겠다고 했다. 시차근무와 단축근무를 포함한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중소기업이 육아휴직으로 대체인력을 채용하면 지원금도 160만 원까지 지급하겠다고 한다. 모든 신혼부부에게 10년 만기 1억 원 대출을 해주고, 자녀가 둘이면 5천만 원, 3명이면 전액 탕감하겠다고 한다. 2자녀 이상 낳으면 분양 전환의 공공임대 주택을 제공하고, 자녀들이 자산을 만들 수 있도록 아동수당과 자립펀드 등 1인당 최대 1억 원을 지원하겠다고 한다. 저출생을 맡을 주무 부처가 필요하다는 데도 여야가 생각을 같이했다. 이런 공약들이 이루어져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다면 좋겠다. 청년들이 살기 힘든 세상이다. 취업난에 시달리고 서울에서는 방 한 칸 마련하기도 힘들다. 결혼을 포기하고, 아이를 낳으려 하지 않는다. 서울엔 둥지가 없고, 지방엔 먹이가 없는데 어떤 정신 나간 새가 짝짓기를 하고 알을 낳겠냐는 말에 공감이 간다. 지난해 추석 무렵 딸이 출산을 했다. 결혼한 지 2년 만에 순산을 했고 육아휴직을 하며 아이를 기르고 있다. 다행히 딸은 육아를 힘들어하면서도 즐겁게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휴직기간이 끝나고 직장으로 복귀하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첫 손자를 얻은 우리 부부도 더없이 기뻤다. 주변에서도 아이가 귀한 세상에 할머니가 된 것을 모두 축하해 주었지만 고생문이 열렸다며 걱정하는 눈치다. 손자 돌보느라 힘들겠다고도 한다. 적당히 선을 그으라고 충고마저 한다. 이기적인 마음이 슬며시 자리하며 은근히 걱정이 앞선다. 베이비부머 세대로 불리는 우리의 어린 시절을 생각해 본다. 집집마다 너댓은 기본이고 여덟 명이 넘는 형제자매가 한집에서 자랐다. 조부모와 함께 대가족이 사는 집도 많았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손자손녀를 돌보는 것은 물론 먼저 태어난 언니 오빠가 동생을 돌보기도 했다. 핵가족이 되면서 육아는 부부의 몫이 되었다. 대부분 맞벌이 부부라서 경제적 문제에다 시간적 여유마저 없다. 주변을 살펴보니 할머니 할아버지가 가까운 곳으로 이사해 출퇴근하며 아이를 돌보기도 하고, 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도 하고, 아이 돌봄 지원을 받기도 하지만 그마저 상황이 안 되는 가정이 많아 안타깝다. 젊은이들이 마음 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국가와 사회와 가정이 함께 노력해서 풀어야 할 문제다. "딸아, 힘들 때는 구원 요청을 하렴. 도울 수 있을 때 힘을 보탤게." 할머니 할아버지도 이런 마음가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천윤자 시민기자 kscyj8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천윤자 시민기자
[동네뉴스] 윤재정·조지은씨 부부에게 선물 같은 넷째 찾아오다
윤재정(52·대구 동구)·조지은(42) 부부는 지난해 11월13일 셋째 딸 아현(3개월)을 출산했다. 첫째 선현 (여·19), 둘째 정현(여·16), 셋째 준서(남·12)에 이은 네 번째 자녀다.이들 부부가 넷째를 출산하기까지는 갖가지 일이 많았다. 조씨는 친구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일찍 결혼했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임신을 했고 태어난 아이가 첫돌이던 해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서울의 한 구청에서 근무했다. 둘째를 임신하면서 대구로 직장을 옮겼다. 둘째는 여덟 살까지 친정어머니가 돌봤고 셋째도 태어났다. 둘째가 아홉 살이 되면서 가족은 한집에서 살게 되었다. 요즘 보기 드문 대가족이다.직장인, 아내, 세 자녀의 엄마로 1인 3역의 조씨는 하루가 정신없이 지나갔다.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역할이다. 선현이 고3이던 지난해 조씨는 계획에 없던 넷째를 임신했다. 아이를 좋아하는 부부는 선물이라 여기며 낳기로 했다. 임신 소식을 들은 친정어머니가 한사코 말렸다. "아이가 3명이나 있고 윤 서방 나이가 쉰이 넘었는데 힘든 일을 자처하느냐"고 성화였다. 출산예정일이 수능 날짜와도 비슷해 고 3인 첫째도 예민해져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수험생에 집중하는 보통 가족들과 달리 모든 것을 임신한 태아에 맞추어서 계획하고 준비를 한 탓이다. 11월13일 수능을 3일 앞두고 넷째가 건강하게 태어났다.아이를 출산한 산부인과 병원 원장은 "넷째 출산아는 내 손으로 처음 받아봤다. 그것도 40대 초반의 나이에 자연분만이라 참으로 대단하다"고 말했다.출산을 반대하던 친정어머니는 막상 태어난 아이를 보더니 엄청나게 좋아하며 잠시도 아이한테서 눈을 떼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산후조리까지 자처했다. 서운함을 드러냈던 첫째도 막내 아현을 보면서 그 마음이 눈 녹듯 사라졌다. 삼 남매가 10분씩 아기를 돌봐줘도 30분이 지나간다. 모유를 수유하는지라 엄마의 젖을 물고 잠이 든 아현을 바라보면 또 다른 행복이 밀려온다."잠은 잘 자나? 혼자 힘들어서 우짜노." 손녀가 보고 싶고 도움이 필요한 건 알지만 도와줄 형편이 못 되니 시어머니가 걱정되어 전화로 근황을 묻는다. 울산에 거주하는 조씨의 시어머니는 100세인 시할머니와 암 수술을 한 시아버지(78)의 병시중을 하는 처지라 마음뿐이다. 그래서 "저희는 알아서 잘하고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마시라"며 도움의 손을 전혀 내밀지 않는다.조씨는 "넷째를 낳으면 애국자다"라는 말이 달갑게 들리지 않는다. 여성은 출산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이 염려되어 출산을 미루기도 한다. 반면 출산을 선택하면 많은 것을 내려놓는다. 남편은 "가정이 먼저고 우리의 아이가 우선이다. 승진 좀 늦다고 애달파 하지 마라"며 위로한다. 대구시에서 여자 공무원이 넷째를 출산한 것은 거의 사례를 찾기 힘들다. 조씨 부부는 "다섯째도 찾아오면 낳을 생각"이라며 환하게 웃는다.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윤재정·조지은씨 부부가 아들 준서군, 딸 정현·선현양, 막내딸 아현양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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