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김연창<대구시 경제부시장>

  • 입력 2013-03-25   |  발행일 2013-03-25 제3면   |  수정 2013-03-25
히든챔피언 육성 대구 좋은 여건
중견기업 발돋움…일자리도 늘 것

‘히든 챔피언’의 저자이자 런던비즈니스스쿨 교수인 헤르만 지몬은 “한 국가의 수출은 소수의 대기업에 의해 결정된다는 통념과 반대로 수출능력이 뛰어난 중간 규모의 회사(히든 챔피언)가 많아야 증대한다”며 “독일이 세계 수출 1위국 지위를 2002~2008년 7년간 차지한 데는 1천개가 넘는 히든 챔피언의 역할이 컸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성공사례는 우리 사회 및 경제에 많은 시사점을 주는데, 한국 경제는 1960년대 이후 대기업 주도의 수출성장으로 외형적인 수출은 늘었지만 대기업이 일본 등 해외에서 부품·소재를 수입하면서 대기업 수출 증대가 국내 중소기업들의 부품소재 수요 증가로 이어지지 않아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는 소수 대기업의 의존도를 완화하고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2010년부터 한국형 히든 챔피언 양성을 목표로 중견기업 육성정책을 추진하게 되었다. 특히 세계적인 전문 중견기업 300개 육성을 위해 ‘World-Class 300’ 프로젝트를 추진, 선정기업에 대해 R&D, 전문인력, 자금, 해외마케팅 지원 등을 패키지로 지원하고 있다.

대구는 World-Class 300 선정기업 67개 중 8개 기업이 포함되었으며, 특히 작년에 6대 광역시 중 대구가 5개로 가장 많이 선정됐다. 이는 중소기업이 99.9%인 경제구조와 지역의 ‘스타기업 육성사업’의 성공적인 정착으로 인해 중소기업을 졸업하고 중견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강소기업이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대구는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견인할 중견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모델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갖고 있어, 대구시는 지역 내 중견기업 육성과 역외 중견기업 유치 정책을 병행하는 ‘Two-Track’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먼저 지역 내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기존 스타기업 지원제도를 보다 확대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월드스타기업 육성사업’을 추진, 올해부터 시작해 2022년까지 총 50개 중견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강소 스타기업이 월드스타기업으로 도약하고 월드스타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컨설팅, 자금, 인력 등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함으로써 지역경제의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또한 대구는 전통적으로 기계부품산업이 발달했고 로봇·메카트로닉스, 그린에너지, 지능형자동차부품산업 등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 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어 신사업분야에서 혁신적인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신규투자를 할 여력이 있는 중견기업과 코드가 맞는 도시이다.

이런 지역 강점을 바탕으로 한국중견기업협의회 등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과 신성장동력 창출 산업 프로젝트 연계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는 중견기업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 기반을 마련할 것이다.

정부 및 대구시의 중견기업 육성정책과 더불어 중소기업들도 지원혜택의 축소로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거부하고 안주하려는 ‘피터팬기업 증후군’을 탈피하여 독일의 히든 챔피언과 같이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높은 세계시장 점유율을 갖춘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

중견기업 육성은 한국이 당면하고 있는 수도권과 비수도권과의 갈등 문제, 대기업-중소기업의 양극화 문제를 해소할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발전함으로써 투자확대, 수출확대, 고성장, 고용창출로 이어지는 기업성장 선 순환구조를 만들어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고 지역이 발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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