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체육 바람 대구·경북이 선두주자로 나선다

  •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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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09-28   |  발행일 2013-09-28 제2면   |  수정 2013-09-28
스포츠클럽·토요스포츠데이 탄력
[y스페셜] 스포츠 힐링
학교체육 바람 대구·경북이 선두주자로 나선다
청소년 폭력과 자살 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스포츠를 통한 힐링바람이 일선 학교에서도 불고 있다. 대구시 북구 대구시민운동장에서 열린 대구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대회 100m 달리기에 참가한 고교생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영남일보 DB>

1440년 헨리 6세에 의하여 창설된 영국의 이튼 칼리지는 세계적인 명문교다. 이 학교는 영국 수상을 19명이나 배출한 것 외에도 활발한 교내 스포츠로도 유명하다. 이튼 칼리지는 이미 100여년 전인 19세기 초에 체육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당시 학교 게시판에 ‘하루에 한 번, 그리고 공휴일에 두 번 축구경기를 하지 않는 학생은 벌금을 물고 매를 맞아야 한다’는 공문까지 붙었다고 한다. 지금도 이 학교는 일주일에 8시간 이상 체육활동을 해야 한다. 이튼 칼리지처럼 대부분의 선진국 명문학교는 체육을 통해 페어플레이 정신과 공동체 의식, 준법정신, 약자에 대한 배려, 책임감 등을 배양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체육과 관련해 선진국 학교와 정반대 방향으로 갔다. 대학입시를 위한 주입식 암기교육만 강조하며 서서히 체육시간을 줄여 나가다 급기야 체력장마저 폐지했다. 그 결과 학생의 체력은 떨어지고 인성마저 피폐해지는 참담한 결과를 낳았다.

한참 늦긴 했지만 정부와 교육당국이 학교체육 활성화에 발 벗고 나섰다.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 자살 등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무엇보다 청소년의 심신 치유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가 이제 세계 어느 나라보다 치열한 경쟁과 과중한 스트레스에 내몰린 청소년들의 ‘힐링캠프’가 될 수 있을까. 아직은 걸음마 단계로 보인다. 체육시간을 조금 늘리고 학생들의 스포츠 활동을 장려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금방 변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성세대의 이런 노력 덕분에 미약하지만 학생들이 하나둘씩 스포츠의 맛을 알아가는 것도 사실이다.

초·중·고생의 체육 활성화에 지역 교육청이 가장 적극적이다. 지난 3년간 대구·경북 모두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학생의 운동을 유도하기 위한 핵심 프로그램은 학교스포츠클럽과 토요스포츠데이다. 학교스포츠클럽의 경우 단순 가입률이긴 하지만 현재 학생 10명 중 9명 이상이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중 활발하게 운영돼 교육청 예산지원을 받는 스포츠클럽은 대구 158개, 경북 178개 정도다. 이 클럽들은 매년 학교별, 지역별 대항전을 펼치며 학교체육을 선도하고 있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모든 학생이 한 종목 이상의 스포츠를 즐기게 하는 것이 학교스포츠클럽의 운영 목표”라며 “스포츠클럽과 함께 토요스포츠데이 프로그램에도 학생의 자발적 참여와 학부모의 호응이 높아지고 있어 머지않아 학교체육이 뿌리를 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허석윤기자 hsy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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