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너구리' 북동진 제주·남해안 초긴장

  • 입력 2014-07-09 19:22  |  수정 2014-07-09 21:01  |  발행일 2014-07-09 제1면

 제8호 태풍 '너구리'가 북동진하면서 직접 영향권에 든 제주에 태풍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간접 영향을 받는 남해안은 초긴장상태다.
 중심기압 965h㎩의 강력한 너구리는 이날 낮 12시 현재 제주 서귀포 남쪽 260㎞부근 해상에서 시속 26㎞ 속도로 북동진하고 있다.

 이날 오전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접어든 제주에서는 시간당 10㎜ 안팎의 비와 함께 최고 풍속 32.8m의 강한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강풍과 높은 파도로 제주와 육지를 오가는 바닷길과 하늘길이 잇달아 끊어졌다.


 제주∼목포, 제주∼부산 등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과 모슬포∼가파도∼마라도 등 본섬과 부속 섬을 잇는 도항선 운항이 이날 오전부터 전면 중단됐다. 제주도내 항·포구에는 선박 2천여척이 긴급 대피했다.

 제주공항에는 태풍특보와 윈드시어(wind shear, 난기류) 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이날 오전 10시 현재까지 국제선 6편과 국내선 12편 등 총 18편이 결항했다. 비바람이 점차 거세지고 있어 결항 편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5시 50분께 강풍으로 전선이 끊어지면서 서귀포시 강정동 일대 2천여가구에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40여분 동안 불편을 겪었다.

 오전 9시 23분께는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일대 1천여가구에 1시간 30분 동안 전력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오전 11시 33분께는 제주시 삼양1동 일대 5천386가구에 전력 공급이 1시간 동안끊어졌다.

 신호등이나 간판, 가로등, 가로수 등도 강풍에 흔들리거나 넘어져 119구조대가 안전조치를 취하고 있다.
 태풍의 위력으로 제주도내 일부 학교는 휴업하거나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이날 법환초, 새서귀초, 중문중, 대정여고 등 도내 8개 학교가 휴업했고 44개교는 하교 시간을 앞당겼다. 한라초등학교는 이날 예정한 체험학습을 연기했으며 일부학교는 방과후 수업을 취소했다.

 진도에서는 태풍 북상 등으로 지난 5일 중단된 세월호 선체 수색 작업이 이날까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사고 해역에는 이날 초속 10∼25m의 강한 바람이 불고 파도도 2∼5m로 매우 높게 일 전망이다.

 실종자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진도 실내체육관과 팽목항에 설치된 천막과 텐트 대부분은 태풍 피해를 우려해 철거됐으며, 실종자 가족들이 머무르는 조립식 주택은 이동이 어려워 고박(결박)을 강화했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시신 유실을 우려해 선체 창문과 입구 등에 자석차단봉과 그물망을 설치했다.
 여기에 선체 인근 5∼10㎞ 지점에 그물망을 설치해 이중으로 시신 유실을 방지할 방침이며, 가족들과 논의해 자망 어구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든 부산에서는 이날 낮 12시를 기해 강풍주의보가 발령됐다.
 강서구와 가덕도 일대 순간 최대풍속이 초속 16m가 넘는 등 바람피해가 우려되자 부산시와 소방본부는 해운대를 비롯한 시내 해수욕장 7곳에 입욕을 전면 금지했다.

 또 백사장에 있던 파라솔을 모두 철거하고 수상레저기구를 육상으로 모두 옮겼다.
 강풍과 함께 짙은 안개가 끼면서 저시정 경보가 내려진 김해공항에서는 출발·도착 항공편 10여편이 결항하거나 늦어졌다.

 기상청은 부산에는 이날 밤부터 태풍의 영향으로 최고 초속 20m의 강풍이 불고80㎜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산업시설이 몰려 있는 울산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울산항만공사는 지난 8일 선박대피협의회를 열고 돌핀부두와 원유 부이, 자동차부두 등에 정박한 선박을 피항하도록 조치했다.
 또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등 조선업체에 있는 선박 가운데 운항할 수 있는배는 피항하고, 운항할 수 없는 선박은 결박을 강화하도록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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