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태풍 피해 속출…항공기 무더기 결항, 정전도

  • 입력 2014-07-09 21:00  |  수정 2014-07-09 21:01  |  발행일 2014-07-09 제1면

 9일 북상하는 태풍 '너구리'의 영향으로 제주에강한 비바람이 몰아쳐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하고 1만3천여 가구가 한때 정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현재 제주도 육상과 전 해상에 태풍경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제주에는 산간 등 일부 지역에서 시간당 10㎜ 안팎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이날 오후 8시 현재 지점별 강수량은 한라산 윗세오름 447.5㎜, 어리목 264.5㎜, 진달래밭 272.0㎜ 등을 비롯해 제주 64.4㎜, 서귀포 54.5㎜, 성산 43.0㎜, 아라 130.0㎜, 유수암 86.5㎜, 선흘 73.0㎜, 강정 70.0㎜ 등을 기록했다.

 바람도 최대순간 풍속이 가파도 33.8m, 마라도 26.7m, 고산 27.5m, 제주 22.7m, 서귀포 19.5m를 기록하는 등 한동안 거세게 불었다.
 강풍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이날 오전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항에 대피해 있던 해상가두리 양식시설(1천400㎡)가 용머리해안으로 떠밀려 돌돔과 참돔 등 60만마리 가량이 유실돼 5억6천600여만원(추정)의 피해가 났다.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대정향교도 기왓장 30여장이 날아가는 등 일부 파손됐다.
 이날 오후 2시 20분께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2리 포구에서는 대피해 있던 어선 A호(0.94t)가 전복됐다.
 강풍으로 인한 단선으로 정전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5시 50분께 서귀포시 강정동에서 2천94가구가 정전돼 40여분 만에 복구됐으며 오전 9시 23분께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일대 1천56가구에서도 정전이 발생해 1시간 30여분 만에 복구됐다.

 오전 11시 27분께는 제주도의 부속 섬인 우도와 성산, 종달리 일대 5천188가구에서 30여분가량, 오전 11시 33분께는 제주시 삼양1동 일대 5천386가구에서 1시간 30여분가량 정전사고가 났다.

 시설물 파손이나 월파, 침수 등의 피해 신고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서귀포시 강정동의 한 주택이 침수돼 119가 30t가량의 물을 퍼내기도 했다. 안덕면 화순리와 사계리에서는 주택 지붕이 파손돼 주민이 이웃집 등에 대피했다.

 오후 4시 10분께는 서귀포 남부광역환경관리센터 건물 벽체가 일부 파손됐다.
 오후 2시께 대정읍 무릉리에서는 금귤 하우스 330㎡가 파손됐으며 오후 3시께 안덕면 사계리에서는 방울토마토 1천650㎡가 파손됐다
 서귀포시 새연교는 월파 등으로 통행이 통제됐으며 새연교 인근 주차장에는 바람과 파도에 돌덩이가 떠밀려 올라왔다.
 낙석 우려가 있는 산방산 인근 도로와 월파 피해가 예상되는 제주시 탑동광장 등도 통행이 통제됐다.

 가로수와 가로등이 꺾이거나 휘어져 도로를 덮치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잇따라119와 경찰, 행정 당국 등이 현장에서 안전조치를 했다.
 항공편 결항도 잇따랐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현재 제주공항에 태풍경보와 윈드시어 경보가 발효중인 가운데 출발·도착 항공편 236편(국제선 36, 국내선 200)이결항하는 등 오후 들어 결항이 속출했고, 100여편은 지연 운항했다.

 공항 관계자는 "항공편을 이용하려는 도민이나 관광객 등은 공항을 찾기 전 항공사에 운항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했다.
 바닷길도 전면 통제됐다.

 강한 비바람과 높은 파도로 이날 제주∼목포, 제주∼부산 등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여객선과 모슬포∼가파도∼마라도 등 본섬과 부속 섬을 잇는 도항선 운항이모두 중단됐다. 도내 항·포구에는 선박 2천여척이 대피해 있다.

 아침부터 비바람이 몰아치자 법환초, 새서귀초, 중문중, 대정여고 등 도내 8개 학교는 이날 휴업했고, 92개교(초 63·중 14·고 12·특수 3)는 등·하교시간을 조정했다. 한라초는 이날 예정됐던 체험학습을 연기했으며 일부 학교는 방과후 수업을취소했다.

 한라산국립공원 입산과 도내 해수욕장 입욕도 전면 통제됐다. 제주올레도 올레꾼들에게 올레길 걷기를 자제토록 했다.
 태풍 너구리는 이날 오후 6시 현재 서귀포 남남동쪽 180㎞ 해상에서 시속 17㎞ 속도로 동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 970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초속 36m의 강한 중형급 태풍이다.

 기상청은 앞으로 오는 10일까지 제주에 20∼60㎜, 산간 등 많은 곳은 150㎜ 이상 비가 더 내리겠으며 최대순간풍속 초속 20∼35m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파도가 방파제나 해안도로를 넘는 곳도 있겠다며 안전사고나 시설물 관리 등에 유의하라고 당부했다.
 너구리는 앞으로 점차 동북동진하며 약화되겠다고 기상청은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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