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案 국민투표…그리스 운명은?

  • 입력 2015-06-29 00:00  |  수정 201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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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27일(현지시각) TV로 생중계된 긴급 연설을 통해 국제채권단이 제시한 구제금융방안을 7월5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그리스 의회는 28일(현지시각) 정부가 상정한 구제금융 협상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안건을 의결했다.


집권당, 채권단의 연장안 거부
국민들에 “반대표 찍어라” 촉구
유로그룹 “30일 연장안 종료”
점점 커가는 ‘디폴트’불안감


그리스는 내달 5일 국민투표를 시행해 채권단이 지난 25일 제안한 협상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리스 의회는 이날 새벽 시행한 표결에서 연립정부 다수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 연정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 등이 찬성표를 던져 찬성 178표, 반대 120표로 통과시켰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표결에 앞선 연설에서 채권단의 긴축 압박은 “그리스를 느린 죽음으로 이끌 것"이라고 비판하고 채권단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는 굴복하지 않겠다"며 국민투표의 목적은 협박을 받는 대신 명예로운 합의와 실현 가능한 해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프라스 총리는 전날 오전 1시 생중계된 긴급 연설을 통해 채권단의 협상안을 거부하고 국민투표에 부쳐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채권단이 제시한 120억유로(약 13조4천억원)를 지원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 5개월 연장안은 정부부채만 증가시키고 연말에 더 가혹한 각서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거부했다. 그리스 일간 카티메리니는 전날 카파 리서치가 긴급 설문한 결과 채권단의 협상안에 찬성한다는 답변이 47.2%, 반대는 33%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앞서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국제 채권단이 제시한 구제금융 방안을 7월5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AP·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치프라스 총리는 현지시각으로 27일 오전 1시께 TV로 생중계된 긴급 연설을 통해 그리스 국민이 협박에서 자유로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채권단의 제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채권단이 그리스 국민에게 참을 수 없는 부담이 될 제안을 해왔다면서 이제 국민이 그리스의 미래와 관련해 역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 정부는 지난 6개월간 민주주의에 걸맞은 실행 가능한 합의를 끌어내기 위해 싸워왔고 전 국민에게 굴욕감을 주는 긴축조치를 이행하라는 요구를 받아왔다"면서 “새로운 제안을 수용하느냐 거부하느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집권여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그리스 국민에게 반대표를 찍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시리자 대변인인 니코스 필리스 의원은 “정부 협상안에는 찬성하지만 채권단의 최후통첩에는 반대한다"며 국민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시리자 강경파로 분류되는 파나기오티스 라파자니스 에너지부 장관은 “그리스 국민의 답은 완전한 ‘노’(no)가 될 것"이라며 “반대표를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27일 그리스가 국민투표를 실시할 때까지 구제금융을 연장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해 구제금융은 30일 밤에 종료된다. 이미 예금 대량 인출사태인 ‘뱅크런’이 생기는 그리스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 불안감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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