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향으로 가득 채워진 동성로…'제6회 커피&베이커리 축제'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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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23 19:54  |  수정 2024-04-24 07:29  |  발행일 2024-04-24
다양한 체험행사와 디저트 즐기는 시민들로 북적
"좋은 사람과 커피도 마시고, 빵도 즐기고 '일석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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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8아트스퀘어에서 열린 '제6회 대구 커피&베이커리 축제'에서 류규하 대구 중구청장(오른쪽부터), 이승익 영남일보 사장,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내빈들이 시민들에게 무료 커피를 나눠주고 있다.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상권 위축으로 활기를 잃어가는 대구 동성로 일대가 23일 오후 모처럼 커피 향으로 가득 채워졌다. 따뜻한 햇살과 적당히 시원한 바람이 커피향과 어울렸다.


이날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8아트스퀘어(옛 대구백화점 앞) 일대에는 '제6회 대구 커피&베이커리 축제'를 즐기러 나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나들이 삼아 동성로에 나온 친구와 연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오롯이 '커피와 베이커리'를 즐기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커피 마니아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메인무대 옆 행사장에 준비된 '영남일보와 이디아가 쏜다(무료커피 제공)' 부스엔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즐기려는 시민들의 행렬이 쉼없이 이어졌다. 자매인 정은희(46)·지영(48)씨는 "평소 커피를 워낙 좋아해 하루에도 기본 3잔은 마신다. 시내에 일이 있어서 나왔는데 좋아하는 커피를 마시고 맛있는 디저트도 맛볼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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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대구 중구 동성로 28아트스퀘어에서 열린 '제6회 대구 커피&베이커리 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커피부스를 둘러보고 수제쿠키부스(아래쪽 사진)에서 크래커 머랭쿠키를 고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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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시민들의 발길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스타벅스 부스. 스타벅스는 '젓가락질 잘해야만 커피 잘 먹나요'라는 게임을 준비했다. 게임참여자에겐 선물도 증정했다. 게임은 간단했다. 하지만 성공은 만만치 않았다. 시민들은 추첨 상자에서 다양한 길이의 젓가락을 무작위로 골라 제한 시간(30초)내 커피콩을 옮기면 텀블러를 받는다. 스타벅스는 30㎝짜리 긴 젓가락부터 어린이들을 위한 교정용 젓가락, 빨대 등 다양하게 준비했다. 성공을 쉽게 허락하지 않겠다는 스타벅스의 의지도 살짝(?) 엿보였다. 친구와 게임에 같이 참여한 박지은(26)씨는 "긴 젓자락으로 커피콩을 옮기는 게 너무 어려웠다. 게임에는 실패했지만, 친구와 모처럼 한바탕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했다.

 

캐리커처 부스도 인기였다. 윤정 작가는 리얼하게, 조금 이쁘게, 많이 이쁘게, 쌍거풀 있게 등 다양한 주문을 하면서 시민들의 개성넘치는 얼굴을 A4용지에 담아냈다. 이상희(39)씨는 "아들과 처음으로 캐리커처를 해봤는데, 너무 신기했다. 아들이 내일 체험학습을 가서 점퍼 하나 사려고 나왔는데, 캐리커처 선물을 받고 커피도 마실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행사 주 무대에선 커피와 어울리는 노래가 쉴새없이 흘러나왔다. 특히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커피 톡톡'은 올해도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시민들은 DJ에게 사연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DJ는 사연을 소개한 뒤 신청곡을 들려줬다. 이 프로그램은 1시간 가량 진행됐는데 사연과 신청곡이 끝없이 이어졌다.


포항에서 왔다는 한 20대 여성은 "사실 친구와 약속 장소는 다른 곳인데, 축제를 한다는 소리를 듣고 약속 장소를 급하게 동성로로 변경했다"며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맛있는 커피를 마셨다. 빵까지 먹었으니 일석이조가 아니라 일석삼조"라며 웃었다.


'대구 커피, 대구 다방의 그 뒤안길 연보'와 '대구 빵 이야기'를 주제로한 축제 주제관도 북적였다. 지역의 커피관련 기록들로 빼곡히 채워진 벽을 유심히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다. 중·장년층들은 1960년대 대구 다방 소개를 꼼꼼히 보며 잠시 옛 추억에 빠졌다.


김귀자(65)씨는 "친구들과 예전에 미도다방에 간 적이 있다. 대구의 커피 역사가 이렇게 깊은지 몰랐다"며 "녹향, 백조다방, 꽃자리 다방 등이 대구 커피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흐뭇했다"고 했다.


행사에 참여한 업체들의 면면은 다양했다. 2022년 동성로에 본점을 연 디저트 맛집 '몽블랑드파리'는 말차, 딸기, 초코 등 다양한 종류의 몽블랑과 봄 시즌에 제격인 벚꽃 몽블랑 콘을 선보였다. 조은지 몽블랑드파리 동성로 매장 담당자는 "몽블랑콘은 지역에선 쉽게 접할수 없는 디저트다. 많은 이들에게 맛을 보여주고 싶어서 오늘 넉넉하게 준비했다"며 "몽블랑드파리는 대구 토종 디저트 가게다. 최근엔 서울 강남에 매장도 오픈했다"고 전했다.


영진전문대 호텔항공관광과 학생들은 큼지막한 '르뱅쿠키'를 한입 크기에 맞게 구워왔다. 견과류와 치즈맛이 일품인 '황치즈 쿠키', 천연버터와 초콜릿이 들어간 '레드벨벳 쿠키', 진한 코코아 맛이 입 안에 맴도는 '코코아 쿠키', 제주산 녹차가 듬뿍 담긴 '녹차 쿠키' 를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영전문대 외식창업 키워드림 아카데미를 졸업한 손지민 디저트에이치 대표는 "르뱅쿠키는 커피와 아주 잘 어울리는 디저트지만 크기가 너무 크다는게 단점이다"며 "커피와 함께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한 입크기로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날 개막식에서 이승익 영남일보 사장은 "대구의 중심 동성로의 명예회복과 침체된 도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커피&베이커리 축제를 처음으로 동성로에서 열게 됐다"며 "한겨울에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즐기는 등 이제 커피 문화는 일상에서 보편화됐다. 앞으로 대구의 커피 및 빵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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