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아시아 의료산업 허브를 꿈꾸다] <上> 하드웨어의 강자, 대구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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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3   |  발행일 2015-11-23 제6면   |  수정 2015-11-23
첨복단지에 나라 운명 바꿀 ‘신성장동력’이 모여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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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의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 센터는 첨복단지 5개 핵심시설의 하나로, 신약 개발을 지원하는 곳이다. <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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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산업은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이를 반영하듯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2011년 2천997억달러에서 올해 3천571억달러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불황 속에 허덕이면서도 유독 의료산업만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2009년 유치 첨단의료복합단지
국책기관·의료기업 60여곳 입주

연구·교육·취업 인프라도 착착
지멘스 등 글로벌기업 높은 관심

2019년엔 IBRO 대구총회 열려
지역 뇌연구산업 활성화 큰 기대


한국은 전세계 의료기기 시장에서 1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그 내막을 파고들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대부분의 의료기기 시장은 미국과 유럽, 일본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시장 점유율은 1%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적인 사례에서도 알 수 있다. 국내 3차 의료기관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 가운데 국내산은 4.5%에 불과하다. 95.5%가 외국산이다. 국내에서도 낮은 점유율을 보이는 의료기기산업이 해외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의료산업은 육성여부에 따라 국운이 바뀔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의료산업에 투자하는 도시는 향후 100년의 먹을거리를 확보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단언한다. 이런 측면에서 2009년 대구에 유치된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지역의 신성장 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대구시는 2018년까지 국가의료연구기관 15곳과 의료기업 150곳 유치, 양질의 일자리 창출 4천30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적지 않은 성과도 거두고 있다. 2013년 11월 신약개발지원센터, 첨단의료기기개발지원센터, 실험동물센터, 임상시험신약생산센터, 커뮤니케이션센터 등 첨단의료복합단지의 5개 핵심 인프라를 준공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한국뇌연구원을 완공했다. 지금까지 입주가 확정된 국책연구기관은 10여개, 의료기업은 60개에 이른다.

추가적인 성과로 대표되는 게 첨단의료복합단지에 들어서는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임상지원센터이다. 이 센터 건립사업은 올해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내년에 착공을 계획하고 있다.

또 보건의료인력 국가실기시험 및 의사 교육훈련 인프라 구축을 위한 의료기술시험훈련원 사업은 지난 8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내년에 국비(설계비 20억원)를 반영하기로 했다. 2016~2020년까지 총 1천240억원이 투입된다.

첨복단지에 60병상 규모의 초기 임상시험 전문 인프라를 구축해 개발된 의료제품(의약품, 의료기기)을 조기 상용화하기 위한 첨단임상시험센터 사업도 내년에 설계비를 반영하고, 2018년까지 380억원을 투입한다. 기존 임상시험시스템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소요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이고 환자 모집 어려움, 시험대상자의 높은 중도 탈락률, 임상시험에 따른 데이터 불일치를 상당 부분 해소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수도권과 대형병원에 편중된 임상시험 문제점도 해결될 전망이다.

해외 의료인 연수·교육을 통해 보건의료 서비스 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해외 현지 수요에 맞는 병원모델 패키지화 수출 지원을 위한 K-Medical센터 설립사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2018년까지 323억원이 투입되는 K-Medical센터 설립사업도 이미 내년에 국비(설계비, 건축비 20억원)를 반영받았다.

또 첨단의료기술시험훈련원도 2018년 대구에 들어선다. 총 사업비 1천240억원이 투입되는 훈련원은 의사, 응급구조사, 치과위생사, 치과기공사 등 6개 직종 보건의료인의 국가시험 실기 장소로 활용된다. 장기적으로 의사시험뿐 아니라 간호사 등 모든 의료인의 국가시험 실기시험을 훈련원에서 치르게 되는 것이다. 또 의사의 의료장비 재교육 등에도 활용된다.

이렇게 되면 지역 의료산업에 막대한 파급 효과를 낳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간 5만여명의 보건의료인이 시험 응시나 교육·훈련을 받기 위해 대구를 찾을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의료기기 업체들이 대구에 터전을 잡을 가능성도 높아진다. 헬스케어 분야의 글로벌 기업인 지멘스와 존슨앤드 존슨 등 세계적인 기업이 대구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2019년 세계뇌과학신경학회(IBRO) 총회도 대구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전 세계 100여개국, 4천여명의 뇌 연구 및 신경과학자가 참석해 고령화 심화에 따른 알츠하이머 등 뇌질환 극복과 국제공동 뇌연구를 통한 미래 신성장 동력 창출 방안 등을 논의한다. 대구가 뇌 융합연구 분야의 국내 거점으로 발돋움하는 것은 물론 대구의 뇌연구 산업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2017년 완공 예정인 실험동물자원은행도 지역 의료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1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실험동물자원은행은 실험동물 생체자원의 재활용을 위한 인프라를 첨단의료복합단지에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은행이 건립되면 실험동물의 생체 시료를 신약 개발 등의 연구자원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 원활한 연구자원 확보는 물론, 연구비 절감에도 많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인간 게놈연구를 중점적으로 할 유전체 연구소, 식품의약품안전청 의료기기평가원 분원도 대구에 들어서게 된다.

홍석준 대구시 첨단의료산업국장은 “첨복단지에 계획대로 연구기관들이 자리를 잡으면 대구는 의료산업의 교육-취업-연구라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다”며 “대구시와 의료기업, 병원이 소통 네트워크를 강화해 원스톱 지원시스템을 완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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