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진 대구 매천고 교장 “외국인 친구와 공부하는 자체만으로 글로벌 교육”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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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11   |  발행일 2017-11-11 제5면   |  수정 2017-11-11
박홍진 대구 매천고 교장 “외국인 친구와 공부하는 자체만으로 글로벌 교육”

“글로벌 마인드를 키워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이야기하지만,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이론에 불과한 것 아니겠습니까.”

박홍진 대구 매천고 교장<사진>은 내년 신학기에 미국·독일 등 외국인 교환학생 9명을 받기로 결정했다. 외국인 학생들의 홈스테이를 마련하기 위해 북구청에 직접 협조를 구하고, 북구지역 고교 교장과 교사들에게 홈스테이 호스트로 나서줄 것을 설득하고 나섰다.

학력이 우선 과제인 우리나라 고교에서 이같은 결정을 내리는 일은 결코 쉬운 게 아니다. 박 교장은 “외국인 학생이 학급에 한 명 있으면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든 서로 소통하려고 시도할 것 아니냐”면서 “짧은 영어로 한두 마디 말하다 보면 더 잘 표현하게 되고, 상대 나라에 대한 관심도 갖게 되고…. 그러다 보면 학생들이 틀에 갇힌 사고에서 벗어나 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 학생을 맞이하는 것에 대해 걱정도 없지 않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글로벌 교육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하고 도전하기로 했다”면서 “우리 학생들이 가이드 없이 해외 여행을 갈 수 있는 자신감만 얻는다고 해도 소득이 있는 결정이라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장은 외국인 학생들과 함께하는 교육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먼저 학생들에게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한 경험을 사진으로 촬영하는 과제를 내줄 계획이다. 2학기엔 이 사진들을 모아 스토리텔링 대회를 열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발굴해 여러 가지 예술 장르로 표현해보는 작업을 해 볼 예정이다. 그는 “고교에서 외국인 친구와 공부하고 대화하는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글로벌 교육이라 생각한다.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학생들이 학교 생활에서 의미있는 일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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