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00㎞ 넘는 강행군에도…地選 4개월 앞둔 민심은 무덤덤

  • 이영란,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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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13 07:30  |  수정 2018-02-13 09:19  |  발행일 2018-02-13 제4면
한국당 경북도지사 출마예정자 ‘3중고’
20180213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 출마예정자들이 하루 500㎞ 넘는 ‘강행군’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천 직지사를 찾은 남유진 전 구미시장, 구미지역 당원들에게 인사말을 하는 박명재 의원, 의성컬링센터를 찾은 이철우 의원, 김천 직지사를 방문한 김광림 의원. <남유진·박명재·이철우·김광림 측 제공>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전이 조기에 달궈지면서 출마예정자들이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출마예정자 대부분은 하루 500㎞ 이상을 다니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지만, 지방선거일까지 4개월이나 남은 만큼 지역 민심의 반응은 아직 무덤덤하다. 또 일부 출마예정자들이 당내 상대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전략을 쓰면서 타 정당에 유리한 경선전이라는 푸념마저 나오고 있다.

1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한국당이 경북도지사 후보부터 선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선전이 과열되고 있다. 한국당 강세 지역인 경북에서는 당내 경선이 사실상 본선으로 간주되는 만큼 이미 김광림(안동)·이철우(김천)·박명재 의원(포항남구-울릉)과 남유진 전 구미시장이 출마를 선언하고 지역에서 밑바닥 민심을 다지고 있다.

드넓은 선거구
후보 경선전 조기 과열 양상에
이른 새벽부터 지역 곳곳 누벼
끼니도 못 챙기는 숨가쁜 일정

지역민 무관심
당내 최우선 경선지 검토 불구
언론·오피니언 리더층만 주목
평창올림픽 끝나야 눈길 끌 듯

네거티브 등장
일부 출마자 SNS 통해 비방전
여론조사 염두 지지율 상승 노려
“他 정당 이로운 경선전” 푸념도



◆하루 일정 빼곡…넓은 지역 강행군

우선 김광림 의원은 지난 9일 오전 5시 안동역 앞 대중목욕탕으로 향했다. 공식일정은 아니지만 이른 아침부터 지역 주민들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 것이다. 이날 김 의원의 첫 번째 목적지는 김천 황악산에 위치한 직지사다. 김 의원은 개인적인 인연이 깊은 조계종 전 총무원장을 지낸 녹원 스님의 49재에 참석했다. 이후 김 의원은 김천시청으로 향했고 박보생 김천시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또 구미로 이동해 구미시승격 40주년 기념식, 성주 전통시장 방문, 이완영 의원 의정보고대회에 참석하며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의원은 이동 중에도 지지자와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를 거느라 잠시도 쉴 틈이 없다”며 “하루 일정이 마무리되면 안동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다음 날 일정을 정리하고 미뤘던 업무를 처리한다. 각종 공약 아이디어와 자료를 정리하면 자정이 다 되어서야 하루 일정이 끝난다”고 말했다.

이철우 의원의 경우 지난 8일 오전 5시 지인들에게 50여통의 전화로 일정을 시작해 밤 11시에야 마무리했다. 오전에만 △라디오 전화 인터뷰 △당직자 간담회 일정을 소화한 뒤 군위로 이동해 한 도의원의 의정보고대회에 참석했다. 오후에는 경주로 이동해 △경주이씨 종친모임 △김석기 의원 의정보고회를 소화하고 이후 포항에서 △포항여성일자리박람회 △인터넷방송 촬영 등 다양한 일정을 소화했다. 저녁에는 성주로 이동, 이완영 의원 행사에 참석했고 대구에서 ‘재구 영덕군향우회’를 찾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식사 시간도 없이 움직이고 있다. 고구마와 김밥으로 점심을 때우기 일쑤”라며 “경북 곳곳을 다니기 위해 하루 800㎞를 이틀 연속으로 달렸다. 이 정도면 목숨 건 사투라 할 정도”라고 말했다.

박명재 의원은 설 연휴를 앞두고 8일 이른 새벽부터 일정을 시작해 김천·안동·경주·포항 등 경북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지역민심을 다지고 있다. 박 의원은 경북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김천시지부 정기총회를 시작으로 안동에서 열린 ‘2018 경북도 유림단체 신년교례회’, 경주 김석기 의원 행사 및 천북농업협동조합 대의원 정기총회에 참석했다. 이후 포항 지역구의 당원과 당직자들을 만나는 것으로 일정을 마쳤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하루에 10여개의 각 지역 개별단체 등을 찾아다니며 소통과 교류의 기회를 확대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경선이 끝날 때까지는 이 같은 강행군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유진 전 구미시장의 경우 지난 8일에만 10여개 단체를 방문하기도 했다. 오전 9시 개인택시경주지부 방문을 시작으로 오전에만 △경주문화중학교장 퇴임식 △경주시보훈회관 △경주 한우협회 △경주노인회 △김석기 의원 의정보고회 등에 참여했다. 오후에는 포항으로 이동해 죽도시장 안전점검의날 캠페인에 참가했고 이후 △포항정보화협회 △포항 지체장애인협회 △포항시 청년연합회 △반려동물협회까지 다양한 단체 방문에 열을 올렸다.

◆주민 무관심 속 ‘네거티브’ 등장도

지역 정가에서는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후 3월 초 경선이 거론되고 있다. 한국당은 설 연휴 전후로 중앙당과 시·도당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천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북지역은 당내 선거 분위기 고조를 위해 가장 먼저 경선을 시행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

이 같은 소식에 출마예정자들은 경선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지역민들은 무관심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A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은 언론이나 오피니언 층에서만 선거에 관심이 있지, 정작 주민들은 무관심한 것이 현실”이라며 “올림픽이 끝나야 좀 더 지방선거에 눈길이 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 경선전은 점차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부 출마자들이 상대를 비방하는 ‘네거티브’ 선거 전략을 꺼내든 것이다. 실제로 이철우 의원은 SNS상의 허위 비방 관련 유포자를 조사해 달라며 경찰에 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지역민들은 무관심할지라도, 새해부터 여론조사가 이어지는 만큼 출마예정자들은 지지율 확산을 위해 다양한 카드를 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금 후보별 비방전이 이뤄지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깝다”며 “예를 들면 좌파에서 비판하던 논리를 그대로 가져와 경쟁자를 비방하는 것은 ‘본선’에서 자칫 타 정당에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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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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