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장학금…경북 지자체 학벌 부채질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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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9 07:10  |  수정 2018-03-29 08:32  |  발행일 2018-03-29 제1면
14개 시·군 ‘명문대 장학금’ 운영
일반 장학금比 금액도 훨씬 많아
지역대학 인재 울리는 특혜 비난
“대학서열화도 조장…즉각 폐지를”

경북지역 상당수 지자체가 이른바 ‘SKY대(서울·고려·연세대)’ 등 최상위권 대학 입학생을 위한 ‘명문대 진학 장학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엔 지역거점 국립대 등 입학생은 해당되지 않는다. ‘지역 인재 육성’이라는 미명 아래 특혜를 통한 학벌주의·대학 서열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영남일보 취재 결과, 경북도내 23개 지자체 가운데 14곳이 ‘명문대 진학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명문대 진학 장학금은 재단이 정한 특정 대학 입학생으로 신청 자격이 제한돼 있다. 성적이 우수해도 특정대학군(群)에 포함되지 않으면 받을 수 없다. 지급액도 다른 분야 장학금보다 훨씬 많다. 성적·생활 형편 등 종합적 기준을 통해 지급되는 일반 장학금과 달리, 명문대 장학금은 성적에 관계없이 해당 대학에 합격만 하면 지급된다. 도내에서 명문대 진학 장학금을 지급하지 않는 지자체는 9곳(포항·구미·경주·문경·상주·칠곡·의성·영양·울릉)이다.

고령군 교육발전위원회는 서울대 등 5개 대학 입학생에 1인당 1천만원, 전국 의·치의·한의예과 700만원, 수도권 6개 대학 500만원 등 세칭 ‘대학 서열’ 순으로 장학금액을 정해 놓고 있다. 경산시 장학회는 올해 서울·연세·고려대와 포스텍 등 7개 대학 입학생 25명에게 1인당 200만원씩 총 5천만원을 지급한다. 이는 2018년 전체 장학금 지급액(2억2천만원)의 23%에 이르는 금액이다. 청송군인재육성장학회도 서울·연세·고려대 입학생에겐 4년간 등록금 전액, 의·치의·한의예과 입학생은 2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영덕군 교육발전위원회는 서울대 입학생에게 포상금 1천만원과 졸업 때까지 등록금을 주고 있다. 경북지역 교육 관계자는 “지자체의 이 같은 장학금 지급 관행은 학벌주의와 대학 서열화를 조장하고 있다. 특혜를 즉각 폐지하고 공공적 기능을 회복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미=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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