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전구 빼고 다 젖어” 기습폭우에 구미 곳곳 큰 피해

  • 조규덕,황인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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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06 07:15  |  수정 2018-07-06 09:13  |  발행일 2018-07-06 제7면
3시간 새 평균 47.5㎜ ‘물폭탄’
음식점·옷가게 등 상당수 잠겨
산사태로 일부 도로 두절되기도
20180706
4일 밤에 내린 기습 폭우로 침수피해를 입은 구미시 인동동의 한 상점에서 피해 상인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침수는 인동동 인근의 이계천이 장맛비로 넘치고 도로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탓이라고 구미시는 설명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yeongnam.com

[구미] “12년 장사하면서 가게가 침수된 적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5일 오후 구미 인의동 인동상가(상가밀집지역)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미옥씨(여·51)는 자신의 가게를 보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전날 내린 기습폭우로 침수되면서 가게가 쑥대밭이 됐기 때문이다. 식당 안은 빗물과 함께 흘러들어온 흙으로 가득했고 냉장고·식탁·식자재 등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식당 안 물을 퍼내던 김씨는 “어제 오후 7~8시쯤부터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물이 무릎까지 차올랐다”면서 “천장에 달린 전구 외엔 모두 물에 젖어 피해가 막심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습 폭우로 지역 상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는데 동사무소나 시청에선 코빼기도 내밀지 않는다. 피해 대책이 있다면 설명이라도 해주면 좋을 텐데 상인들 속만 타들어간다”고 울먹였다.

김씨뿐 아니라 인동상가 상인 상당수가 침수피해를 입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속한 인동상가는 음식점·옷가게·병원·미용실 등 젊은 근로자를 대상으로 영업하는 점포가 밀집돼 있다. 이곳에서 6년째 옷가게를 운영하는 박도영씨(여·36)도 폭우로 구두 수십 켤레와 옷 수십 벌이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박씨는 “어제 저녁 서울에 물건을 떼러 올라갔다가 침수 소식을 듣고 급히 내려왔다. 경북도청과 구미시청에 피해 보상 문의를 했더니 ‘현실적으로 보상해 줄 방법이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구미시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7∼10시 사이 집중호우로 인동동 104㎜, 장천면 163㎜, 공단동 72㎜ 등 구미지역 평균 47.5㎜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집중호우로 접수된 침수·토사유출 등 피해 신고는 모두 50건(사유시설 37건·공공시설 13건)이다. 사유시설 피해 신고 가운데 주택 배수(23건)가 가장 많았고, 차량 침수도 14건이나 됐다.

인동광장네거리~인동네거리 왕복 7차로인 1㎞ 구간이 물에 잠겨 한때 차량이 움직이지 못해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산사태로 구포동 일부 도로도 두절됐다.

이날 침수사태는 구미 인동동 인근의 이계천이 장맛비로 가득 차 도로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구미시는 분석했다. 상습침수 구역이 아닌 이유로 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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