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버팀목 車부품 휘청인다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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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23 07:08  |  수정 2018-07-23 07:59  |  발행일 2018-07-23 제1면

대구·경북지역 자동차 업계가 휘청이고 있다. 내수 부진, 수입차 판매 증가, 미중 무역분쟁, 협력사간의 갑질 등으로 사면초가 상태다. 대구의 경우 자동차 부품산업이 핵심 산업인 탓에 지역 경제의 위기감까지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5천300여개의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존립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완성차 5개사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 851곳 중 절반가량이 올 1분기에 적자로 전환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경북의 한 자동차부품 업체는 최근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부도를 냈다. 연매출 1천억원 규모인 현대·기아차 2차 부품사 에나인더스트리는 최근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의 강소업체인 에나인더스트리는 2년 연속으로 매출이 크게 줄면서 적자를 냈고 끝내 무너진 것이다.

대내외 악재 ‘사면초가’

내수 부진·美中분쟁·완성차 갑질
잇단 악재에 매출 올해 들어 하락
적자업체 늘고 강소中企마저 부도

'비중 50%’ 대구 주력산업

4700여개 협력업체 촘촘한 생태계
작은 경기 변동에도 ‘줄타격’ 우려
車부품 무너지면 지역경제 황폐화


완성차 협력사가 많은 대구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대구는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2~3차 협력업체 등 수천여 부품업체가 생태계를 이루는 전통적 자동차 부품산업이 발달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구시 등에 따르면 지역의 자동차 부품업체는 800여개, 범위를 넓혀 1인 이상 사업체까지 포함하면 4천700여개 기업 5만8천여명이 관련업에 종사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업체까지 포함하면 지역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어선다.

지역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상승세를 보여오던 매출은 지난해부터 정체되다가 올해 들어 꺾였다. 위기의 주된 요인으로는 내수경기 부진과 세계적 자동차산업의 불황, 완성차 업계의 단가 인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 인건비 상승 등이 꼽힌다.

이같은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대구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주력산업의 각 사업장이 지방경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주력산업이 무너지면 지방경제 역시 황폐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부품업계의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은 마진이 낮기 때문에 매출이 조금만 떨어져도 타격이 크다. 내수와 수출실적도 낮은데다 무역분쟁 등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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