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담판 ‘모호한 합의’땐 트럼프 대북 외교 큰 타격

  • 입력 2019-02-26 07:25  |  수정 2019-02-26 07:26  |  발행일 2019-02-26 제2면
외신·전문가 예상 시나리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두번째 ‘핵(核) 담판’의 결과가 어떻게 그려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는 의미 있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게 외신의 평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비핵화의 기본개념을 둘러싼 북미 간의 ‘동상이몽’이 큰 데다 비핵화 조치와 상응조치를 엮어내는 로드맵 작성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부정적 전망이 만만치 않다. 다음은 AP와 AFP통신 등 외신이 전문가의 견해를 토대로 예상한 다양한 2차 북미정상회담 시나리오다.

◆완전히 실패하지는 않을 것

일단 이번 회담이 ‘완전한 실패’로 귀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핀 나랑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정치학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회담에 들이는 공을 고려하면, 이번 회담이 완전히 실패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특히 두 정상의 ‘특사’ 격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가 지난 21일부터 닷새째 정상회담 ‘의제’를 놓고 협상하고 있어 어떤 식으로든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미, 비핵화 둘러싼 이견 커
협상결과 빅딜 장담할 수 없어
어떤 식으로든 성과는 나올 듯



물론 이런 분위기만으로 협상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나랑 교수는 “두 정상은 첫 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를 언급한 성명을 냈다. 그러나 북한은 이를 한반도의 항구적 비핵화로 폭넓게 해석했고, 미국은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핵무기의 폐기로 해석했다"며 비핵화의 정의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적지 않음을 지적했다.

◆‘모호한 합의’는 트럼프의 실패

‘하노이 선언’에 담길 북한과의 핵 담판 결과가 구체성이 결여된 1차 회담 합의 수준으로 나오고, 이것이 대북 외교의 성과를 자랑해온 트럼프에게 적잖은 타격이 되리라는 전망도 있다.

북미가 실무협상 과정에서 아직도 비핵화의 정의와 해석을 놓고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한 점도 회의론을 키우는 대목이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는 ABC 방송에 나와 “회담까지는 며칠이 채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우리는 비핵화의 정의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단히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분석가 출신의 박정현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양측의 명백한 이행 약속이 거의 담기지 않은 모호한 수준의 성명이 나오면 (트럼프에게) 회담은 실패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예측불허 트럼프, ‘선별거래’ 가능성

또 한 가지 시나리오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실무 협상팀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지도자와 ‘빅딜’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서 자칫 챙겨야 할 것들을 챙기지 못하고 더 많은 것을 내주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미국이 받은 것보다 많은 것을 내주는 것은 분명 실패한 회담"이라며 “종전선언은 엄청난 양보인 만큼 가볍게 이뤄져서는 안 된다"고 경계감을 표시했다. 또 한국과 일본 입장에선 자신들을 위협하는 단거리 무기에 대한 고려 없이 미국이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해체만을 조건으로 내건 거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AFP는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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