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시숲 조성과 나무 심기

  • 이정웅 대구 생명의 숲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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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4-03 08:30  |  수정 2024-04-03 08:30  |  발행일 2024-04-03 제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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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웅 (대구 생명의 숲 이사장)

나무 심는 계절이 되었다. 정부가 정한 식목일이 4월5일이지만 지구 온난화 영향과 온대 남부지대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대구는 20여 전부터 3월 중순부터 식목 행사를 시행했다.

민선 1기부터 지금까지 대구시는 어느 도시보다 많은 나무를 심어 숲의 도시라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경험과 실적을 바탕으로 쾌적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나무 심기는 계속 추진되고 있다.

올해에도 다양한 시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최근 대구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는 미세먼지와 소음, 대기오염 저감(低減), 탄소 중립을 위한 전쟁(?)을 치르다시피하고 있다. 그러나 대구는 여기에 더해 소위 '대프리카'라는 별명을 갖게 한 폭염(暴炎)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해야 하는 또 하나의 고민이 있다.

따라서 식수 패턴이나 수종 선택 등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즉 경관적으로 도시를 아름답게 하는 기능과 더불어 시민 생활 개선과 건강증진에 이바지하는 나무 심기가 되어야 한다. 그 대안의 대강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장차 수관이 크게 자라고 공해에도 강한 느티나무, 이팝나무, 플라타너스 등 교목(喬木)을 많이 심어 탄소 흡수 능력을 높이는 등 공익적 기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겨울에 잎이 떨어져 오염된 대기나 미세먼지 흡수가 낮은 낙엽수를 대신해 4계절 잎이 푸른 종가시나무, 제주광나무, 히말라야시더 등 이미 검증된 상록수를 추천한다.

시민의 휴식공간인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이나 경상감영공원 등에는 철마다 꽃이 피는 다양한 화초류와 관목, 교목 등을 혼식해 언제 방문해도 아름다운 공간이 되게 하고 벤치 등을 설치해 시민의 여가활동에 도움을 주게 할 필요가 있다.

둘째, 나무 심을 공간 확보가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송악, 줄사철, 담쟁이 등 덩굴 식물을 식재(植栽)해 복사열을 줄이고, 오염물질 흡수원인 나뭇잎의 양을 늘렸으면 좋겠다.

현재 지하철 3호선 옥산로 교각은 건설 당시 심은 송악이 잘 자라 교각을 감싸고 있어 미관상 보기도 좋다. 심지어 어느 도시는 한 뼘이라도 녹지를 넓히기 위해 전주에 덩굴 식물을 올리기도 한다. 옥상녹화도 한 방법이다.

도심의 상록수 식재는 겨울철 삭막한 대구의 경관도 개선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시 정부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구 신천은 화초류나 관목 등 작은 나무보다는 큰 나무로 수림대를 조성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상동교에서 금호강까지 울창한 숲을 조성하면 불볕더위 감소 효과와 더불어 큰 탄소흡수원이 될 것이다.

셋째, 민간 참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민간 투자의 확대는 시 정부의 부족한 예산의 한계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대구라는 공동체를 보다 쾌적하고 삶의 질이 높은 도시로 만드는 데 구성원 모두가 참여해야 할 책무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몇몇 신축아파트가 녹지 조성을 단지 밖인 도로변으로 끌어내 공공성을 높이고 있어 도시의 모습이 크게 달라지고 있어 고무적이다. 향후 모든 민간 아파트가 참여하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정웅 (대구 생명의 숲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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