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2주년 회견] "앞으로 3년, 국민삶 속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겠다"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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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5-09 14:45  |  수정 2024-05-09 14:50  |  발행일 2024-05-10 제2면
기자회견 전 모두발언서 국민에게 사과하며 몸 낮춰
美 바이든 선물 'The buck stops here' 장식물 눈길
저출생문제 해결 위해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계획
야당과 소통 늘리겠다는 뜻 밝히면서 국회 협조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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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의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집무실에서 '국민보고'를 통해 "국민 여러분의 삶을 바꾸는 데 힘과 노력이 많이 부족했다. 앞으로 3년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더욱 세심하게 민생을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보고는 기자회견 전 모두발언이자 대국민 메시지 성격으로, 윤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에 앉은 채로 20여분 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임기 초반 미진했던 점을 되짚고, 일부 성과도 언급하면서 향후 3년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국민 앞에 몸을 한껏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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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대구 동대구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을 시청하고 있다. 이윤호기자 yoonhohi@yeongnam.com
윤 대통령은 우선 "민생의 어려움이 쉬 풀리지 않아 마음이 무겁고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또 "저와 정부부터 바꾸겠다, "국회와 소통과 협업을 적극 늘려가겠다", "저와 정부를 향한 어떤 질책과 꾸짖음도 겸허한 마음으로 더 깊이 새겨듣겠다"고 했다. 낮은 자세와 책임감을 강조해 총선 참패에서 확인된 정부에 대한 민심을 수용하며 사과한 것으로 풀이된다. 집무실 책상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선물한 'The buck stops here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문구의 장식이 있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일부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는 시장 경제 기조와 건전 재정 기조를 정착시키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민간 주도 성장으로 바꾸는데 집중해 왔다"며 "기업 투자를 막는 킬러 규제를 혁파해 성장 동력을 되살리고, 양질의 민간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힘을 쏟았다"고 소개했다.


세일즈 외교와 한미·한일 관계 개선 등을 언급한 뒤 경제 분야와 관련해 최근 나온 각종 경제지표 호조세를 부각하기도 했다. 신한울 3, 4호기 원전 건설을 재개하고 금융지원 등을 통해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향후 비전에 대해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여는 한편, 가장 시급한 현안인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계획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을 더 자유롭고 충분하게 쓸 수 있도록 하고 이에 따른 기업의 부담은 정부가 확실히 지원하겠다"며 "시차 출퇴근, 근무시간 선택제 등 육아기 유연근무를 제도화해서 일과 육아의 양립 환경을 든든하게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야당과 소통을 늘리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국회의 협조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가 민생을 위해 일을 더 잘하려면 국회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앞으로도 여야 정당과 소통을 늘리고 민생 분야 협업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조세특례제한법·소득세법 개정 △아이돌봄 지원법 등을 언급하며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지금이 민주주의 위기라고 지적한 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지금 바로 해야 할 일들을 뒤로 미뤄놓은 채 진영간 갈등을 키우는 정치가 계속되면 나라의 미래도, 국민의 민생도 어두울 수 밖에 없다"면서 "선진국 정부와 의회들이 어떻게 이해집단의 갈등을 조정하고 어떠한 협의 구조를 통해 국가적 어젠다와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지, 선례를 잘 살펴 일하는 방식을 바꿔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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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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