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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쏙쏙 인성쑥쑥] 본받아서 깨닫는다(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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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미디어부기자
  • 2019-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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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예임회에서 지난 수요일 전남 담양 가마골 산행을 가는 날이었습니다. 버스를 기다리던 중 김대수 전 교육장이 “내가 교사로 교생을 받을 때, 산행대장은 교대학생으로 교생실습을 하였겠네요?”하고 물었습니다. “예” 대답을 하고는 잠시 1969년 교대학생 때의 일을 돌이켜 보았습니다.

‘교생실습’은 사범대학, 교육대학, 일반대학 교직 이수 학생들이 배운 이론을 실제로 학교에 나가서 실습하는 과정입니다. 교육과정, 수업방법, 생활지도, 특별활동, 재량활동, 체험활동 등에 대한 내용이 주로 실습대상입니다. 교생들은 이때 교육학에서 배운 교육관, 교직관, 교사관의 삼관(三觀)이 어떤 것인가를 어렴풋하게나마 알게 됩니다.

필자의 경우에는 아이들을 상대로 실제 수업을 한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뿌듯함도 있었지만 일면 무언지모를 고민도 했습니다. ‘수업 잘했을까’ ‘아이들이 정말 많이 배웠을까’ ‘날 좋아할까’ ‘이렇게 하면 될까’ ‘저렇게 할 걸’ 등 걱정을 많이 하였습니다.

얼마 전 대구 성당초등학교 안봉철 교장이 ‘교생실습생’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에 대한 강의를 요청하였습니다. 사실 인성교육은 고리타분하고 재미없습니다. 대상과 주제에 맞춰 적절하게 강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교생들의 필수인 수업방법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먼저라는 안봉철 교장의 생각이 존경스럽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어떻든 교생실습의 요점은 ‘학(學)’에 있을 듯합니다.

필자의 어릴 적 사랑방 벽에 걸린 가훈은 ‘학이시습(學而時習)’이었습니다. ‘배우고 때로 익히라’는 뜻입니다. 이 말은 논어의 첫 문장에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면 불역열호(不亦說乎)아’에서 따왔다고 합니다. ‘배우고 때로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하랴’라는 뜻입니다. 학습(學習)에 중점을 둔 말입니다.

서당 훈장이셨던 할아버지는 학(學)을 ‘본받아서 깨달을 학(學)’이라 밥상머리에서 자주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본받아서 깨닫는다’는 말은 왠지 가슴 깊이 와닿습니다. 학(學)의 의미는 옥편에도 ‘배우다, 공부하다, 깨닫다, 본받다, 가르침, 글방, 서당, 학교, 학자, 학문…’등으로 매우 많습니다.

송나라의 주자(朱子)는 학(學)을 ‘각야효야(覺也效也)’라 했습니다. ‘본받아서 깨닫는다’는 뜻입니다. 공자시대는 4교과인 ‘시경, 서경, 예, 음악’을 필수로 공부하였습니다. 그 시대엔 ‘스승의 도(道)를 본받는다’는 뜻에서였습니다. 성호 이익도 학(學)을 ‘경전의 말씀을 통해 깨닫기도 하고, 선각자들의 말씀을 통해 깨닫기도 한다’고 풀이했습니다. 성호는 학(學)은 ‘앎’에 속하고, 습(習)은 ‘행함’에 속한다고 했습니다. 배우기만 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오히려 기뻐하는 상황에 이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학습(學習)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공자도 ‘배우는 것을 싫어하지 않았고, 가르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아무튼 교생들이 ‘학(學)’을 그냥 배우는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본받아서 깨닫는다’는 의미로 익혔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은 지금은 학생이지만 미래 스승이니까요.

박동규 (전 대구 중리초등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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