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신천동 ‘고향집 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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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8-15   |  발행일 2014-08-15 제41면   |  수정 2014-08-15
범어네거리에 있던 그집…구수하고 시원한 뒷맛의 칼국수 ‘살아있네’
[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신천동 ‘고향집 칼국수’
[박진환의 별난집 별난맛] 신천동 ‘고향집 칼국수’

요즘 같은 무더위에 입맛을 잃기 쉽고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 절로 생각나는 것이 국수다.

대구시 동구 신천동으로 이전한 ‘고향집칼국수’는 32년이란 긴 세월 동안 한결같은 정성으로 음식을 내는 곳이다.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장안의 미식가들에게 호평을 받다가 얼마 전 4층 건물을 지어 이전했다. 칼국수(5천원)는 한 그릇 다 비운 후 느껴지는 구수하고 시원한 뒷맛이 일품이다. 진하게 우려낸 멸치육수에 직접 반죽하고 숙성된 걸 치대고 납작하게 밀어 조금은 폭이 넓게 썬 면발은 쫀득한 듯하면서 부드럽다. 적당한 탱탱함도 있다. 국수를 먹기 전에 떠먹는 국물 한 숟가락만으로도 이 집 내공을 짐작할 수가 있다. 먹는 내내 면발이 나긋나긋하다. 조금 딸려 나오는 밥까지 한술 말아 먹으면 한 끼의 식사로도 이만한 게 없다. 들깨 칼국수(7천원)는 들깨를 곱게 갈아 체에 걸러낸 들깨 물로 맛을 낸다. 국물이 뻑뻑할 정도로 진하다. 걸쭉한 깨죽 같은 느낌이 든다. 느끼함이 없고 고소함이 그만이다. 열두 가지 견과류로 맛을 내는 콩국수(7천원)도 제법 어른스러운 맛이다. 노릇노릇 구운 빈대떡(8천원), 파전(8천원), 그리고 곁들이는 김치가 매콤하다. 깔끔한 암뽕과 순대를 같이 내는 촉촉한 돼지고기수육(2만8천원)은 메인 메뉴인 국수 못지않게 인기다.

이 집은 한자리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가 있다. 이상열·최순복 부부가 진두지휘한다. 큰아들이 운영하는 1층 ‘재바우’에서는 한우갈비살(1만7천원), 돼지갈비(8천원), 생삼겹살(7천원), 차가운 육수에 직접 뽑은 냉면( 5천원), 입안이 얼얼하게 매운 양념의 비빔냉면(5천원)을 먹을 수 있다. 점심 때에는 가마솥국밥(6천원)을 먹는 사람도 많다. 붉은색 기름이 살짝 도는 쇠고기국밥이다. 한우의 양지, 사태 등의 고기가 푸짐하다. 무와 대파에서 우러나는 국물 맛은 시원하고 단맛까지 난다. 2~3층은 국수집으로 딸 내외가 운영한다. 4층에는 막내아들이 운영하는 카페 ‘별자리’가 있다. 직접 뽑은 커피에 크림 생맥주가 있는 제법 널찍한 매장에 식사 후 자리를 옮기지 않고 식사 때 못다 한 이야기는 여기서 하면 된다.

가족이 모여 음식을 만드는 만큼 맛은 물론 믿음도 간다. 깔끔한 현대식 분위기에 층별로 4~80명 수용할 수 있는 개별실도 있어 단체모임에도 적당하다.

음식칼럼니스트

▶예약전화: (053)751-6850
▶위치: 대구시 동구 신천동 501(지하철 1호선 1번 출구 신암지하차도 가기 전)
▶영업시간: 오전 11시~밤 10시
▶주차시설: 자체
▶휴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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