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새마을운동 경북을 넘어 세계로! .6] 새마을 정신 배우러 경북으로 오는 세계인들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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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17   |  발행일 2014-09-17 제12면   |  수정 2014-09-17
한국인 특유의 부지런함, 경북도가 ‘새마을’로 세계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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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을 직접 배우고, 체험하기 위해 경북에 온 아프리카인들이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들은 연수 후 고국으로 돌아가 새마을운동을 전파하고 싶다고 했다.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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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스리랑카 대통령 특사로 방한한 바실 라자팍사 장관 이 경북도청을 방문해 김관용 도지사와 면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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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타르 케디르 압두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주지사(오른쪽 셋째) 일행이 지난달 경북도청을 방문해 김관용 도지사와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고생만큼 빡빡한 새마을 학습
공무원 등 지도자가 고국에 전파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 연수인원
2006년∼현재까지 74개국 1144명
에티오피아엔 새마을 전담팀 구성

언제부턴가 세계인에게 ‘새마을운동=경북’으로 통하고 있다. 새마을운동 종주도인 경북이 저개발국가의 빈곤 퇴치와 자력성장을 위해 새마을운동 전파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다. 봉사단을 파견해 새마을운동을 전파하는 것은 물론, 공무원과 마을지도자 등 영향력 있는 저개발국가 국민을 초청해 새마을지도자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역사의 부침 속에서도 지켜낸 새마을운동의 정신이 세계 빈곤국에서 보다 가치있게 쓰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더 나아가 경북지역 대학에선 새마을운동을 학문적 영역으로 발전시켜, 새마을운동을 이론화하고 연구하고 있다. 전세계 저개발국가 국민에게 경북도는 잘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곳, 새마을운동을 배울 수 있는 요람이 되고 있다.

◆경북에서 새마을 공부

지난 7월, 구미에 위치한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 한 강의실에선 초록색 새마을 조끼를 입은 아프리카인들이 열심히 수업을 듣고 있었다.

이들은 새마을 시범마을 지도자 초청 연수에 참가하고 있는 중이었다. 피부색과 언어는 다르지만, 연수생들은 진지하게 ‘새마을운동과 정부의 역할’에 대한 수업에 임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르완다 무심바 마을의 지도자 마틴씨(41)는 새마을세계화사업이 시작된 이후 마을이 눈에 띄게 변했다고 설명했다.

마틴씨는 “과거엔 제대로 농사를 짓지 못해 비싼 돈을 주고 쌀을 사먹었는데, 새마을봉사단이 온 후로 쌀농사를 짓고 있다. 최근 파인애플 농사도 짓기 시작해 5㎏를 수확했다”며 “한국의 발전상을 보고 놀랐고 이곳에서 배워간 새마을운동 정신을 잘 살려 머지않아 르완다도 이렇게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006년부터 9월 현재까지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에서 연수를 받고 간 외국인은 74개국 1천144명에 이른다. 이들의 출신국을 보면 오랜 빈곤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대륙 출신이 32개국으로 가장 많고, 인접한 아시아가 20개국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 다음이 남아메리카(13개국), 유럽(4개국), 오세아니아(3개국) 등의 순이었다.

이들은 경운대 기숙사에 머무르며, 새마을운동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을 받고 실습·체험을 한다. 이후 고국에 돌아가 새마을운동을 이웃에게 전하는 역할을 한다. 연수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여느 중·고교생의 시간표만큼이나 빡빡하게 짜여 있다.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 관계자는 “교육을 통해 연수생이 새마을운동의 기본인 ‘부지런함’을 배우도록 한다. 이런 연수는 새마을운동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은 물론, 경북을 홍보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새마을 동참 국가 늘어

최근 새마을운동을 배우거나, 새마을 세계화사업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먼저 손을 내미는 나라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지난 2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바실 라자팍사 스리랑카 경제개발부 장관 일행은 김관용 경북도지사와의 면담에서 “스리랑카에 경북도 새마을운동의 노하우와 경험을 가르쳐달라”고 요청했다. 스리랑카의 경제·사회발전을 위해 새마을운동을 도입하겠다는 것이었다.

지난 6월엔 캄보디아 임체리 부총장 일행이 우리나라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방한, 경북 지역 곳곳의 새마을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갔다.

지난달엔 묵타르 케디르 압두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주지사가 경북도를 방문했다. 김 도지사와 만난 압두 주지사는 에티오피아에 새마을운동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점에 감사를 표하며, 앞으로 농업, 문화, 통상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교류 협력 확대를 요청했다.

압두 주지사는 “경북도 새마을 세계화사업은 기존 선진국의 일방적인 원조 방식과 달리 현지 주민의 자립역량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새마을 세계화사업의 성공경험과 노하우가 더 많이 에티오피아에 전수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방문 당시 주지사는 주정부에 ‘새마을 전담팀’ 구성을 약속했으며, 약속대로 현재 오로미아 주정부에 농업국 담당자, 봉사단 등으로 구성된 새마을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전담팀은 월 1회 정기회의를 열고, 새마을 사업 추진에 협력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필리핀과 세네갈, 케냐, 모잠비크 등 많은 나라가 경북도의 새마을운동 노하우를 자신의 나라에 전수해달라고 요청했다.

◆새마을, 학문적 접근

2012년 영남대에 개설된 ‘박정희정책 새마을대학원’은 개도국의 빈곤 퇴치 및 자립경제기반 구축을 위한 지도자 및 전문가 양성을 위한 특수 목적의 대학원이다.

새마을운동에 학문적으로 접근한 새마을대학원의 비전은 새마을운동의 세계화와 한국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자립지원 원조모델’을 개발, 확산시켜 인류공영에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영남대는 경북도와 함께 ‘글로벌새마을포럼’도 개최하고 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글로벌새마을포럼은 새마을운동의 경험을 개발도상국의 빈곤극복을 위한 협력 전략으로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지구촌 공동번영과 상생협력의 실천방안을 모색하는 국제학술대회다.

올해 포럼에서는 세네갈 농업농촌시설부 차관, 라오스 농림부 차관을 비롯해 세계 38개국에서 농촌개발관련 고위공무원 등 500여명이 참석해 각국의 현안 해결과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포럼에 참가한 도고 섹 세네갈 농업농촌시설부 차관은 “세네갈 발전 모델을 찾기 위해 이번 포럼에 참가했다. 새마을운동 활용 아이디어와 사례가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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