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주치의] (1) 제석준 건강제일내과 원장 - 고혈압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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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09-30 07:46  |  수정 2014-09-30 07:47  |  발행일 2014-09-30 제20면
‘침묵의 살인자’제대로 관리 않으면 심근경색·뇌졸중 위험
30세 이상 30%가 고혈압 초기 증상 없어…심뇌혈관계 합병증 유발
건강한 식습관·운동·금연 등 생활요법으로 치료 효과
140/90㎜Hg 이상 환자, 위험인자 상관없이 약물치료
20140930

모든 일이 마찬가지겠지만 기초가 튼튼해야 합니다.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기초를 다지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영남일보는 ‘우리동네 주치의’라는 코너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고 있지만 정확히 알지 못하는 다양한 질병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지역민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병·의원 전문의들과 함께 코너를 운영하게 됩니다. 9월30일부터 5차례에 걸쳐, 대구경북개원내과의사회의 도움으로 다양한 내과질환의 예방과 관리법를 살펴봅니다.

‘침묵의 살인자’란 무서운 별칭을 가진 고혈압.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초기 증상이 없어 매우 위험한 질병 중 하나다.

2013년 발표된 대한 고혈압학회 고혈압 진료지침에 따르면 우리나라 30세 이상의 성인 인구 30% 정도가 고혈압을 가지고 있고, 이들 중 30%가량이 자신이 고혈압 환자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무증상이 특징

고혈압은 어떤 질환일까.

제석준 건강제일내과 원장은 “질환이 생겼다고 마냥 의기소침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리하면 얼마든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 고혈압”이라며 “적극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고혈압이 어떤 질환인지,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혈압이란 혈액이 심장에서 내뿜어져 혈관 속을 흐를 때 혈관의 벽에 가해지는 압력이다.

심장이 수축해 동맥혈관으로 혈액을 보낼 때의 압력이 가장 높다. 이것을 ‘수축기 혈압’이라 한다. 반대로 심장이 이완되면서 혈액을 받아들일 때 혈압이 가장 낮다. 이는 ‘이완기 혈압’이라 부른다. 수축기 혈압 120㎜Hg 이하, 이완기 혈압 80㎜Hg 이하이면 정상이지만, 수축기 혈압이 140㎜Hg 이상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90㎜Hg 이상이면 고혈압에 해당한다. 이 두 가지 중간단계는 고혈압 전단계라고 부른다.

고혈압의 초기 증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제 원장은 “뒷목이 뻐근하거나 두통, 어지러움, 두근거림, 피로, 성 기능 장애가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은 특이 증상이 없다. 우연히 혈압을 체크해 보고 혈압이 높다는 것을 알게 된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고혈압으로 병원을 찾으면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를 하고, 기본 검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검사를 통해 고혈압 이외의 심혈관 위험인자, 이차성 고혈압 유무, 동반 질환을 확인해 어떤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은지 판단하게 된다.

고혈압은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심뇌혈관계에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혈관(관상동맥)의 급작스러운 폐쇄가 발생하는 ‘심근경색’, 중풍이라고 불리는 뇌혈관 내 질환인 ‘뇌졸중’ 등이 있다. 이 질환은 후유증과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이 매우 높다.

◆꾸준한 관리만이 해결책

건강한 식사습관, 운동, 금연, 절주 등과 같은 생활요법은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뚜렷하기 때문에 모든 고혈압 환자에게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고혈압 전단계인 사람에게도 고혈압의 예방을 위해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생활요법은 지속적으로 유지하기가 매우 어렵고, 효과 면에서 최대한 노력하더라도 2기 이상의 고혈압에서는 목표 혈압까지 혈압을 낮추기는 어렵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생활요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겠지만, 동시에 생활요법의 한계점을 충분히 이해하도록 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위험인자 또는 동반 질환 유무에 상관없이 혈압이 140/90㎜Hg 이상인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다. 많은 환자가 “고혈압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고 들었다”며 혈압약 복용을 꺼린다.

고혈압 치료의 목표는 혈압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혈압을 조절해 혈압 상승에 의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사망률을 낮추는 것이다. 즉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는 것에 목표가 있다.

제 원장은 “과거 어렵게 살던 시절에도 한집 건너 한집에 중풍이나 뇌출혈로 누워있는 어르신이 많았다. 혈압약은 심혈관질환의 예방치료에 있어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우수하다”며 “혈압약을 먹지 않아도 혈압이 잘 조절된다면 당연히 혈압약을 복용할 필요가 없지만, 대개는 혈압약을 끊으면 다시 혈압이 높아지기 때문에 계속 복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분한 생활요법만으로 혈압이 조절된다면 당연히 혈압약을 끊어도 된다.

이외에도 ‘백의 고혈압’이라는 것이 있다. 집에서는 괜찮은데 병원에 가서 백의(흰가운)을 입은 사람만 보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높아지는 것이다. 임상 경과는 비교적 양호하나 장기적으로 보면 고혈압으로 진행하거나 심뇌혈관 질환이 발병할 위험이 있으므로 주기적인 혈압 측정과 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반대가 ‘가면고혈압’인데 병원에서는 괜찮으나 집에서는 높게 체크되는 혈압이다. 가면고혈압은 일반 고혈압과 비슷한 심혈관 위험을 나타내기 때문에 같은 방법으로 반드시 치료해야한다.

고혈압 환자를 치료하다 보면 발기부전을 호소하기도 한다. 발기부전은 일부 고혈압 약제 투여 4주 이내에 나타나기도 하나, 고혈압으로 인한 기존의 동맥질환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더 많다. 즉 고혈압 약을 먹는다고 해서 발기부전이 오는 것은 아니다.

제 원장은 “발기부전이 생긴 경우, 원인 약제는 바꾸도록 하고, PDE-5 억제제인 ‘비아그라’ 등을 투여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PDE-5 억제제 복용 후 혈압이 떨어지는지 주의해야 하며, PDE-5 억제제는 질산염 제제와는 함께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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