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천년의 비상! 경북도청 이전 풀 스토리 .12·<끝>] 김관용 경북도지사 인터뷰

  • 심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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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0-29   |  발행일 2014-10-29 제13면   |  수정 2014-10-29
“경북의 魂 옮겨가는 대역사…새로운 경제발전의 축 될 것”
후보지 선정과정 지역간 갈등때 가장 힘들어
부자경북, 일자리 넘치는 경북위해 밀어붙여
문화-생태-행정지식산업도시 세가지로 접근
사무실엔 관료냄새 안나게 디자인에도 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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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5일 김관용 경북도지사를 비롯해 대구·경북 주요기관 단체장, 도민 등이 모인 가운데 안동시 풍천면 신도시 건설현장에서 열린 경북도청 청사 상량식 모습. 김 도지사는 도청이전이 단순히 청사를 옮기는 게 아니고 경북의 행정과 문화, 역사, 그리고 혼이 옮겨가는 대역사라고 말했다. <영남일보DB>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도내 각 시·군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는 경북도청이전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남모르는 고민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김 도지사는 “2006년 경북도지사 선거에 도전했을 때 주변에서 도청이전 공약을 하는 것을 많이 말렸다. 유권자를 의식했을 때 너무 위험이 뒤따르는 공약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나도 무지무지하게 고민을 많이 했다. 밤잠도 못잤다. 그러나 뚝심으로 밀어붙여 해 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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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도청이전 결단을 내리기가 쉽지 않았지만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풀지 않으면 안 될 숙제였다”고 밝혔다. <경북도 제공>

#1. 도청이전은 경북도의 혼이 옮겨가는 대역사

-제4대 경북도의회는 특위를 구성해서 도청이전을 추진했지만 결국 도의원들이 용역결과를 수용하지 않음으로써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첫 민선단체장이었던 이의근 경북도지사도 도청이전을 공약했으나 지역 간 갈등을 우려해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습니다. 도청이전을 성사키겠다는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탈락지역의 반발 등 정치적 부담이 컸을 텐데요.

“예. 솔직히 부담이 컸습니다. 그 당시 논리를 따져서는 도청이전 결단을 내리기가 사실상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풀지 않으면 안 될 현안이었습니다. 도청소재지와 관할구역이 일치하지 않는 전남은 2005년 11월 도청이전을 완료했고, 충남은 2006년 2월 예산군 삽교읍과 홍성군 흥북면 일원을 도청이전 후보지로 결정했습니다. 경북만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와 도청소재지가 다른 곳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경북의 새로운 성장축을 하나 더 만들어 부자경북, 일자리 넘치는 경북을 실현하기 위해서 도청이전은 필수불가결한 과제였습니다.”

-2006년 7월 취임하자마자 새 경북기획단을 발족시켜 도청이전을 위한 실무적인 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당정협의회를 통해 시·군 간 마찰을 최소화하는 정치력을 발휘했는데요. 그뒤 도청이전 추진위 구성, 후보지 평가단 구성 등의 과정을 거쳐 2008년 6월8일 도청이전 예정지를 안동시 풍천면·예천군 호명면 일원으로 발표했고, 곧 바로 탈락한 지역의 반발이 거세져 경북도의회에서 진상조사 활동까지 벌였습니다. 이 긴 과정에서 힘들었던 때도 많았겠습니다.

“저는 도청이전이 단순히 청사 이전을 하는 게 아니고 경북도의 도읍지를 옮기는 역사적 과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북의 행정과 문화, 역사와 혼이 옮겨가는 대역사입니다. 그 동안 도청이전 후보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기까지 어려운 일이 왜 없었겠습니까. 300만 도민이 모두 지켜보았다시피 1991년 지방자치제 부활로 제4대 경북도의회부터 줄기차게 도청이전 문제를 공론화했지만 지역 간 갈등과 이해관계로 무산된 아픔을 겪지 않았습니까. 저는 도청이전 후보지 선정문제가 300만 도민의 화합과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축복 속에 이루어지길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후보지 선정 과정에서 지역 간 갈등이 다소 표출이 됐습니다. 그럴 때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도청이전으로 안동·예천을 포함한 경북 북부지역이 우리 국토개발에서 새로운 가치로 부각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상대적 박탈감과 소외의식에 시달려 온 경북 북부지역 주민들의 감정이 많이 누그러졌다고 보십니까.

“1970년대 국가의 선택과 집중에 따른 불균형 발전전략으로 인해 포항, 구미 등 동남·중부권역은 다양한 국책사업 유치로 비약적인 발전을 했습니다. 전자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구미와 제철산업을 뿌리로 하는 포항에서는 일자리가 넘쳐나면서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 않습니까. 반면 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북부지역은 극심한 이농현상으로 매년 인구가 감소했습니다. 그래서 북부 지역민들에는 도청유치가 생존권이 달린 문제였습니다. 도청이전 신도시가 형성됨으로 인해서 앞으로 북부지역 도민의 경우 아주 다양한 변화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동안 발전에서 소외돼 온 북부지역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점을 약속드립니다.”



#2. 경북도는 우리나라 허리경제권의 중심

-앞으로 도청신도시가 어떤 모습으로 경북의 발전을 견인해 나갈지에 대해 전 도민이 첨예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청신도시의 청사진을 제시해 주시죠.

“예. 도청이전 신도시에는 2027년까지 2조6천억원이 투자됩니다. 그래서 10만명이 사는 행정중심 복합도시로 개발됩니다. 우리는 신도시의 콘셉트를 세 가지로 잡아 봤습니다. 경북의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문화도시, 저탄소 녹색성장을 주도하는 생태도시, 경북의 신성장을 이끌어 가는 명품 행정지식산업도시가 그것입니다. 말이 좀 어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경북의 역사적인 대규모 프로젝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도청이전 신도시는 북부권역의 신성장 축이 돼 향후 경북의 미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특히 신도시 바로 옆에 있는 경북바이오산업단지는 한국 백신산업의 메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신도시 인근에 미래생명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할 것입니다. 구미·대구·포항 산업축과 북부권 신성장 산업축을 벨트화하여 국가경제를 선도해 나갈 구상입니다. 앞으로 신도시를 중심으로 동서 5축(울진~신도청~세종시) 고속도로, 동서 4축(상주~안동~영덕) 고속도로, 상주~영천 간 민자고속도로, 중앙선(도담~안동~영천) 복선 전철화, 중부내륙 KTX 조기 착공, 예천공항 재개항 등이 이루어질 경우 경북도는 우리나라 황금허리 경제권의 중심이 될 것입니다.”

-도청이전 예정지는 83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에 의해 결정됐지만, 도청 본관이나 도의회·도교육청 등의 건물을 구체적으로 어디에 지을지에 대해서는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여러 건물터의 위치를 결정한 과정에 대해 설명을 좀 해 주십시오.

“조선시대 이중환의 택리지는 ‘조선 땅에 도읍지가 될 만한 7대 명소가 있다. 개성의 오관산, 한양의 삼각산, 진잠의 계룡산, 문화의 구월산이 최상지다. 이보다 못한 차하지 세 곳은 학가산 밑 풍산들, 춘천의 청평산, 금구의 모악산이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도청이전터가 풍산들에 자리 잡았으니 그 입지가 얼마나 좋은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도청과 도의회 청사 위치는 입지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신도시의 주봉인 검무산 자락으로 정했습니다. 도교육청과 도경찰청 위치는 관련기관과 협의를 거쳐 도청 건물을 중심으로 좌측에 도교육청, 우측에 도경찰청을 배치했습니다.”

-검무산 아래 들어선 본청 모습이 마치 청와대 본관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요. 주요건물 건축과정에서 어떤 점에 주안점을 두었는지요.

“도청과 도의회 건물은 신도시의 랜드마크가 될 것입니다. 우리 도민들은 곧 한국 전통의 가치와 품격을 지닌 대한민국 대표청사를 보게 될 것입니다. 신도시 청사는 자연과 일체가 된 조경 속에 최첨단 시설을 갖추게 됩니다. 그리고 신청사를 항상 흥과 음률이 넘치는 공간으로 만들어 경북문화의 중심지라는 생각이 들도록 하겠습니다. 잘 알다시피 신도시 주변에는 세계문화 유산인 하회마을을 비롯해 많은 관광지가 있습니다. 신도시 조경은 이러한 주변경관과 자연환경을 백분 활용할 생각입니다. 한국의 우아함을 잃지 않고 현대미, 실용미도 살려 내겠습니다.”



#3. 사무실에 들어가면 관료티가 없게하라

-각 사무실 내부디자인에도 도지사께서 직접 신경을 쓴다고 들었습니다.

“사무실 내부 디자인은 아주 중요합니다. 도민과 공유하는 개방형 명품청사를 만들자고 하면서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에 고리타분한 관료냄새가 나서는 곤란합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관료티를 없애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신청사 내부디자인은 내 집처럼 편안하고 테마와 스토리가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직원들이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일할 것이고 행정능률도 올라 갈 것입니다. 사무실 내부인테리어는 실·국장들이 알아서 특성에 맞게 할 것입니다. 테마를 정해서 도내 생산 공예품, 캐릭터, 문화재 모형, 우수 경관사진, 그림 등을 활용하여 꾸미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입니다. 직원들이 실국별로 소통이 가능하도록 공용면적을 많이 확보하고 가능한 한 칸막이를 없애도록 하겠습니다.”

-도청이전 신도시 조성과 관련해 도민이나 공무원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씀은.

“저와 함께 부자경북을 만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우리 도청가족 여러분에게는 항상 죄스러운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직 정주여건이 좋지 않은 신도시에서 근무할 경우 교육·경제·문화·사회적 측면에서 불편이 크다는 것을 누구보다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북의 새 미래를 우리 손으로 열어 간다는 자부심과 300만 도민의 미래 행복을 위해 헌신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 주면 고맙겠습니다. 도청이전 신도시의 성공을 위해 모든 행정역량과 지혜를 모아 주기를 바랍니다.”

글=심충택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장
공동기획: 경상북도 개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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